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7편(2017. 12. 21. 목) - 이과수 폭포
6시 30분 기상. 7시 식사. 8시 40분 출발이다. 어제 밤의 탱고 디너쇼의 술과 고기를 많이 먹어서인지 아침까지 깨지 않고 푹 잤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침을 먹으러 기대에 차 식당에 갔더니만 역시나 별로 없다. 제 2의 유럽이니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렇지... 도대체 서비스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홍차와 과일 빵 1조각을 먹고 시간이 남아 주변 거리를 돌아보기로 하고 나갔다. 중심지라서 그런지 어제 보았던 거리와 건물들이 다 보인다. 길마다 좁지만 다 일방통행으로 되어있어 다니는데는 불편함이 없으리라. 단지 차들만. 그러나 이곳 덩치들이 인도를 다니기에는 매우 부족할텐데... 그래도 아무 불평없이 다니나 보다. 인도는 엄청 좁은데도 아무 말없이 다니는 걸 보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하여튼 쓰레기가 날리고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골목길을 지나 아름다운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이는 곳으로 갔다. 국회앞 광장은 길을 건너야 되는데 어디서 건너야 될지를 모르겠다. 이곳 사람들처럼 대충 건너야지. 즉, 무단 횡단.
광장이라기 보다는 공원이 맞겠다. 광장 아니 공원 내 철창 안에 조각품이 갖혀있는데 그게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가서 딱 보니 맞네. 그런데 왜 아무런 감흥이 안 일어나지? 우리가 학창시절 그렇게 명작이라고 배웠던 조각품을 보면서 아무런 감흥이 안 일어 난다니...뭣 때문에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가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유명한 조각품이라고만 배웠으니....철창에 갖힌 로뎅의 작품을 보며 저 조각상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혼자 생각해 보며 내가 무식하니 알 수가 없다.
야생적인 광장 아니 공원에는 개똥들이 수없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정비되지 않은 반 야생적인 공원의 모습을 보니 이 나라의 현주소를 보는듯하다. 무표정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검게 물들어가는 국회의사당 건물을 보면서 이 나라의 고단한 역사와 어려운 삶의 현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아름다운 국회의사당의 웅장한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는 살아있다라는 아르헨티나의 외침을 느끼는 것은 무슨 연유인고...? 이것은 아마도 한국인의 서구에 대한 막연한 열등감, 동경이 아닐까? 현재 우리가 이들보다도 훨씬 잘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 있던 혈연, 인맥, 지연, 학연에 대한 절연한 단절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실천 의욕이 저들보다는 한참을 앞서 우리가 이렇게 우월감을 느끼고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나 보다.
충격적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이과수 폭포를 향해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넓다는 리오쁠라차 강을 따라 있는 국내선 비행장을 향해 간다. 중심가를 벗어나자 어제 보았던 빈민가 지역이 나타난다. 약 4만명이 산단다. 고층 건물과 빈민가. 이는 빈부의 격차를 말해 주는 것으로 어느 나라든 있는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절대 절명의 과제이다.
국내선 공항은 시내와 가까워 짧은 시간에 출근 길의 시내를 벗어나 공항에 도착. 공항 근처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르는데 그 강이 리오쁠라챠 강이란다. 이 강 역시 하류라 흙탕물이 흐른다. 그러나 마치 바다처럼 화물선이 떠있어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가는 정말 커다란 강이다. 공항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11시 10분 비행기를 마냥 기다린다. 역시나 1시간 정도를 지연 출발. 이과수까지 가는데 역시난 드넓은 평원 위를 날라 가니 도대체 어디까지가 평지인고?... 하늘에서 내려다 본 팜파스 역시 사막과 마친가지로 죄다 임자가 있나보다. 황무지란 임자 없는 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저들의 조상 중에 먼저 내 땅이라 주장하고 끝발 있던 조상들이 다 차지했을 그 땅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저 평원은 정말 대단하다. 저 땅에서 살던 원주민은 존재가치가 없던... 예전에도 힘있는 놈이 세상을 지배하듯 지금은 권력있는 놈들이 법위에 군림하며 마음대로 나눠먹기를 하는 세상이 아니던가? 하긴 세월만 흘렀지 하는 짓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골 버스정류장 같은 비행장에 내려 공항을 나가는 순간 내리쬐는 햇빛과 습기는 우리나라 한여름 같다. 먼저 점심을 먹으러 출발. 식당은 이과수 폭포공원 내에 있는 뷔페식당이다. 모두들 허겁지겁 먹는다. 이러니 배고픈 설움이야 말해 뭐하리... 배고품을 면하기 위해 모두들 죽자살자 노력하고 일 하는게 아니던가? 배고품을 면하면 다음 단계가 있고 또 다음 단계가 있어 인간은 끈임없이 노력할 수 밖에... 그러다 청춘 다 보내는 것이고 그 덕에 나라 전체는 살기가 좋아지고... 이 곳 음식도 고기와 기름으로 뒤범벅. 아무리 그래도 나는 이곳 음식 위주로 천천히 골고루 조금씩 맛을 본다. 당연히 찌꺼기를 안 남긴다. 기온이 높다보니 음식을 기름에 튀길 수박에 없을라나? 이런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인간들이 뒤룩뒤룩 살만 찌지... 이건 전 세계의 음식 문제로다. 지금 전 세계가 비만으로 문제가 되지 않은가? 특히 미국? 하긴 우리도 쓰레기 같은 음식을 많이 먹으니 비만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무엇 때문에 사는지,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도 못하고 사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수 밖에... 이번 중남미 여행에 먹은 고기와 소금의 양을 보면 내가 몇년치 먹을 양을 더 먹은 것이다.
