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은 갖가지 번뇌 망상으로 물들어 있어
마치 파도치는 물결과 같다.
물결이 출렁일 때는 우리의 얼굴이나 모습도
일렁이고 왜곡되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물결이 고요해지면 모든 것이 제 모습을 나타낸다.
저 연못이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고 맑으면
물밑까지 훤히 보이는 것처럼...
[화엄경]
우리 마음은 한 시도 고요하고 잔잔하지 못하고, 번뇌 망상으로 물들어 있다.
늘 파도치는 물결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다.
물결이 출렁일 때는 모든 것이 일렁이고 왜곡되어 보이듯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할 때 우리는 세상을 왜곡하여 보게 된다.
고요히 맑고도 텅 빈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왜곡되게 보면 왜곡된 견해가 생기고 그 왜곡된 견해에서
왜곡된 판단과 오해와 다툼이 생기며 거기에서 모든 괴로움이 시작된다.
그러나 마음이 고요하고 적정할 때,
마음이 잔잔한 호수와 같이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선정에 머물 때,
그 때 비로소 물밑까지 훤히 볼 수 있는 참된 지혜가 생겨나고,
이 세상을 왜곡 없이 올바로 볼 수 있는 정견(正見)의 시야가 열린다.
올바로 보았을 때 올바른 견해가 생기고, 올바른 이해가 생기며,
그러한 바른 이해에서 사랑이 생겨난다.
대상과 다투지 않고 왜곡하지 않으며 상대를 상대의 입장에서 온전히 이해해 주는
따뜻한 관점이 열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 고요해야 한다.
마음 안에 어떤 치우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온전히 포용하고
분별없이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열린 가슴이 필요하다.
텅 비어 있고 열려있는 자세야말로 온전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왜곡 없는 필터가 된다.
마음이 항상 시비하고 분별하고 움직이며 정신없이 오고갈 때 지혜는 없다.
마음이 고요하여 맑으면 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환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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