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걷는 길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처음부터 생겨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걷다 보니 겹쳐지고 넓혀져 모두가 의심 없이 따라 걸어가는 길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길에 길들여지고 적응이 되어 당연히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 길에는 수없이 많은 지혜가 담겨있고 인간의 피눈물이 담겨있어 누구도 다른 길로 가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잊고 사는 게 있는데 그것은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길이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길이라는 사실이다.
어느 길로 가야 옳은지 갈팡질팡하기도 하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도 하며 그 길을 같이 걸어갈 동반자를 구하기도 한다. 아무리 동반자라고 하더라도 때로는 나와 그가 서로에게 짐이 되기도 하고 내 짐을 그가 지고 갔으면 하는 속마음도 가지고 산다. 그러나 종착지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걷는 그 길에 최고의 방해꾼은 바로 나 자신이다. 자기는 하나도 짐을 안 지고 편히 걷고 싶은 것이다. 쉽고 편한 길만 찾다 보니 요령을 부리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별 짓을 다한다.
내가 가야 할 종착지도 모르면서 오락가락 걷던 길에 뿌려지고 기억되고 보여지는 것은 헛된 욕망의 쓰레기들이다. 내가 걸어온 길의 자취에 쓰레기만 남긴 것이다. 과연 나는 처음부터 쓰레기만 남기고 싶었을까? 종착지에 가까이 다가왔는데도 생각 없이 길을 어지럽히기보다는 갈팡질팡 걸어왔지만 그 길을 자주 되돌아 살펴보아야 한다. 무심코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실망과 대 혼란을 주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되니까. 종착지에 다가갈수록 길을 깨끗하게 누구나 걷기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먼저 간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이다.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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