이구아수 폭포를 향해 간다. 아르헨티나에서 가는 방법은 도보와 꼬마 열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꼬마열차는 덜컹거리며 천천히 간다. 마치 마라톤 하듯이. 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이곳이 정글임을 알려준다. 꼬마열차에서 내려 폭포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니 강물이 힘차게 흘러 간다. 우리가 보려고 가는 곳은 악마의 목구멍이다. 가는 길 주변으로 야생의 열매와 꽃이 보이고 나비들이 한없이 나느 곳이다. 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를 통해 굉음을 내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악마의 목구멍으로 간다. 이 목구멍을 처음 본 순간, “와”하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무지개가 뜨고 물보라는 환영의 인사로 가끔씩 몰려와 우리 몸을 적셔주는 신비한 곳이다. 아마 이곳 신을 믿는 종교도 있으리라. 이 위대한 자연을 이용한 신흥종교도 나올 법 하다. 이런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또 한편으로 이런 자연을 인간이 다스리며 산다는 자체가 인간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이기에 이런 위대한 자연 앞에 숙연해지기에 어떤 놈인지 년인지는 모르겠으나 교주가 되어 세상을 현혹하고 재산을 스무스하게 탈없이 강탈하며 사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어쩐 일일까? 하하하.... 그러하나 저러하나 이 폭포 정말 대단하다. 감탄만 나온다. 아무리 나쁜 인간이라도 이런 절경 앞에서는 나쁜 마음이 사라지리라. 저 폭포 속으로 푹 빠져들고 싶은 생각이 마구나는 위험한 폭포이다. 장엄한 물소리와 물보라 그 광경...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아니 느낄 수 있는 폭포. 푹빠지고 싶다.
이리저리 물보라를 맞으며 폭포를 돌아다녀도 신나는 것은 남이 시켜서 보는게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 보는 것이어서 그러려니... 그려 이 세상 모든 일은 스스로 좋아서 해야 되지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은 언제나 한계가 있기 마련여...
와일드한 폭포를 실컷 구경 후 브라질쪽 이구아수 폭포 근처로 이동. 이곳 이구아수 폭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가 같이 국경을 겸하는 곳이라 삼국을 한 번에 볼 수 잇는 곳. 브라질 호텔로 가기 전에 저녁을 먹고 간다. 주변은 싹 다 스페인어를 쓰는데 브라질만은 포루투칼어를 쓴다. 그대로 지들끼리는 다 알아듣는다나?.... 갑자기 비가 내린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외모상 늙은 종업원들이 우산을 들고 나와서 마중한다. 이 식당도 주 메뉴는 아사도. 고기다. 다양한 부위의 구운 고기를 들고 다니면 썰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엄청 짜다. 질기기도 하고... 아니 이것(브라질사람)들 이렇게 짜게 먹으면 절단날텐데... 걱정이 된다. 그러나 이들도 다 방법이 있겠지? 비를 맞으며 호텔로 간다. 호텔은 브라질 리우올림픽 때 대한민국 선수단이 머물렀던 호텔이란다. 뭐 별 것은 아니지만. 이곳도 역시나 와파이가 안된다. 남미는 아직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 이는 우리의 진출 포인트의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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