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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사색의 시간

나는 몰라요

by 베짱이 정신 2023. 2. 10.

나는 몰라요

 

제아무리 공부를 잘했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것이고, 공부를 못했다고 해서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도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니까 쓸데없는 분별심이 생기고 그로 인해 멀쩡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도 만드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아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면 그냥 모른다고 말하면 될 것을 신만이 알고 계신다라고 애매모호한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얼마나 비겁하고 무책임하며 남의 탓으로 돌리는 위험한 말인가? 내가 모르면 신도 몰라요. 당연한 말 아닌가? 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은 뭐하나 저런 기생충들을 안 잡아가고...

 

다행히도 나는 아는 것도 조금 있지만 무얼 아는지 분간이 안되고, 단지 생활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이것은 지켜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사기적인 정치와 뒤죽박죽인 신앙세계, 인간의 오묘한 신비, 신비한 과학의 세계 등등 모르고 궁금한 세계가 너무나도 많다.

 

하긴 그 세계도 들어가 보면 사기성이 짙다. 자신이 몸담았던 세계에서 한 일이니 헛 일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하게 거짓말을 보태고 신비감을 높이는 등의 피나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남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로 인한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누리는 일을 뻔뻔스럽게 하지 않는가? 나는 그런 류의 인간이 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사기를 치려해도 그 분야를 잘 알아야 사기를 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어느 분야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사기를 칠 수 없으니 다행이다. 모르는 것이 다행이라는 말이 참 거시기하다. 아는 것이 적지만 나쁜 짓 안 하고 이만큼 살아온 것 또한 행운이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은 다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사는 것이다. 도토리 키재기 하면서 사는 것이다. 조금 더 아는 걸 가지고 모든 걸 다 해쳐먹는 나쁜 놈이 안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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