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2편(2017. 12. 16. 토) - 나스까 라인(지상화)
중세 여관 같은 호텔 마조로. 고리짝 물건들이 어울리게 배치되어 멋을 내는 호텔. 6시에 모닝콜이 예정되어 있는데 느닷없이 4시 30분에 모닝콜을 주네? 이런 이런~~. 잠을 깰 수밖에. 뒤척거리다 6시 기상. 세면 후 호텔 내를 둘러 봤다. 방들이 전부 1층에 배치되어 있어 마치 성안에 들어온 듯하다. 마치 영화 쾌걸 조로에 나오는듯한 장면들이 언뜻 언뜻 보이는 멋진 장면들이 나오는 곳으로 이 호텔 사장이 나스카 지역뿐만 아니라 페루에서도 엄청난 부자라고 한다. TV도 없는 고전호텔이지만 유럽인들이 매우 좋아한다나? 그래서 내부 수리를 안 한다고?? 식당에도 오래 묵은 고가구들이 아직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어 마치 중세시기에 온 듯하다. 그러나 음식은 별로다. 그냥 간단히 먹을 수밖에. 식사시간에 종업원들이 코빼기도 안 보인다. 음식이 부족해도 채우지를 않으니 가이드와 인솔자가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날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먹을 게 마땅찮으니까 삶은 계란을 먹는데 그것도 부족. 나는 여행 내내 삶은 달걀을 먹어본 적이 없다. 다들 먼저 많이 가져가 버리니까 내 차례가 오지 않은 것이다.
오늘의 일정은 나스까 라인(지상화)을 보러 항공기를 타러 가는 것이다.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경비행기 비행장이 있다. 이 호텔 마조로는 들판 가운데 있어서 출입이 불편하다. 주변에는 선인장 밭과 옥수수 밭이 둘러 싸고 있다. 선인장이 지금은 효자 작물이 되어 소득을 올려준단다. 의약품의 원료로 선인장이 효자 작물이 되었다고 한다. 경비행장은 건조한 사막지대에 위치한 곳이라 먼지 투성이의 영화 세트장 같다.
공항에 들어가니 경비행기 회사가 10개는 되는 듯. 항공사 부스가 마치 시골 버스정류장 대합실 같다. 몸무게도 잰다. 좌우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란다. 실제로 몸무게를 쟀지만 경비행기를 타고 보니 아무데나 앉는다. 이럴려면 뭐하러 몸무게를 재나? 12명이 타는 비행기라서 그런가? 여권과 세금표를 내고 검색대도 통과하고 잠시 대기했다가 12인승 비행기에 탔다. 예전에는 이렇게 까다롭게 탑승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행기가 마약범들에게 납치 된 후에 검색 및 기타 수속이 길어졌다고 한다. 콜롬비아 마약범들 대단허요~~. 비행기를 통째로 납치해버리니... 용감한건지 무모한건지...
나스카는 사막으로 이루어진 지형에 연 강수량이 20mm도 채 되지 않고 바람마저 불지 않는 건조 기후이다. 더욱이 나스카의 사막은 모래가 아닌 자갈과 돌로 이루어진 돌사막이다. 이러한 환경이 수천 년 전에 그려진 나스카 라인을 현재까지 남아 있게 한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상에서는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나스카 라인(지상화)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평생 나스카 라인 연구에 매달려 온 마리아 레이체(Maria Reiche) 박사는 말뚝에 줄을 매어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직선을 그리고 콤파스의 원리를 이용해 원과 곡선을 그렸다고 확신했으며 실제 말뚝을 박았던 흔적도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거참 궁금하네~~
첫 번째 가설은 천체 관측과 고대인들이 사용한 달력이라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이 농경을 위한 계절의 변화를 알기 위해 천체를 관측하고 그 움직임을 지면에 새겼다고 보는 주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이 고대의 해와 달, 별들의 위치를 추정한 결과 나스카 라인이 당시의 천체 위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두 번째 가설로 다른 학자는 나스카가 고도(古都)인 만큼 종교 의식이나 성지로의 인도를 목적으로 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자연과 산을 숭배하는 고대인들이 성스러운 마음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만든 그림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가설은 외계인과의 교류를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대 외계인들이 두 개의 활주로를 건설하고 떠난 뒤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고 자신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공중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거대한 도식을 그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스카 라인 부근에서 발견된 토기와 직물에 그려진 비행체처럼 보이는 문양과 하늘을 나는 사람이 묘사된 그림을 통해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히 납득할 수 있는 주장과 근거는 밝혀지지 않고 있어 미스터리는 더욱 의문으로 남는다.
