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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마음 수양

유록화홍(柳綠花紅)

by 베짱이 정신 2014. 3. 11.

유록화홍(柳綠花紅)

-버드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다(蘇東坡)

버드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다 ―아름다운 봄의 풍경입니다. 그것이 그대로 진리를 말하고 있는 데 놀란 소동파(11세기의 송나라 시인)는 숨을 죽이고 말했습니다.
"버드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다"고.
당연한 것을 고마운 사실로 실감하려면, 엄한 수련이 필요합니다.
도원(道元) 선사(1200∼1253, 저술에 《正法眼藏》이 있음)가 중국에서 선을 배우고 귀국했을 때 인터뷰에 대답한 첫마디가 "눈이 옆으로 나고, 코가 세로로 달려 있는 것을 정말로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빈 손으로 돌아왔어요."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웃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 웃음소리의 공허함을 문득 알아차렸습니다. "눈은 옆으로 코는 세로로(眼橫鼻直)"의 사실은 오직 한 사람이 오직 한 번인 인생의 엄숙함을 맛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고마움을 알기까지는 도원선사도 외국에서 10년의 세월을 필요로 했던 것을 절실히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자기 얼굴을 쓰다듬었을 것입니다.

눈과 코와 귀와 입이 갖춰진 얼굴을
내가 갖고 있음을 깨달았노라

하고 어느 시인은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깨달았노라"는 구절은 헤아릴 수 없는 무게로 가슴속에 떨어져 내립니다. 그것은 도원선사의 10년 수행의 무게입니다.
버드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다 ―버드나무도 꽃도 명명백백하여 그대로 다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꽃이나 버드나무가 애써 자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일 뿐입니다. 이 사실을 체득하는 것이 진실의 "불망어계(不忘語戒)"입니다. 그것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만이 아닙니다. 거짓말을 부정(否定)하고 있으므로 "참말"이 됩니다. 모든 존재가 그대로 진실을 나에게 말해 주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만 "불망어계(不忘語戒)"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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