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를 먹었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나이도 먹는다는 데에는 무슨 깊은 뜻이 있을까?
어려서는 밥도 많이 먹고, 나이도 빨리 먹어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점점 더 늙어가면서 세월이 멈췄으면 하고 바란다. 어리고 젊었을 때는 아무리 먹어도 탈이 안 나는데 나이 들면서는 소화 및 모든 기능이 떨어지면서 탈도 자주 나니 덜 먹고 절제하게 된다. 나이 먹는 것도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노화가 진행되고 모든 기능이 퇴화되듯이 곡식이나 과일도 익으면 고개를 숙이다가 땅에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사람도 나이를 먹는 게 익어가는 것이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을 때 세상과 하직한다. 그러고 보면 분명히 나이는 먹는다, 익어간다는 표현이 맞나 보다. 그런데, 이 나이는 한꺼번에 먹을 수도 없고, 전혀 안 먹을 수도 없게 모든 생명에게 의무적으로 공평하게 제공된다. 이 말 많은 세상에 나이만큼은 누구에게도 탈이 안 나도록 똑같이 나눠 주나 보다.
그런데 나이를 똑같이 공평하게 먹는데도 어쩌면 하나도 똑같은 사람들이 없을까? 다 다르다. 반찬을 다르게 먹어서인가? 그런가 보다.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고서는 세상 못된 놈이 되기도 하고 나잇값도 못하는 못난 늙은이가 되기도 하고, 골고루 잘 가려 먹어서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도 하지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물과 불을 가릴 줄 안다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해와 관용의 폭이 넓어져야 된다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배려와 사랑을 진정 나눌 줄 알아야 제대로 나이를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기의 얼굴에 지나온 인생의 흔적이 나타나니 이건 거짓말도 못한다. 내 인생의 성적표가 되니 나이를 헛먹을 수가 없다.
저 인간 나이 헛먹었구먼 이란 소리 안 들으려면 나잇값 하고 살아야 한다.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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