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9편(2017. 12. 23. 토) - 리우 데 자네이루
여유있게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니 흐리다. 간단한 아침식사(홍차와 빵 1조각, 과일 몇 조각)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게 몸이 적응되었나 보다. 집에 갈 때쯤 되니 몸이 여행에 적응되나 보네...하하하... 오늘 일정은 간단하다. 1시 비행기로 리우로 가서 간단한 시내관광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과수시의 공항은 호텔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금방 공항에 도착한다. 국제선은 기본적으로 두시간 전에, 국내선은 두시간 전에 공항에 들어가는데 여기는 시골이라 여유를 가져도 될 것인데 어쨌든 일찍 공항으로 간다. 공항가서 사람 구경도하고 일행들끼리 농담도 주고 받으면 되니까.
이곳 이과수공항은 제일 먼저 입구에서 X-Ray 짐검사를 라고 항공사 카운터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항공권을 발급받고 1시 24분 비행기 출발 시각까지는 거의 1시간 이상이 남아 시골버스 정류장같은 대합실에서 있다가 12시가 넘어서 다시 출발 게이트로 가려고 다시 X-Ray 검사를 받고 나갔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준비되었는데 일본식 도시락이다. 내용물은 김밥 2알, 유부초밥 2알, 튀김, 밥, 연어구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이 충분하고도 넘친다. 일행들이 모여 앉아 도시락을 먹고 조금 여유를 찾은 후 1시가 되어 출발 2번 게이트로 가서 검표와 개표를 기다리는데 어??? 비가 내리네? 비내리는 공항을 승객들이 걸어서 비행기로 이동을 한다. 다행히도 공항에서 승객을 위한 우산을 주어 비를 맞지않고 갈 수 있었다. 물론 우산은 다시 회수하여 다시 재사용 하지만. 그런데 우산을 쓰고 비내리는 공항을 걸어서 가는 모습이 마치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아주 낭만적이고 멋진 장면이다. 또한 비내리는 활주로를 이륙하는 비행기의 물보라는 아주 멋진 그림이다. 비가 내리니 이런 멋진 장면도 보너스로 보네.
리우까지는 약 두시간 가량 비행인데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시내는 사람들이 엉켜사는 곳임을 알 수 있다. 다른 공항과는 달리 리우 공항은 마치 경기장 내지는 공장 같다. 햇살이 내리쬐고 하늘은 푸르고 산과 바다가 어울려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내니 당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 수 밖에... 대도시들을 보면 왜 대도시가 되었는지 이유가 보인다. 길거리 가로수는 한여름의 짙푸름을 보여주는 듯하고 거리마다 벽화와 낙서들이 무질서하게 그려져 있고 토요일이라 차량 통행도 뜸해 공항도로를 빨리 빠져나온다. 물론 사람이 사는 곳이라 쓰레기가 날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들이 보인다. 흑인 계통의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하긴 보기엔 백인처럼 생겼어도 백인끼리 결혼해도 아이는 흑인이 나오는 나라가 브라질이다. 그만큼 인종간 교류(?)가 엄청 활발했던 나라다. 노예로 잡혀온 흑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며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나라다.
<공장같은 리우 공항>
제일 먼저 마라카냥 축구경기장을 외관만 구경한다. 경기장을 둘러싼 도로를 한 바퀴 돌면서 외관을 보는데 7만 5천 관중을 수용하는 경기장이지만 외관은 그저 수수하다. 이곳에서 브라질 프로축구가 열려 사람들을 열광에 빠지게 하고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축구전쟁에 빠지게도 했던 곳이다. 공 하나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전쟁을 하듯이 열광하고 광적으로 변하기도 하니 참 거시기 하다. 하긴 모든 스포츠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고 야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니까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일조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대리 만족과 대리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겠는가. 인간도 동물인데 이성에 눌려 본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스포츠를 통해 발산하고 대리 만족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이 성장하면서 동물적 행동을 제거 당하며 이성을 갖춘 사회인으로 만들어져 가지만 그래도 본능적인 야성이 남아있어 그 본능만큼은 사회적으로 통용된 합법적인 것을 통해 해결하는게 바로 스포츠요 문화인 것이다. 이게 시스템적으로 잘 구비 되어있는 나라가 바로 흔히 말하는 선진국이다. 즉,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잘 갖추어져 있고 거기다 종교로 정신을 통제 가능할 때 이상적인(?) 국가가 되는게 아닐까? 인간은 참 그러고 보면 영리한 존재이다. 스스로 종교도 만들고,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만들고 그런 속에서 야성의 본능을 순화시키며 같이 살아 가니까 말이다.
