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멋
사람이 멋있다고 하는 것은 옷을 폼나게 잘 차려입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룰 때 멋있다, 아름답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이러니 사람은 제 멋을 창조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신체도 단련하고 옷도 폼나게 입으려 하는 것이다. 남에게 잘 보여 남의 칭찬을 듣는 기쁨을 얻는 것은 물론 자기만족을 위해서도 멋지게 살려 노력한다.
그러나 제 아무리 비싸고 폼나는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간단히 말해 부조화이다. 마음과 표정과 행동, 옷이 제각각 따로 놀기 때문에 어울리지가 않는 것이다. 비싸고 귀하며 좋은 옷은 금방 남의 이목을 끌기에 좋지만 그 사람과의 어울림을 봤을 때 바로 멋있다 또는 어색하다, 안 어울린다라고 판단을 내린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젊은이들에게는 어떠한 옷을 입혀도 아주 잘 어울린다. 싱싱한 젊음과 생기 패기가 온몸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떠한 옷이라도 잘 어울리고 멋지게 보인다.
반면에 늙은이들에게는 옷이 그다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듯하다. 머리는 백발이고 피부는 쪼글쪼글하고, 허리와 다리 등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각종 질병으로 인한 얼굴에 나타나는 고통의 흔적들이 보이기에 아무리 비싸고 멋진 옷을 입어도 조화롭지가 못해 멋지다고 말하기가 곤란하다.
게다가 시대착오적인 꼰대짓을 당당하게 하고 대접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군림하며, 자기만의 성을 쌓고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거부하는 옹고집의 자세와 태도는 모든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데 어떻게 멋이 나오겠는가? 그러나 마음의 수양을 쌓고 인간애를 실천하는 노인들은 얼굴이 온화하고 인자하며 빛이 나는데 이상하게도 새 옷과 비싼 옷이 아니어도 멋이 풍겨 나온다. 이게 진정한 노년의 멋쟁이가 아닐까?
누구나 평생 멋지게 살고 싶은 것은 공통된 생각이다. 멋지게 살기 위해선 우선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마음을 바르게 쓰는 일일 것이다. 오장육부 중에 심보를 잘 써야 오장이 제 역할을 하여 건강함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노년의 멋은 뭐니 뭐니 해도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여유와 인간애를 풍길 때 정말 멋진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멋있는 노년이 많은 사회가 진정 아름다운 사회, 사람 사는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특권층 카르텔이 공고화 되어 신분 계급사회가 된 현대 한국의 정글과 같은 천민자본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사회, 극심한 양극화 사회, 능력만능주의로 승자독식의 강자만 존재하는 밀림과 교도소 같은 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해 악에 받쳐 살다 보니 오히려 찌들고 고약한 얼굴을 한 노인들을 양산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마지막까지 무시하며 무너뜨려 노년의 멋을 지닌 아름다운 노인들을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런 정글과 교도소 같은 사회에 살면서도 망가지고 무너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기계 부속처럼 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현실이 더욱 슬프게 한다.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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