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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6편(2017. 12. 20. 화)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by 베짱이 정신 2018. 2. 12.

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6(2017. 12. 20. )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오늘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날. 530분 기상, 630분 식사, 730분 출발이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아니? 간단히 먹을 수밖에 없다. 차림이 소박하니까. 아메리칸 스타일로~) 준비 후 가방을 들고 내려오는데 이곳 엘리베이터 역시 유럽마냥 좁고 불편하다. 참으로 궁금한게 손님들이 다 불편해 할텐데도 어째 엘리베이터를 교체하지 않을까? 옛것이 좋아서? 아니면 교체할 돈이 없어서? 혹은 교체할 가치가 없어서? 글쎄 무엇일까? 궁금하네.

 

  맑은 하늘이 360일인 산티아고의 아침은 참으로 상쾌하다. 그늘은 시원하고 햇빛은 따가운 날들의 연속이다. 이 곳은 4계절의 날씨를 하루에 다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어서 허리에 묶거나 들고 다니기도 하면서 날씨에 적응해 산다고 한다. 주변의 산들은 온통 벌거숭이 산으로 나무가 없는 사막같은 곳이다. 시내 한 가운데로 강이 흘러가는데 만년설이 녹은 물인데 흙탕물이 되어 흘러 간다.

 

공항까지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 들어서서 탑승시간까지는 많이 남아서 이리저리 운동삼아 걸어 다녔다. 칠레의 특산품이 구리인지라 구리 제품이 기념품 가게에 많이 보인다.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병따개와 자석을 샀다. 아주 칠레스러운 것으로. 이곳 비행기는 제 시각에 출발이 어려운가 보다. 기본적으로 한시간 늦게 출발한다. 1110분이 출발인데 어림없다. 그 시각에 보딩을 시작했으니까.

 

  안정된 고도를 유지하며 안데스 산맥을 넘는데 하늘에서 내려다 본 산맥은 나무하나 없고 황량한데 특히 높은 산은 만년설이 덮여있다. 또한 구름도 예술도구가 되어 안데스 높은 산이라는 캔버스 위에 구름 그림을 그린다. 과히 사람이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광경을 자연이 연출해낸다.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넘으니 이번엔 끝도 없는 넓은 평원이 나온다. 이른바 팜파스라고 불리우는 대 평원이다. 이상한 것은 그 넓은 평원에도 길이 다 나있고 울타리도 있는게 보인다. 사막도 길이 다 나 있고 경계가 있더니만...다 임자가 있나보다.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도착하는 동안 산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드넓은 평원이다. 이 평원에 도시를 건설한 곳이 유럽의 빠리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려고 했다던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하늘은 청명하고 기온 24도의 여름 시작이란다. 첫 코스로 탱고의 발상지 보카지구를 간다. 이곳에는 이상한 인간들이 많으니 소매치기 및 여러 가지를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강가에 중국작가가 설치미술을 세웠는데 수백대의 자전거로 만든 Forever Bycycle인데... 하나씩 있을 때는 감흥이 없는데 이렇게 몇 백대를 모아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놓으니까 사람들이 자꾸 의미를 캐고 깊게 생각하여 마치 위대한 작품처럼 되는 것이다. 별것 아닌데... 설치미술을 보고난 후 본격적으로 보카지구에 들어가니 TV에서 봤던 아프리카 풍경이 떠오를 정도로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낡은 건물들이 이민자들의 고통을 술과 춤으로 덜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민자들의 고통만 있나? 원주민들의 고통은 말도 못할거지만 누구하나 원주민의 고통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길바닥은 돌로 채워 걷기에 조심스러웠다. 낡은 건물과 후미진 거리를 예술이 접목되니 완전 새로운 동네가 된 것이다. 이래서 예술이 필요한 것이다. 영감을 불어 넣어주니까. 활력을 불어 넣어 주니까. 탱고댄서 복장을 하고 사진모델이 되어주며 돈을 받는다. 그저 보기만 해도 좋다. 이 사람들의 인상은 스페인과 이태리 계통인 듯 눈빛이 강열하다. 골목에 들어가니 처량하게 반도네온을 연주하며 사람이 오건 말건 상관없이 자기 연주만 하는 늙은 악사도 있고 노래하는 가수도 있어 호기심 많은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멋진 그림이 나온다. 이 지역이 소매치기 최다지역으로 소문났다는데 그런 말을 듣고 보니 조심스러워지는데 거 참~~ 거시기 하네...조심하는 것은 좋은데 선입견이 또다른 편견을 만들까 염려되는구먼..그런데 사실 이 지역에서 호객하는 애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대성당>

