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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5편(2017. 12. 19.월) - 칠레

by 베짱이 정신 2018. 2. 8.

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5(2017. 12. 19.) -칠레

 

  간밤의 장거리 야간비행과 잠을 자기위한 음주수면으로 불편한 잠을 그래도 조금 자고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 기내식 아침은 보고타 시간으로 한 밤중에 줘서 조금 자다 말고 먹는 아침, 아직도 멀었는데...하여튼 채소 반찬 위주로 먹고 다시 잠을 위한 맥주를 조금 먹었을 뿐이다. 도착하여 가방을 열어 보니 가방 안이 뒤죽박죽이다. 아니 이것들이 가방을 뒤죽박죽 검사를 했나보다. 남미에서 제일 깐깐한 통관이라나 뭐라나... 참으로 기가 막히네...가이드를 만나 버스를 타고 발파라이소 항구로 가는 길에 칠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사막위에 세워진 도시로 도심의 나무와 풀은 안데스 산맥의 설산에서 눈 녹은 물을 이용하여 인공으로 키우는 것이란다. 주변을 살펴보니 산에 나무 한그루도 없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나? 궁금하네? 칠레는 13개 주로 구성되었으며 인구는 약 1700만인데 그중 700만이 수도에 몰려 살고 있단다. 수도 집중은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 문제로다. 아니? 내 입장이라도 그럴 것 같네. 모든 편의 시설들이 다 모여 있으니 도시로 도시로 몰릴 수 밖에. 한국이 처음으로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톡톡히 윈윈 효과를 보는 FTA로 자동차 시장의 28%, 가전제품의 65%를 한국산이 차지한단다. 칠레도 한국으로 수출을 많이 해서 칠레 수출국 중 7위 교역국이고 우리는 수출이 칠레와 8위 교역국이란다. 칠레가 모델을 삼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나 뭐라나? 여기에서 한국의 독제자 박정희와 칠레의 독제자 피노체트와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 둘 다 독제자인데 다른 점은 피노체트는 개인과 친인척 부귀를 위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박정희도 그 추종 세력들이 잘 한 점만 강조하며 항변하지만, 박지만 왕자와 박근혜 공주 박근영 공주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아니 민주국가에서 왕자와 공주라니 북한 김부자 왕국과 뭐가 다른가? 이게 무슨 얼토당토 하지 않는 말인가 말이다. 왕자와 공주라니?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나 있을법한 이야기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이야기이지. 피노체트가 제일 존경한 사람이 박정희였다나? 물론 존경할 수 있다. 비슷한 점이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 둘을 통해 아무리 좋은 뜻이라 해도 절차와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한국과 칠레의 FTA체결 때 죽자살자 반대했던 세력들은 어디 갔나? 한국농민은 다 죽을거라고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데모하던 그 세력들은 시각을 넓히고 깊이 보는 눈을 갖고 키워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반대인지. 이런 면에서 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대접만 받고 꽃길만 걸으려는 것은 아니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또한 이 나라는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나라로 그 중 12%를 한국이 수입하여 그걸 동전으로 가공하여 전 세계로 수출하는 효자 교역품이다. 칠레 산업의 1위는 구리산업(50% 차지)이고 2위는 임업, 3위는 수산업(연어 생산 세계 1), 4위 농업으로 1차 산업의 비중이 크지만 미국도 어찌 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단다. 실력이든 자원이든 있어야 어깨에 힘을 주고 국제 발언권이 생기는데 우리나라는 모든게 빈약하지만 악바리 정신으로 일어나 세계 부국 중의 하나가 되었잖은가? 이 칠레라는 나라도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다. 이 나라는 독특하게 선거 하루 전에는 술 판매가 금지된단다. ~~ 애주가들 절단나겠네... 그런다고 술을 안 먹나? 미리 사다가 놓고 맘껏 마시는 거겠지. 그리고 투표하겠다고 신청해놓고 안하면 벌금이 무려 자기 수입의 30%를 낸다나? 그래서 투표는 꼭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투표하는 날이면 젊은이들은 휴일처럼 놀러가 즐기고, 늙은이들이 지팡이 짚고 또는 등에 업혀서 투표장에 나와 권리를 아주 잘 행사하지. 젊은이들의 미래를 늙은이들에게 완전 맡겨 버리는거지.

