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프 효과, 나를 확장하면

라이코프 효과, 나를 확장하면

스텐리블록이라는 박사는
나를 넓히면 넓힐수록
고통이 저절로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두통이 왔어요.
머리가 아픕니다.
그런 두통이 있는 사람에게
두통을 가만히 관찰하라고 한 다음에
'지금 네 머리가 요만한 작은 머리가 아니라
지름이 1미터로 확장됐다고 상상을 해봐라.' 하고
상상을 시키는 거예요.
그랬더니 두통이 약간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네 머리가 이제는 이 건물만큼 커졌다고
상상을 해보라‘고 한단 말이지요.
그 다음에는 이 도시만큼, 이 나라만큼,
지구만큼, 우주만큼 우리 머리가 커졌다는 상상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상상을 시켰더니
신기하게도 두통이
사라지더라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또 러시아 심리학자 블라디미르 라이코프라는 박사는,
어떤 평범한 사람에게 최면을 걸어서
‘나를 렘브란트다’라고
자신을 유명했던 미술가라고 상상을 하도록 시켰더니
정말 렘브란트 뺨치게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내 몸과 마음이 제한되어 있고, 한정되어 있어서
내 능력은 이 정도야 라고
스스로를 한정하며 살지만,
스스로를 제한하는 의식을 없애고
상상으로라도 의식을 넓히게 되었을 때
실제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힘과 지혜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비좁은 ‘나’에 갇혀 있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무한히 확장하기만 해도
그 전에는 나에게 전혀 없었던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라이코프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쉽게 말해
이미 자신이 오래 전에 죽은 천재라고 상상을 하면,
단지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그 천재가 가지고 있던 천재적인 능력이
나에게도 나온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또 다른 라이코프 효과로,
시험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나는 대학교수다’라고
시험 보기 전에 잠시 상상하도록 시키기만 해도
성적이 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또 교수님이 시험 보기 전에
‘오늘 볼 이 시험은
전통적으로 동양 사람들이 성적을 월등하게 잘 받는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시험을 봤더니,
사실은 아무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양 학생들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그렇다’라고 단지 상상만 하더라도,
‘잘 할 수 있다’라고 암시만 주더라도,
내가 무한히 확장된 존재라고 상상하기만 해도
그 상상한 것이 현실로 나타납니다.

이 말은
우리가 나라는 존재를
이 정도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제한시켜 놓았을 때는
그 정도밖에 할 수 없는 작은 존재가 되지만,
나라는 틀을 깨고
더 확장된 존재로 상상을 하기만 하더라도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울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교에서는 무아라고 합니다.
‘내가 없다’라고 하며,
이렇게 드러난 ‘나’는
인연 따라 다만 연기적으로 만들어진
인연가합의 존재라고 합니다.
불수자성수연성이라는 말과도 비슷한데요,
나라는 고정된 실체적 자성이 본래 없기 때문에
인연 따라, 즉 내가 마음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그 어떤 무한한 가능성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무아의 참된 의미인 것입니다.

무아이기 때문에 괴롭고 허무한 것이 아니라,
무아이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내는 대로
그 무엇이든 인연 따라 만들어낼 수 있고, 될 수가 있는
무한 가능성의 존재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 자신을 어떤 존재라고 규정하며,
틀에 가두고 살지는 않으셨나요?
바로 그 틀에 갇힌 생각을 내려놓을 때,
나는 더욱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로 피어납니다.

 

출처 : 법상스님의 마음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