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삶의 한 과정
우리 육신의 나이는 있지만
영혼의 나이야 영원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스님.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두렵기 때문에 죽음이 아닐까요?
오죽하면 키에르케고르는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병을 앓는다.
그것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고 했겠습니까?
죽음이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병이지요.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죽음이 있기 때문에 인생이 의미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모든 철학과 삶이 사고, 행동, 그 밑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어요.
죽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공포이겠지요.
죽음은 피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인데
저는 오히려 죽음으로써 우리 인생이 완성된다고 봅니다.
침묵의 수도로 유명한 트리피스 수도원에서도
한 가지 말은 허용된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자는 말이지요.
수도사들이 서로 만나면
"형제여, 우리가 죽음을 기억합시다"라고 말한답니다.
얼핏들으면,
삶은 얘기해야 하는데 왜 밤낮 죽음을
기억하자는 얘기를 하는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우리는 죽음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고
준비도 안 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죽음은
느닷없는 피살과 같아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의 인생은 깊어진다고 봅니다.
- 법정, 최인호著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산방 대담]- P.179~180 중에서.
'마음 수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 (0) | 2018.05.04 |
---|---|
마음이 괴로운 것은 (0) | 2018.05.03 |
참회합니다 (0) | 2018.04.22 |
종교 (0) | 2018.04.22 |
과거와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하라 (0) | 2018.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