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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수양

'~척'하며 사는 인생

by 베짱이 정신 2023. 2. 28.

'~척'하며 사는 인생

 

인간의 심리적 특징 중의 하나는 본심과는 관계없이 '~척'을 하며 가면을 쓰고 자연스럽게 생활하기도 하고 '~척'하며 은근슬쩍 곤란을 피해 가기도 한다. 이 '~척'이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해주기도 하고, 찬바람 불어 돌아서게도 하는 양면의 마술사인데, 사람들은 이 '~척'을 아주 적절히 활용하며 슬기롭게 때론 미련하게 인생을 살아간다.

 

잘난 척, 못난 척, 부자인척, 가난한 척, 못생긴 척, 잘생긴 척, 무식한 척, 유식한 척, 모르는 척, 아는 척, 바쁜 척, 한가한 척, ~척, ~척, ~척하는 행동이 끝이 없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렇게 척을 하며 살아갈까?

 

이렇게 ~척을 하는 이유는

첫째, 생존을 위한 변화무쌍한 기술이고 

둘째, 자신의 존재를 들어내고 알리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이고

셋째, 약한 인간끼리 동질감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고

넷째, 자신의 능력보다 과장 또는 축소시켜 표현하여 남에게 인정과 동정을 받고 자신의 안전을 확인하고

다섯째, 빈약한 자신의 능력으로 위축된 모습 대신에 '~척"을 통해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어 하며 자신감을 회복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척'을 잘 활용해야 남에게 미움받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다. 사람이 갖는 감정이라는 것이 조변석개라 언제 어떻게 변할 줄 모르니 때와 장소에 맞게 '~척'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야 하는데 어디 그런가? 인간은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여 '~척' 연기를 못하면 말로라도 '~척'하면서 공감을 얻어내며 살아간다. 그러나, 아무리 '~척'을 해도 사람들은 금방 알아챈다.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척'하는 가식적인 행동과 말보다는 진심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이 영원히 필요하다. 그렇지만 아무런 '~척' 표현도 못하는 순진한 쑥맥들은 혼자서 가슴만 아파하고 열병을 앓는다. 그러고 보면 미련한 곰보다는 여우가 낫다는 옛말이 있듯이 '~척'이라도 표현하면서 사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각자의 골방에 처박혀 외톨이로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척'하면서라도 살자고 하는 말이 인간의 원초적 고독을 달래주는 말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고도화된 정보화 시대와 풍요가 넘치는 민주화된 한국사회가 엘리트라 자칭하는 법 기술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며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퇴행을 거듭하더니만 상식따위는 필요없고 오로지 법만 어기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법 만능주의, 법 기술주의가 꼼수를 당당히 벌이면서 미안한 척, 슬픈 척, 책임지는 척도 절대 안 하는 법기술자들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훈계하고 가르치며 반시대적 반문명적 법 만능 야만 행위를 당당히 하는 시대가 되고 보니 이게 나라가 맞는가 싶다. 제발 부끄러운 척, 미안한 척, 죄송한 척, 슬픈 척, 책임지는 척, 노력하는 척, 공감하는 척, 눈물을 흘리는 척이라도 하는 정치와 나라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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