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마음을 비울 때
- 법정 스님 -
선가(禪家)에 이런 말이 있다.
“진리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배우는 일이다.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어버림이다.
자기를 잊어버림은 자기를 텅 비우는 일.
자기를 텅 비울 때
체험의 세계와 하나가 되어
모든 것은 비로소 자기가 된다.”
즉, 자기 마음을 텅 비울 때
본래적인 자아,
전체인 자기를 통째로 들어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또한 자기 존재를 마음껏 전개하는 일이 된다.
가득가득 채우려고만 하던 생각을
일단 놓아버리고 텅 비울 때,
새로운 눈이 뜨이고 밝은 귀가 열릴 수 있다.
사실 우리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영역은
전체에서 볼 때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존재의 실상을 인식하려면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육지를 바로 보려면 바다도 함께 보아야 하고,
밝은 것을 보려면 어두운 것도 동시에 볼 줄 알아야 한다.
친구를 바로 이해하려면
그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알고 있어야 하듯이.
-『물소리 바람소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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