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법정스님 글
'마음 수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은 산 물은 물 (0) | 2021.08.31 |
---|---|
진정으로 두려워 해야 할 것 (0) | 2021.08.29 |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 (0) | 2021.08.19 |
집착하지 말라 (0) | 2021.08.13 |
눈은 자더라도 마음은 깨어 있으라 (0) | 2021.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