 

  

  버스를 타고 제일먼저 발파라이소 항구로 향했다. 4300Km의 긴 나라로 산티아고에서 몇 시간을 가면 우리 원양어선의 전진기지로도 활용한 발파라이소 항구가 나온다. 마치 부산항 같다. 첫 코스로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100년도 더 된 고물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간다. 덜컹거리고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동안의 역사가 담겨있는 유물로 보존 가치가 큰 푸니쿨라다.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서 젊은 아가씨 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조카와 이모사이인데 조카는 고등학생이고 이모는 간호사라고 하더라고. 아니 평일에 고등학생이 놀러 다니나? 이건 우리 시스템으로 본 시각이지만. 하여튼 그 처녀들이 엄청 좋아 하더군.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언덕에 오르니 촘촘히 집을 짓고 살며 개똥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위생상태와는 거리가 먼 옛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 집들은 낡았지만 여러 가지 색깔로 단장해서, 그렇다고 촌스럽거나 천박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이곳도 관광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한쪽에 주욱 자리잡고 있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게 나을 듯해서 그냥 보기만 했다. 한 마디로 살게 없었다는 이야기. 냐의 관심과 거리가 먼 기념품이고 수준 이하의 기념품이라는 말이지요. 전망대근처에는 해군박물관이 항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옛날에도 이곳은 중요 군사요충지였으리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여러 가지 유물들이 야외 전시도 되어있고 조경이 아주 어울리게 되어있었다. 박물관 앞에는 하얀 수병복장을 한 경비들이 경비를 서는건지 노는건지 하면서 관광객을 상대한다. 이곳 발파라이소 항구는 우리나라 원양어선의 전진기지로 7~80년대 깃발을 날리던 곳이 아니던가. 이런 곳을 평범한 베짱이가 관광을 왔다니...

 

  내려갈 때는 푸니쿨라를 타지 않고 걸어서 내려갔다. 길 양편으로 보이는 여러 색을 칠한 집을 보면서 걸어 내려가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림같은 집들이 이 구석 저 구석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과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걸 안봤으면 후회할 뻔 했다. 집들이 새 건물은 아니더라도 역사가 담겨있는 건물이라 보면서 상상을 하게 된다. 저 건물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며 살았을까? 이곳 경험이 없어서 구체적 상상은 어려워도 사람 사는 일이 동서양이 다 같으니 비슷하지 않겠나? 이 언덕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캔버스가 된듯 함을 지울 수 없다. 각 건물주가 행한 행위 예술이 아니었을까?

 

 

 

  이곳 저곳 멋진 광경들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으며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시내 중심가로 나갔다. 사람들도 많고 32인승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다니고 하늘은 맑고, 햇빛은 따갑게 내리쬐고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한 그런 날씨다. 항구도시답게 해물뷔페 식당이다. 다들 아침을 거른지라 음식을 산처럼 싸놓고 먹는다. 나는 안 먹어 본 것을 위주로 조금씩 가져다 먹었다. 역시 연어가 최고다. 나는 육고기 보다는 바다 생선이 훨씬 좋다. 먹어도 부담이 안가고 그 고유한 맛이 참 좋다. 그러고 보면 나는 선생이 안 되었으면 요리사를 해도 참으로 창의적인 요리를 엄청 만들어 냈을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늘 맛을 창조해가며 반찬을 만들고 먹는다. 이건 희망사항이었지만... 식당에서 차를 한잔씩 주는데 티백으로 우린 차다. 우리고 또 우린 차였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주인 딸에게 중국말로 차를 좋아하니 찻물을 병에 넣어달라고 짧은 중국어로 말하니 한 병 넣어 준다. 고맙게 받아서 나왔다. 생김새는 중국인 같지 않고 깍쟁이 한국인처럼 생겼더니만... 하하하... 사람은 외모만 보고 판단하면 절대 안되어요~~.

