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보살피기
마음이 화로 가득 차 있을 때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말아야 한다.
말도 하지 말고 어떤 행동도 보이지 말아야 한다.
화가 났을 때 섣불리 말을 하거나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자신에게로 되돌아가서 화를 잘 보살펴야 한다.
화는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에너지 지대다.
그것은 우리가 돌봐야할 병든 아기다.
화를 다스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또 다른 에너지 지대를 만들어서
그것으로 하여금 화를 감싸 안고 보살피게 하는 것이다.
이 또 하나의 에너지가 곧 자각의 에너지다.
자각은 부처님의 에너지다.
그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을 통해서 우리는 그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우리 안의 부처님은 단지 하나의 개념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각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안의 부처님은 어떤 이론이나 관념이 아닌 실제로 존재한다.
자각은 현재의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이 에너지는 수련을 위해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자각의 에너지는 아파하는 아기를 품안에 안아서
보살펴 주는 우리의 큰형이고 큰누이이고 어머니이며,
그 아기는 다름 아닌 우리의 화와 절망과 시기심이다.
제1의 에너지 지대는 화이고
제2의 에너지 지대는 자각이다.
수련은 자각의 에너지로 화의 에너지를 파악하고 감싸 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매우 부드럽게 거칠지 않게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화를 억누르는 행위가 아니다.
자각도 화도 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을 자각과 분노가 서로 싸우는 싸움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자각은 좋고 옳은 것이고, 화는 나쁘고 옳지 못한 것이라고 믿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다만 화는 부정적인 에너지이고
자각은 긍정적인 에너지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따름이다.
그러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를 보살피기 위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삼라만상이 모두 하나임을 통찰하고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몸을 가장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보살피게 된다.
-틱낫한 스님의 <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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