다음으로 간 곳은 삼바 카니발이 열리는 삼바드로모. 이곳은 브라질 사람들이 카니발에 참가하는 것을 마치 삶의 목표인 것처럼 일 년 동안 죽도록 연습하고 참가하기를 꿈꾸는 곳이다. 수 많은 삼바학교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며 희망찬 미래를 그린다고 한다. 이 곳이 곧 있을 카니발을 준비하는 중. 1Km길이를 1시간 20분 동안 춤추며 노래하며 지나가는데 그 시간 동안 자기 팀들의 모든 능력과 힘을 심사위원들에게 보여주며 자기들도 즐기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로서 참가 팀들의 테마, 의상, 노래, 춤 등등의 채점 기준에 맞춰 우승을 가린다고 한다. 우승팀에게는 어마 어마한 혜택이 온다고 한다. 대박이 터지는 것이다. 즉, 인생 역전이 된다고 한다. 이러니 도전해 볼 수 밖에.. 우리가 인생 한방을 노리고 로또에 목을 메듯이...이들도 카니발에 목을 멘다는 게 이해가 간다. 이 삼바춤과 노래는 아프리카 노예들이 자신들의 종교와 각종 의식을 브라질화 승화시켜 만든 독특한 예술이다. 이제는 브라질 사람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된 것이다. 이 카니발로 인해 브라질 무희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도 되었다. 우리나라 유흥 공연장에 가보면 브라질 무희들이 카니발 복장을 하고 신나게 놀면서 한국인들을 즐겁게 해주지 않나? 또한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게 축구와 리우 카니발이 아닌가? 스포츠와 문화의 힘이다. 이 카니발 기간은 스트레스 해소 기간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봄가을로 전국적으로 엄청난 축제가 열리지만 이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제라기 보다는 자기 지역을 홍보하고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관제 축제다. 어차피 축제도 관청에서 주가 되어 끌고 나가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민 참여를 자발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늘 문제로 남는 것이다. 그럴려면 본능에 충실한 거리, 본능을 자극하는 즉 야성을 일깨우는 노력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리우 카니발은 인간의 본능과 야성을 깨우는 축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텅 빈 공간에서나마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다음으로 간 곳은 리우의 자연 중에 독특한 봉우리가 있는 슈가로프산을 올라가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간다. 그런데 두 번 갈아타고 가야 한다. 표를 끊으면 5번을 활용해야 하기에 잃어버리면 안된다. 이 산은 옛날 브라질의 수출용 설탕 덩어리 두 개를 엎어 놓은 듯하여 흑인들이 빵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는 입구에는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로 생상들이 나와 간식거리와 물을 판다. 그런데 나의 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인다. 악을 쓰거나 행패를 부리는 것이 전혀 없다. 그것도 재미있게 호객을 하고 팔려도 좋고 안팔려도 좋은 그저 좋은 표정을 지으며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라고 해서 생활고를 왜 모르겠냐만 그래도 짜증내 장사하는 것보다는 즐겁게 즐기며 장사하는 게 훨씬 이득이 아닌가? 이런 면에서 이들은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들의 국민성이 그래서 그럴 수도 있다. 어쨓든 행복한 사람들이다. 케이블 카를 많은 사람들이 타고 오르며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세계 3대 미항이라고 하는데 글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 나라 통영항이 몇백배 아름답다. 2번을 타야 정상 부분에 오르므로 한 번 내려서 주위를 보고 다시 걸어서 케이블카를 탄다. 즉,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케이블카이다. 이들은 이 산의 케이블카 역사를 전시해 놓았다. 즉 퇴역한 1세대 케이블카를 전시해 놓아 또 하나의 이야기 거리를 만들은 것이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사방이 시원하게 다 보인다. 전망 굿!! 대서양의 푸른 바다와 건너편 산의 기이함이 어울려 역광으로 보는 모습이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브라질 맥주 2캔을 7달러(관광지라 비싸다) 주고 사서 정상주로 한 잔 했다. 맥주 맛은 그저 그랬다. 아무리 좋은 술이래도 술은 술이로다. 나이 들어가며 술에 대해 느끼는 나의 술에 대한 정의다.
저녁은 코파카바나 해변에 있는 한 뷔페식당인데 고기를 부위별로 구워서(아사도) 돌아다니며 썰어준다. 물론 많이 짜다. 마지막으로 연어회 1점을 준다. 아마 브라질도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을 듯. 이 소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대단하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우리 인간의 식습관을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꿔야 해결되리라. 그러나 이게 어찌 하루 아침에 변화가 이루어지랴....선진국들이 먹어대는 고기의 양이 어마무시하니 즉, 수요가 있으니 공급을 할 수 밖에... 이 시스템을 우리 인간의 이성과 노력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채식위주의 내장을 가진 한국인이 서구식 육식을 많이 먹다보니 대장암환자가 엄청나게 늘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 새는 줄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하여튼 변화가 필요하다. 짜디 짠 아사도 위주의 저녁을 먹고 그 유명하다는 코파카바나 해변을 걸었다. 해가 지는 중이라 어두워지는데도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긴다. 해변 모래는 우리 해수욕장이나 별 다름이 없어 보인다. 아주 고운 밀가루 처럼 척척 늘어 붙는다. 물 속에서 어떤 남자가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보니까 펜티가 찢어져서 이러지도 못하고 있으며 소리를 친 것이다. 다행히 누군가가 도움을 줘서 펜티를 입고 나왔다. 아니?? 어쩌다가 바다속에서 펜티가 찢어졌을까? 거참~~ 궁금하네... 어두워져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속의 쭉쭉빵빵 미녀들은 하나도 안보이고 배불뚝이 아저씨와 몸매 펑퍼짐한 할머니, 아줌마 몇몇이 보이고 아이들만 신나게 놀 뿐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누구나 즐기는 곳인데 우리가 가는 호텔 근처도 해수욕장이 있는데 부자들만 오는 곳이란다. 하긴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니까. 또 다르게 보이고 싶은 욕망도 있으니까.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고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호텔은 해변가에 있고 뒤로는 커다란 바위산이 보이는 곳이다. 오늘 밤이 호텔에서 자는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예수상을 보고 쌍 파울로로 가서 밤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날이다. 중남미 여행도 다 끝나간다. 발 뻗고 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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