하늘에서 보는 나스까 라인(지상화).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보러 경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멀미가 있을 거라는 가이드의 말을 설마하고 탔는데 내 자리는 맨 뒷자리. 꼭 장난감 같은 비행기가 뒤뚱거리며 뜨는데 기분이 묘해진다. 높이 오를수록 비행기가 요동을 친다. 제일 먼저 고래를 보여준다. 한 쪽만 보여주면 안 되니까 방향을 바꿔 좌우 사람이 모두 한 번씩 볼 수 있게 회전을 해 주며 무엇이 어느 쪽에 보인다고 설명해 준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나스까 라인(지상화). 도대체 왜 그렸을까 궁금한데 남아있는 역사 기록이 없으니 추측만 난무할 수밖에. 마리아 레이체 여사의 노력으로 이나마 보존된 그림을 하늘에서 보니 선구자의 노력에 무한 감사를 보내고 이러한 노력들이 각 계 각 층에서 불길처럼 일어나야 그 사회가 건전해지고 지속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갈수록 비행기가 요동을 치니 이것 참 큰일 났네. 마치 버스 멀미처럼 땀이 버쩍 난다. 그래도 먼 곳을 바라보며 심호흡도 하면서 봤다. 어제 저녁에 나스까에 오면서 1달러씩 내고 전망대(미라도르, Mirador)에서 봤던 그림도 보인다. 나스카 라인에 대해 평생 연구해 온 독일의 마리아 레이체(Maria Reiche) 박사가 세운 전망대는 나스카 라인(지상화)의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판아메리칸 도로 옆에 20m의 높이로 설치되어 있다. 이 곳 전망대에서는 도마뱀, 나무와 손 그림을 볼 수 있다. TV 다큐에서 본 것과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기대가 커서 그러리라. 그림이 상당히 커서 달에서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 백 미터 상공에서 보이니까 말이다. 그림 말고도 선들이 쭉쭉 기하학적으로 이어져 있는데(자연적인 선이 아닌 인공적인 선)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나스카 라인은 공중에서 내려다봐야만 형상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각 그림 하나하나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날개 하나의 너비가 100m를 넘는 새, 돌돌 말린 꼬리가 인상적인 원숭이, 방사형의 가지를 활짝 편 나무, 활주로와도 같이 길게 뻗은 꼬리를 가진 도마뱀, 그 밖에도 거미, 개, 외계인 등을 비롯해 기하학적인 도형까지 현재 발견된 그림들은 200여 개가 넘는다.
하늘에서 본 그림은 비행기가 친절하게 고래 → 콤파스 → 사다리꼴 → 우주비행사 → 개 → 원숭이 → 벌새 → 거미 → 콘돌 → 알카트라즈 → 앵무새 → 손 → 나무 그림 순서로 30분에 걸쳐 하늘에서 보여준다. 내려오니 머리가 아프다. 어휴~ 비행기 멀미~~
경비행장 근처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이 상인들의 상술이 대단하다. 꼭 사게 만든다. 내가 본 것은 컵이다. 나스까 라인(지상화)이 그려진 술잔 3개를 4달러에 샀다. 맨 처음 5달러를 부르더니 내가 깍아 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4달러 달라고 한다. 아하~~ 이 가격이 정상 가격이구나. 관광객들이 깍는 것을 알고 선수를 친거로군. 자기는 정상가격을 받고 1 달라를 깍아 주는 듯 인심 쓰고.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아녀? 다른 그림이 새겨진 컵도 샀다. 나스까를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으로 산 것이다. 티셔츠도 처음에 5달러를 부르더니 자기가 3달러로 내린다. 그래 처와 두 딸을 위해 3장을 샀다. 나스까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로.
이제는 리마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엄청난 사막지대를 다시 돌아 가는 것이다.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사막지역이지만 나름대로 이용 가능한 곳은 다 이용한다. 아무리 사막이라도 땅임자가 다 있다. 지하수가 풍부하여 양계장 대규모 농장 등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길가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쓰레기 길이다. 사막하면 쓰레기장이 생각날 정도로 쓰레기 천지다. 이리저리 골짜기에 마구 버려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다.
페루는 사막의 집뿐만 아니라 리마의 집들도 마치 짓다 만 것 처럼 된 집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세금 절약을 위해서라나? 하여튼 어느 나라든 세금이 문제인데,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나보다. 두 시간 반을 달려 이까 시내에 들어와 중국식당에 들었다. 음식 역시 현지화가 되었는지 짜서 중국스러운 맛이 없다. 주인 아저씨 달하고 중국말로 간단한 이야기 나누었다. 중국인들은 세대가 흘러가도 자기네 말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반면에 우리 한국인은 빨리 현지화 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자식들 한글교육에 소홀해 우리말과 글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아주 잘 사는 나라로 인식되어 우리 말과 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늘어난다. 또한 이민 갔던 사람들도 자식들에게 소홀했던 한글교육에 노력 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이렇듯 국력이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우리 나라가 이 정도까지 잘 살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으리라. 지금은 역이민도 많다고 한다. 티코 택시와 삼륜오토바이 택시가 붐비는 이까를 지나 리마로 출발
끝없는 사막(아타까마 사막),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산들을 계속 보자니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존다. 리마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불고기 밥을 먹는데 나는 고기보다는 상추쌈에 밥을 먹고 끝에 쇠고기 한 첨을 먹었다. 다른 일행들은 잘도 먹는다. 그 한 첨은 페루 고기를 안 먹어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먹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기는 고기다.
호텔 미라 마르에 돌아와 가방 정리 후 마트에 가서 이 지역 맥주의 자존심이라는 쿠스꾸에나 맥주 작은 병 3병을 사서 마셔봤다. 그냥 술맛. 술은 술이로다. 오늘 밤도 잘 자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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