  많은 차들이 다니는 5월 광장으로 출발. 길가에 차를 대고 먼저 대성당을 갔다. 이 성당은 마치 그리스 신전처럼 겉모양을 하고 있고 벽면에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른다. 이 성당 안에 남미 독립의 영웅인 산 마르띤의 시신을 안치하여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꺼지지 않는 불을 밝힌다고 한다. 그려 그 정신 오래 오래 가라. 거리의 건물들은 완전히 예술작품이다. 옛 영화를 말해 주는 듯하다. 그러나 쓰레기와 낙서 등으로 도시를 감싸고 있는 것이 마치 할리우드 영화 뒷골목과 같다. 대통령 궁은 분홍빛 색깔로 단장되어 일정부분 접근 금지가 되어있고 이곳 역시 주변에 쓰레기가 자랑스럽게 날린다. ~~~~...

 

                                                     <대통령궁>

                                                <서점 - 엘 아테네오>

  오페라 극장이었던 곳을 서점으로 개조해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불리우는 엘 아테네오를 들어 갔다. 멋진 아트홀을 왜 서점으로 바꿨을까? 또 한편 발상의 전환으로 서점으로서 세계적 명소가 된 것이다. 책과 공연장이 만나 새로운 그림을 연출하는 아주 예술적인 서점이다. 무대는 간단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 자연스레 책을 고를 수 있게 된 서점. 복합공간이 되었네. 여행은 편견을 바꾸는 과정으로 이런 멋진 발상의 전환 장소를 보면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 일까? 라는 의문을 안 할 수 없다. 인간은 무한대의 우주임이 플림없을 것이다.

 

 

  시내관광을 마치고 Duomi Plaza Hote에 들어가 저녁 815분 탱고쇼를 보러 가기 전까지 1시간 가량을 쉰다. 이 호텔 엘리베이터 역시 거시기 하다. 탱고쑈가 열리는 곳은 부자동네에 자리잡은 모래도 극장인데 주변에는 강이 있고 멋진 카페들도 있고 치안이 제일 안전하다나??? 해가 진 강 양옆으로는 100년도 넘는 붉은 벽돌의 창고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게 재탄생되었고, 강따라 길게 이어진 가로등 불빛은 이민자들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 앉아 1030분 전까지 저녁식사를 하는데 전체요리로 호박을 시켰는데 맛이 좋고 고기를 먹기 전에 채소 섭취로 좋을듯하다. 포도주는 무한정으로 나온다니까 술꾼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적포도주의 색깔과 맛이 좋았다. 그 맛에 내가 반 병은 마신듯하다. 주 메뉴는 스테이크인데 자그마치 500g짜리 스테이크다. 질겨서 뱉어가며 먹었다. 아이구 이거 이빨 씌운 것 절단 안나려나??? 맛은 여행기간 먹은 고기 중 으뜸이었다. 이곳 사람들이 매일 먹는 고기의 양이 대단하다. 이러니 지구온난화의 주범 소리를 듣지. 사람보다 소가 더 많고 키우는 소들이 배출하는 CO2와 분뇨가 인간보다도 몇십배 더 나오니 우찌할고?

 

  술이 술술 들어간다. 점점 인파들이 몰려든다. 하나같이 뚱뚱하다.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꿔야할 당위성이 나온다. 하루 한번 저녁공연 화는 모래도 탱고쑈를 보노라니 이야기의 줄거리가 읽혀진다. 그런데 중간에 에바 페론이 Don't cry for me Arhentina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이곳 사람들은 그 시절이 제일로 행복했었나 보다. 사실 그들로 인해 아르헨티나가 이 모양 이 꼴이 되는 계기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우리나라보다 못살지만 한 때는 세계 제일의 부국이었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 하는 것은 우리가 박정희 시대를 두 개의 시각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리라. 6인조 악단이 천장 아래에서 실제 연주하는데 반도네온의 소리가 음울하게 들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어디든 누구든 자신의 고통을 잊기 위한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탱고를 통해, 마테차 모임을 통해 인간 생활의 고단함을 풀다가 예술의 한 장르가 되었던 것이다.

 

멋진 공연을 다 보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어?? 시간이 짧게 걸리네? 몹시 피곤하다. 오늘도 잠을 잘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