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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마음 수양

용서는 끊음, 버림, 떠남이다

by 베짱이 정신 2013. 2. 17.

용서는 끊음, 버림, 떠남이다

 

 

고대 그리스의 작가, 철학자, 역사가, 정치가였던 플루타르크는 "우리가 내면에서

성취하는 것이 우리 외면의 현실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의 내면에서 이룬 것은 결국 우리의 외면인 몸과 행동을 바꾸어 놓는다.

내면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떠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에 있는 마음과 생각이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진정으로 참된 성공과 부를 발견하고, 그 길을 가고자 결심해 성취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진정한 여행은 몸이 먼 곳,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이

묶인 과거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과거의 상처와 굴레에서 진정 벗어난 새로운 삶을 기적적으로 살아가는 한 여인이

있다. 세계적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앤드류 매튜스가 쓴

<그럼에도, 행복하라>라는 책에 소개된 이야기이다.

 

1994년 12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집

주차장에 차를 대던 중 괴한 두 명에게 납치를 당해 교외의 한적한 수풀지역으로

끌려갔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외딴곳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괴한들은 목을 졸랐다. 그들은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녀 배를 칼로 수도

없이 찌르고, 왼쪽 귀에서부터 오른쪽 귀에 이르는 부분까지 목을 벤 뒤,

벌거벗겨진 그녀를 그대로 버려둔 채 달아났다.

 

이미 질식사했던 그녀는 이들이 목을 베는 바람에 기도가 열려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그녀는 살려면 자신이 버려진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도로까지

어떻게든 가야만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사람의 목이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까지 잘리면 머리를 받칠 근육이 잘려 일어서면

머리가 뒤로 젖혀져 등과 부딪히게 된다. 그녀가 그랬다.

게다가 배를 칼로 무수히 찔렸기 때문에 내장도 빠져나오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한 손으로는 머리를 붙잡아 고정해야 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배를

움켜쥔 채 반쯤은 기고 반쯤은 비틀거리면서 도로를 향해 갔다.

 

새벽 두 시에 도심에서 떨어진 도로에는 오가는 차가 거의 없었다.

그녀는 길 한가운데에서 피를 흘리며 비참하게 누워 있었다. 마침내 차 한대가

오는 소리가 들렸고, 엔진 소리가 느려지더니 멈췄다.

하지만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잠시 뒤 그 차는 시동을 걸고선 그녀를

피해 쏜살같이 달아나버렸다. 그 차 후미등이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점차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얼마 후 두 번째 차 불빛이 느껴졌다.

차가 완전히 멈췄고,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 차에는

수의학과 학생이 타고 있었다. 그녀의 상태를 보니, 그대로 두면 구급차가 오기도

전에 죽을 것 같았다. 그 학생은 자신의 셔츠로 그녀를 덮어 준 다음 그녀의 손을

잡고 계속해서 격려의 말을 해 주면서, 의식을 잃지 않도록 유도했다.

그 학생은 그녀에게 계속해서 말을 시켰다.

 

"당신의 눈은 정말로 예쁘네요.

 눈을 떠 보세요. 당신의 그 아름다운 눈을 보여 주세요."

그래서 그녀는 구급차가 올 때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응급실에 실려

가자마자 바로 온몸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며칠 후 자신의 모습을 겨우 볼 수 있게 된 그녀는 끔찍하게 보이는 눈을 보고,

간호사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구급차에 실려 왔을 때도 제 눈이 이랬나요?"

 "네, 괴한들이 당신 목을 졸랐을 때 안구 쪽 모세혈관이 다 터져 버렸어요."

이렇게 끔찍한 자신의 눈을 보고 정신을 잃지 않게 해 주려고 아름답다고 해 준

천사 같은 그 학생에게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녀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그 학생을 만난 덕분이었다.

또 포트엘리자베스 전역에 흉부외과의사가 딱 두 명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그녀가 새벽 네 시 시립병원에 실려 왔을 때 근무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 끔찍한 범죄에서 살아남았고 법정에도 출두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녀는 그 사건에서 벗어나 1997년에 결혼했고, 생식기가 심하게

손상됐음에도 기적적으로 아름다운 아이를 둘 낳았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과거의 아픔과 상처, 사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마음으로부터의 진정한 용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나를 죽이려 했던 자들을 용서했다.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일이었다. 평생 분노를 안고 살아가기는

싫었다. 이젠 그자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단지 내 과거일 뿐이다."

 

과거의 굴레 중 가장 큰 것은 복수이다.

우리는 누군가 우리에게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을 경우, 그 사람에게 복수하고자

하며, 분노와 원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실 그건 고통 속에서 사는 것이다.

복수는 절대 끝나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가둬두어

서로에게 고통만 안겨준다.

그러나 용서를 한다는 것은 그 복수의 굴레를 과감하게 떠남을 의미한다.

용서는 가장 큰 마음의 여행인 셈이다.

 

용서는 떠남이다.

그래서 용서에서 얻는 해방감은 복수라는 굴레로부터의 해방이며,

복수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는 여행이다.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과 용서받는 사람

모두가 처음 행동의 결과와 영향으로부터 떠남이며, 그것은 가장 멋진 마음

여행이다. 이 세상에 많은 여행이 있지만, 마음으로만 할 수 있는 여행은 용서뿐이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여행은 용서이다.

 

진정한 여행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떠나는 것이다.

진정한 용서는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마음은 몸보다 더 큰 구실을 한다. 용서는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할 수 있는 선택 중

가장 큰 선택이며,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할 수 있는 결단 중 가장 큰 결단이다.

 

용서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그 문제보다 우리의 마음이 더 크고 넓다는 사실을

나타내 주는 결과이며 현상이다. 문제보다 당신의 마음이 작은 경우

절대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용서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준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준

고통의 굴레에서 떠난다는 것이다.

용서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주고 몹쓸 짓을 한 사람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욕하면서 그를 증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세상의 통속적 규칙을

떠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단(끊고)사(버리고)리(떠나는)중에서 용서는

최고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의 작가인 플루타르크의 말대로 우리 내면에서 성취하는 것이 우리 외면의

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면, 용서야말로 우리 내면에서 성취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놀랍게도 용서한다는 것 속에서 단(斷)사(捨)리(離)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가 있다. 용서는 결코 멈출 수 없게만 느껴진 가해자와의 악연과 악순환을

과감하게 끊어버리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버리고, 복수라는 이 세상의

룰을 떠나, 새로운 관계라는 새 땅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우리에게 무한한 고통과 상처와 분노를 주는 복수라는 땅에서 떠나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와 엔돌핀이 샘솟게 하는 용서라는 새로운 땅으로 나아가자.

 

 

_ 김병완, [단사리 마음혁명] 중에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