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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양

사실은 나도 도둑놈

by 베짱이 정신 2017. 3. 14.

사실은 나도 도둑놈

 

여러분, 복(福)이 뭡니까? 남을 기쁘게 하는 게 복이에요.
업(業)이 뭡니까? 남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다 주는 것이 업입니다.
저는 지금도 큰 병이 하나 있습니다, 무거운 병이 하나 있어요.
무슨 병인가? 누가 돈만 주면 웃음이 나와요~~


사실 주는 게 복이고, 받는 건 업인데.. 그렇죠?
우리가 받는 걸 좋아하지만 받으면 언젠간 갚아야 할 빚인데도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당장은 받는 게 좋지만
미래의 빚을 불리는 것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병이 있다는 것은 몸뚱이병이 아니라, 아직도 이 마음에 탐심이 남아 있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교도소에 법문하러 가는데
가 보면 나하고 동지들이 많아요.
옷 색깔도 나하고 비슷하고,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에 보면 고무신 신고..
기결수들은 머리 깎고 있고.. 나하고 행색이 비슷한 사람이 많아요 ㅎㅎ
그래서 "내가 당신들 만나면 동지애를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여러분이나 나나 다 동업자다..
난 아직도 마음속에 욕심이 있고,
아직도 누가 험담을 하면 화가 나고,
아직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 하였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당신들한테 참회하고 회개하라고 말하겠는가?
다만, 나는 욕심이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 해서 여기 나와 있고
당신들은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에 들어와 있는 것뿐이지, 내가 누구를 비난하겠는가?
그러니까 우리 함께 착한 일 하도록 노력해보자..
사실은 알고보면 나도 도둑놈이다.." ㅎㅎ

우리가 남들 잘못할 때 비난하고 흉보지만  
정말 자기 마음속에 욕심을 없앤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가끔.. 내가 무능한 것 다행이다..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왜?
먹고 싶어도 누가 안 갖다 주잖아요?
받고 싶어도 능력이 있어야 누가 주지? 그렇죠? ㅎㅎ
여러분 가운데에도요, 누가 안 줘서 억지로 깨끗한 사람 많아요..
정말로 남 욕할 수 있는 자격은.. 주는데도 거절하고,
할 수 있는데도 안 하는 사람이 정직한 사람이지
안 줘서 못 먹고,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을 착하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남을 비난하고 잘못을 지적하기는 쉽지만, 내 허물이나 잘못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행이라고 하는 것은 날마다 자기 잘못을 살펴보는 일입니다.
일본의 법연이라고 하는 스님은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내가 20년 동안 수행해서 하나 깨친 게 있다면
이제 정말로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는 데 20년 걸렸다는 말씀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속이면서 살아갑니까?
정말로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포장된 자신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을 바라보려는 노력.. 이것이 공부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복(福)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복은 임금도 못 가져가고, 도둑도 훔치지 못 하고, 강도도 빼앗지 못 하고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떠내려 가지 않고, 사나운 태풍에도 날라가지 않나니,
이 세상에 복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복 받는 일만 생각하지 말고, 복 짓는 일을 열심히 행하면..
저는 복과 업은 그림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순간도 그림자가 나를 놓치지 않는 것처럼
복을 지으면 그 복이 절대로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날마다 작은 복이라도 열심히 지으면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 아니겠습니까?


[중앙승가대 대학원장 보각스님 법문 중에서 /b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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