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10편(2017. 12. 14. 목) - 리마 시내 관광
6시 기상, 7시 식사. 8시 출발인데 간 밤의 수면은 고통이었다. 가슴이 뛰고 매우 불편했다. 해발 3400m 고지대라 고산증세가 나오니 물 많이 마시고 고개 숙이지 말라는 현지 가이드의 말대로 해도 잠도 안오고 가슴은 뛰고 설잠이 들어도 금방 께고 흐~~~ 고통의 시간이 되었다. 1시가 훨씬 넘어서 어찌 어찌하여 잠이 들었는데 계속 자다 깨다 반복하며 선잠이라도 자다가 밖의 시끄러운 소리에 그나마 선잠도 깼다. 세면을 끝내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식사도 우리의 쌀문화권에서 보면 먹을게 마땅찮다. 계란스크럼블에 빵 1조각, 과일, 홍차로 마무리. 모처럼 WiFi가 되어 애들에게 사진도 보내고 친구들에게도 마추픽추 사 진을 보냈다.
8시 출발을 위해 미리 나왔는데도 일행들이 다들 먼저 나오셨네. 참 부지런하시네. 사진 장사가 와서는 언제 찍었는지 내가 찍힌 사진을 1달러에 사라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공항에 나올 때 누군가가 사진을 찍더니 바로 그 사람이었나보다.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네. 그려 부지런하면 어디에서든 먹고 살지. 두장을 내밀며 사라고 하는데 1장은 사진이 별로라서 1장만 샀다. 그리고 호텔앞에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이동상인이 와서 옷을 팔고 있다. 난 스웨터 1장을 10달러(32솔) 주고 샀다. 그 자리에서 입어보니 어울렸다. 마치 현지인처럼. 공항까지는 멀지가 않아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는데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짐을 부치고 검색대를 지나 탑승장에 들어서니 이제 기다리는 시간만 남았다. 페루의 쿠스코스러운 기념품이 뭘까 생각하며 가게에서 둘러보다 냉장고 자석과 제사와 관련된 인형을 28달러 주고 샀다.
리마에 도착하면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미리 음식 주문을 받는데 난 된장찌개를 주문. 시간이 갈수록 탑승장에 사람들로 붐빈다. 나의 좌석은 또 맨 뒤. 1시간여의 비행으로 리마공항에 도착. 현지 한식당 아리랑에서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는데 김치는 말도 못하게 짜다. 다들 지친 상태인지라 밥을 게눈 감추듯 먹는다. 다른 분들은 밥을 추가로 더 먹지만 난 정량 1그릇만 먹었다. 정량을 넘기면 몸이 매우 불편해지니까.
점심식사 후 시내 관광에 나섰다.구시가지 관광이다. 먼저 독립영웅 호세 산 마르띤 광장에 갔다. 광장이라곤 하지만 꽃밭에 가깝다. 중심부에 동상이 있고 사방으로 꽃밭을 만들어 놓아 황량함을 달래준다. 주변의 건물들은 스페인풍의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이곳이 남미인지 유럽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이다. 저 정도의 아름다운 건물들을 만들 정도였으면 그 부가 대단했으리라. 성냥갑 같은 요즘 건물과 거리를 보다가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아름다운 건물을 보니 나 또한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다음은 피사로의 집이자 스페인 국왕청이었다가 독립 후 대통령궁이 있는 아르마스광장으로 출발. 남미는 어느 나라든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 다 비슷비슷하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이 시작되고 현대에 들어서는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고... 이래서 광장이 필요한 것이다. 도로 좌우로 펼쳐지는 건물들의 아름다움은 유럽을 재현해 놓은 것이지 인디오들이 사는 곳이 아니다. 백인들 사이로 양념같이 원주민과 혼혈들이 지날 뿐이고 노점상과 허드렛 일은 거의 원주민과 혼혈들이 하는 듯 하다. 침략자들이 자기 땅인냥 주인행세를 한지 500년이 넘어서인지 아니면 민족의식이 싹 트기 전에 존재조차도 없어서인지 참... 원주민의 의식이 깨어날까?
