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있다
논밭의 풀을 보면 참 신비롭다. 어떻게 제 때에 맞춰 싹을 내밀고 자라는지. 봄이 오면 제일 먼저 올라오는 풀이 있고 그것이 약간 시들할 때쯤이면 온갖 풀들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소리 없이 싹을 틔우고 무성히 자란다. 게다가 장맛비를 맞으면 언제 작은 풀이었냐는 듯이 엄청 자란다. 그렇다. 이런 걸 자연의 법칙이고 자연의 순리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거스르기도 하면서 끝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 자연의 시간표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시간표대로 가고 싶은 것이다. 농산물을 보더라도 여름과일이나 채소가 겨울에 나와 계절을 역행한 것은 오래전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 철에 나온 과일과 채소만큼의 맛과 풍미를 내기는 어렵지만 이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무감각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되고 있어도 시기를 놓치면 곡식, 과일, 채소를 키울 수 없음이니 농촌에서는 때에 맞춰 작물을 심는 것이다. 대 자연 앞에서 인간은 미물이지만 미물의 힘으로 쌓아 올린 지식과 지혜 덕에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하니 대 자연에 겸손해야 한다. 감사해야 한다. 하찮게 생각하는 풀조차도 때를 기다리고 때에 맞춰 나오듯 사람의 능력도 때가 되어야 발휘되며, 따라서 인간관계에서도 항상 겸손하고 존중하고 배려심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풀이 주는 교훈을 잊지 말자.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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