 

  다음 코스는 해안도로를 따라 멀리 보이는 사구언덕으로 간다. 그곳에 당도하니 정말 사구언덕이 산처럼 되어있고 그 앞은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절벽 바위들이 있는 곳이다. 가는 도중에 계단식으로 된 콘도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사구 언덕에는 용설란이 자생적인지 인공적인지 자라고 있어 또 하나의 그림이 된다. 한편에서는 바다와 바다 사이에 줄을 이어 메어 건너는 스릴을 만끽하는 스포츠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들이 모자를 들고 다니며 돈을 달라네? 아니 누가 거기서 하랬나? 이것들이 우리가 관광객인걸 알고 동양인이니까 밑져야 본전식으로 해본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하여튼 모험 스포츠를 하는 젊음은 좋은 것여~~. 해안도로를 계속 따라 가다 보니 우리의 해수욕장과 풍경이 비슷한 곳을 지난다. 모든 구조들이 비슷하다. 가게며 집들이며... 하여튼 사는 것은 어디나 비슷하다. 집을 떠난지 제법 시간이 흘러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이 바다를 건너 가면 우리 집에 가겠네? 리는 귀소본능의 말도 해 보고, 장 시간 여행의 피로도 혼자 뇌까리기도 했다.

 

  산티아고로 돌아오는 길은 잠과의 사투이다. 밤새 비행기를 타고와 피곤한데다 점심을 해물 위주로 양껏 먹었으니 식곤증이 대단할 수밖에. 대부분 다 정신없이 잔다. 안 잘려고 노력했지만 나 또한 정신없이 졸았다. 창 밖 풍경을 봐야 되는데 눈이 저절로 감기니 도저히 어쩔 수가 없다. 자다 깨다 하다가 시내에 들어왔다. 구시가지와 시장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다. 엄청나게 돌아 다닌다. 대성당 앞은 공연하는 자, 노는 자들로 바글바글하다. 마치 대학로에서 노는 것처럼. 그 중에 경찰들이 범죄행위자를 잡아서 데리고 가는 것도 목격했다. 가난한 이웃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주로 범죄에 빠진단다. 참으로 안타깝다. 범죄자 그 놈도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을텐데... 여기에서 우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저한 교육이 필요함을 느낀다. 어려서 부터 제로 된 인성교육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칠레의 약장수?

할머니도 뭔가를 하면서 깡통을 들고 돈 내놓아라 하네요.

 

  수많은 인파를 지나 대통령 궁으로 향하는 길은 인산인해. 대통령궁이라해야 별로 특별나게 화려한 것은 없다. 그냥 동네에 있는 건물처럼 수수하고 사람들도 별 신경을 안 쓰는 듯하다. 아주 자연스럽다. 오고 가며 보는 골목마다 물건을 펼쳐놓고 호객도 하고 활력이 넘친다. 이러니 대도시에 몰릴 수 밖에.

 

  시내 관광을 마치고 칠레의 특미로 저녁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저녁 역시 고기로 만든 칠레의 특식인 모듬고기 구이(아사도). 산티아고의 유명한 식당에 가서 먹는데 사람들이 제법 많이 온다. 고급 식당에 속한다나? 아사도를 먹는데 질기고 짜니까 다들 남긴다. 물론 나도 남길 수밖에. 아니 이것들 왜 이리 짜게 먹는겨? 짜서 먹을 수가 없네. 지 아무리 유명한 식당이라고 해도 한국인에게는 낙제점이다. 이게 바로 문화의 차이 아닐까?

 

  숙소는 안톤호텔. 고급이라나? 호텔 주변은 주택가로 조용하다. 늦은 시각에 마트에 갔더니 불도 켜놓고 사람도 있는데 영업 끝났다고 하면서 가라고 한다. 참 거시기 하다. 주택가에 자리한 호텔이라 살펴보니 아파트마다 경비가 있고 들어가는 입구가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다른 곳으로는 들어 갈 수가 없다. 경비들이 꼼짝도 않고 경비실에 앉아 있다. 이 모습은 우리나라와 똑 같네? 주변을 둘러보다가 작은 수퍼를 발견하고 그곳에 가서 카드로 맥주를 사는데 이 나라는 카드를 내면 신분증을 꼭 보여야 한단다. 나더러 신분증 내놓으라고 하는데 못들은 척하고 그냥 계산하고 나왔다. 견과류와 맥주3캔을 사가지고 와서 호텔에서 하루를 정리하면서 마셨는데 맥주 맛이 상당히 좋다. 태평양을 건너 그것도 남태평양에서 맛난 맥주를 마시다니...어찌되었든 간에 잠은 잘 잘라나? 오늘도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