아르마스 광장엔 사람들로 바글바글. 대통령궁 아니 피사로의 집은 정말로 멋지게 지은 훌륭한 건축물이다. 잉카 파괴자 피사로가 원주민의 피눈물로 지은 집이 현재는 대통령궁으로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광장 한켠에는 대성당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역시 스페인 성당을 옮겨다 놓은 듯 아주 멋진 외관을 하고 있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침략할 때 종교룰 들고 오지 않는가? 토속 종교를 말살하고 그들의 신성한 장소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자신들의 교회를 지어 정신적으로 완전히 피괴하고 굴종을 강요하여 완전한 지배를 노린 결과물인데 원주민들도 이제는 완전히 동화되어 자신들의 태양신에 카톨릭을 접목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원주민들이 카톨릭을 믿기까지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잉카의 마지막 왕이 잡혀 화형을 당하게 되었는데 이는 태양신을 믿는 이들에게는 천벌과 저주에 가까운 것으로 다시 부활 할 수가 없는 최고의 형별인데 여기에 신부가 왕에게 개종을 하면 화형에서 참형으로 감형해준다고 감언이설로 현혹하며 꼬시니 죽음에 임박한 인간의 나약함으로 자신의 부활을 위해 잉카와 잉카인들을 배신(순전히 개인 욕심으로). 왕이란 사람이 개종을 했는데 일반인들은 망설일게 없는 것이다. 칼과 함께 선택을 강요하는데 자연히 개종을 할 수 밖에. 이렇게 그들의 정신적 토대가 완전히 무너지게 된 것이다. 또한 교회건물을 웅장하게 지음으로써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느끼게 하고 자조감 자기 학대를 스스로 하게 만들어 자신들이 잉카를 다스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은연중에 심은 것이리라. 이 세상의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만 남아 있을 뿐이니 이 잉카인들의 역사는 수수께끼 속에 잠겨 버렸다.
사랑의 공원도 갔다. 마치 스페인의 구엘공원처럼 타일조각을 이용한 설치물들이 있는 소공원이다. 이 공원 역시 절벽에 위치했는데 예전에는 자살자들이 많은 공원이었는데 시설물을 교체하고 사랑을 주제로 한 설치물을 설치한 후 자살자들이 뚝 줄었다고 한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으로 사랑을 테마로 한 공원으로 만드니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약속하기 위해 사랑을 엮어가기 위해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그렇다 자살을 거꾸로 말하면 살자가 된다. 이게 인간의 힘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잠깐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다 헤쳐갈 길이 있다. 중학생들이 단체로 견학을 나왔는데 엄청 시끄럽다. 동서양이 다 마찬가지다.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는데 나는 그 중 내성적이게 보이고 따돌림 당할 만 아이들과 일부러 말도 하고 더 정답게 하니 이 아이들도 마음을 열고 정답게 대한다. 나중에는 지들이 쫓아와 사진도 같이 찍고 즐겁게 놀기도 했다. 나의 이러한 행동으로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다음으로 신시가지에 위치한 백인들의 쇼핑거리이자 태평양을 바라보는 멋진 장소에 자리한 “라르꼬마르”로 갔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절벽위에 만들어진 쇼핑거리는 화려하면서도 마치 유럽의 어는 한 곳을 보는 듯하다. 치안도 좋고 경치도 좋으니 부자들이 많이 몰려 산다고. 공원에는 조깅과 사이클링하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여인네들과 개들이 이리뛰고 저리뛰어 다닌다. 평화스런 장면이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지만 어디 그게 다 뜻대로 되는가? 출발선부터 다른데.. 공종하게 공평하게 라는 말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법과 제도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의를 위해 끝없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세상에는 별 인간들이 다 살 듯이 저만 아니 저들만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들이 독버섯처럼 세계 각처에서 나와 선량한 대다수를 억압하고 그들의 권리와 기회를 빼앗아 저들만 잘 처먹고 많이 가지기 위해 또 그것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이런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장면을 볼 때마다 인간 모두의 존엄성과 행복을 위해 교육이 절대 필요함을 느낀다.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녁시간은 퇴근시간대라 1천만 시민이 움직이는 퇴근 길이 복잡하다. 점심을 먹었던 아리랑 식당에 가서 육개장을 먹었다. 물론 소금 소태다. 8시경에 호텔로 돌아와 내일 물개섬과 사막투어를 위한 1박 2일 준비물을 마치고 부족한 물을 사러 마트에 갔다. 물은 1.5솔. 견과류는 9.5솔. 쿠키 6솔 계 21솔을 7달러에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1.3솔로 받았다. 계산대 아가씨는 동양인이 신기한 듯 계속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준다. 나 또한 웃으며 친절하게 했다. 참으로 웃음은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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