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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양

우연은 없다 삶을 받아들이라

by 베짱이 정신 2019. 1. 14.

 우연은 없다 삶을 받아들이라 


어떤 존재도, 어떤 사건도 따로 떨어져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 모든 존재며 사건도 서로 깊은 연관을 가지고 일어난다.

모두가 그럴만한 인연 따라 정확한 필요에 의해 일어난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필요를 가지고 그 자리에 그렇게 진리로써 여여(如如)하게 있는 것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전체로써의 하나인 법계의 진리를 인연으로 그 자리에 진여(眞如)로써 있는 것이다.

 

산하대지현진광山河大地現眞光이란 말처럼 산하대지 모든 것이 참 진리 빛의 나툼이요,

길가에 구르는 돌맹이도 쓰일 곳이 있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모든 존재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법계의 진리의 사명을 띄고 그 자리에 존재한다.

 

모든 일, 모든 사건도 마찬가지다. 우리 삶의 그 어떤 일이나 사건도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일어난다.

외따로 떨어져 아무런 연관관계 없이,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모두가 전체성이다. 모든 것이 전체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은 분명한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나타난다.

우리를 괴롭히는 일, 아프고 슬픈 일들까지도,

심지어 아무 상관 없는 것 처럼 일어나는 우연 같은 것들조차

정확한 우주 진리의 흐름을 타고 분명하게 흐른다.

 

진급에서 떨어졌다고, 다리가 부러졌다고, 원하던 대학에 떨어졌다고,

사고를 당해 불구자가 되었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결혼을 잘못 했다고,

그 모든 것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그렇지 않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다.

 

그것은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분명하게 짜여 진 인과(因果)의 연극, 법계의 연극 각본에 따라

꼭 그 때, 그 장소에 그 일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갑자기 몸에 큰 병이 왔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은 그냥 어쩌다보니 병이 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온 우주 법계 전체와 나와의 관계 속에서 병이 난 것이다.

온 우주의 허락 없이 몸에 병이 오는 일은 없다.

어머니 대지의 허락 없이, 아버지 하느님의 허락 없이,

법신 부처님의, 진리의 허락 없이 병이 내게 온 것이 아니다.

그럴 수가 없다.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2층에서 떨어뜨린 화분에 맞았다고 치자.

그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왜 하필이면 그 사람이 맞았으며,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공간에 정확히

그 화분을 떨어뜨릴 수 있었겠는가. 그것은 화분을 떨어뜨린 사람과

화분에 맞은 두 사람만의 문제에서 멈추지 않는다. 거기에는 조금 더 복잡한

우주적이고 전체적인 인과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온 우주 법계에서 내린 다르마[]의 명령이다.

 

왜 어떤 사람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고,

또 어떤 사람은 평화로운 출근길에 다리가 끊어져 죽으며,

왜 어떤 사람은 총알이 마침 그 작은 못걸이에 비껴맞아 죽지 않고,

또 어떤 사람은 평화로운 오후 지하철 속에서 죽어가야 하는가.

 

그 모든 사건은,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을 불구하고 우주의 전체성 속에서, 전체적인 인과 속에서 수많은 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일어난다.

모든 일은 외따로 떨어져 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부부 사이에 자꾸만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고, 싸움이 생기며, 다툴 일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단순히 둘 사이의 성격문제로만 한정지을 수는 없다.

거기에는 무수한 인과가 얽매여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아내에게 화를 낼 때 아이들 마음 속에서 화로 인한 아픈 상처가 남을 것이고,

그 화는 주변의 모든 생명 있고 없는 존재에게 영향과 파장을 남길 것이다.

 

내가 화를 내는 순간

물은 답을 알고 있다란 책에서 그랬듯이 내 주위의 물의 결정이 찌그러 들 것이며,

식물의 정신세계란 책에서 그랬듯이 내 주변의 모든 식물들이 아픈 파장을 내보낼 것이고,

내 몸의 또 주변의 모든 사람과 생명들의 세포 하나 하나가 극심한 공포로 떨고 죽어갈 것이다.

또한 전생 또 그 전생 수많은 생을 이어오며 아내와 나 사이의, 또한 아이와 부부 사이의 복잡다단한 인연들이 지금 이 순간 나타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내 안에서 일으킨 화의 기운은 그대로 우주로 어두운 파장이 되어 퍼져 갈 것이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고 한 티끌 속에 시방세계 온 우주를 그대로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진대 어찌 그 일을 나와 내 아내 단 둘의 문제라고만 하겠는가.

그것은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내 인생의 바로 그 자리에 그렇게 등장하는 것이다.

 

내가 나무 한 그루를 자를 때에도 그것은 단순히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 법계의 생명을 잘라내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가 잘려나갈 때 이 우주의 생명의 기운 또한 그만큼 스러져간다.

나와 우주는 항상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작은 일 또한 미세할지라도 우주 전체의 일인 것이다



출처 : 법상스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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