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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마음 수양

파멸로 이끄는 지적 오만

by 베짱이 정신 2015. 7. 7.

파멸로 이끄는 지적 오만


어떤 돼지의 몸에 빈대 두 마리가 피를 빨아 먹으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다른 빈대 한 마리가 밖에서 돼지의 몸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먼저 있었던 한 마리가
“저 새로 온 빈대를 쫓아내자. 저 놈 때문에 우리가 먹을 피가 줄어들테니까”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 빈대는
“그것은 너의 잘못된 생각이다. 저 빈대를 놓아두고 우리가 옛날보다 더 많이 돼지피를 빨아서 돼지를 여위게 하면 주인은 돼지를 살찌우게 하기 위해서 계속 더 많은 먹이를 줄 것이다. 그러면 우리 둘이 있을 때 보다 더 좋은 음식(피)을 먹게 되는 것이니 저 빈대를 쫓아낼 필요는 없다”
고 하였다.

그렇다!
어찌되었건 돼지는 살이 쪄서는 안 된다.
돼지는 결코 자기가 살이 많이 쪘다고 자량할 것이 아니다.
살찐 돼지는 곧 잡혀서 죽게 되니까.
이렇듯이 사람은 결코 자기의 얕은 학식과 지식을 자만해서는 안된다.
자만에 가득 찬 학식은 곧 자기를 망치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가 지식과 학식이 뛰어나다고 자랑한다.
마치 돼지가 살찐 것을 자랑하다가 잡혀 죽듯이,
자만과 오만으로 된 학식이 자기를
영원한 망상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한다는 것을 모른다.

법구경에 「쇠에서 난 녹이 쇠를 갉아 먹는다」고 했듯이
우리들이 지어낸 망상 속에서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버리게 된다.
마치 찻잔에 가득 찬 차가 넘쳐흘러서 찻잔을 버리고
받침을 버리고 방바닥까지 버리게 되는 것과 같다.

앞에서 말한 돼지의 비계는 무엇인가?
골목에서 만난 뚱뚱한 이웃집 아저씨 비계인가?
아니, 천만에 말씀이다.
배우면서도 익히지 아니하며 배우면서도 바로 행하지 않는
우리들이야말로 걸어 다니는 비계덩어리가 아닌가!

비계로 가득 찬 머리 속에 올바른 정신이 들 수 없으며
올바른 정신없이는 자기를 망치게 하는 망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진정코 마음의 밝음으로써 생활을 바르게 하고
비계로 가득 찬 우리들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청년불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한번 정신이 깨끗하여지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2600년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신 그 길을
우리는 지금에 전해지는 경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가신 그 길을 그냥 따라만 간다고 해서
우리도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그 길을 가시면서 무엇을 보셨는가?
무엇을 생각하셨는가?
이것이 우리들이 수행의 근본으로 삼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망상의 업으로 둘러싸인 우리들을
조금씩이나마 바른 생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들 중에서 훌륭한 청년불자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세상에 전파했으면 하고 바란다.



..... 성철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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