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에 붙이는 이름의 차이
1. 전( 殿 ) : 전(殿)은 건물 가운데 가장 격이 높은 건물이다.
(1) 자연히 건물의 규모도 크고 품위 있는 치장을 갖추었다.
(2) 궁궐에서 전(殿)은 왕과 왕비, 혹은 대비(大妃)가 쓰는 건물이다.
(3) 전(殿)은 평소 주거 활동 공간 보다는 의식 행사나 공적인 활동을 하는 건물이다.
예) 근정전, 인정전, 교태전, 대웅전 등
2. 당( 堂 ) : 당(堂)은 전(殿)에 비해 규모는 떨어지지 않으나 격(格)은 한 단계 낮은 건물이다.
(1) 쓰임새는 공적인 활동보다는 조금 더 일상적인 활동공간으로 쓰였다.
(2) 왕과 왕비 등은 당(堂)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예) 연경당, 명륜당, 여유당 등
3. 합( 閤)과 각( 閣) : 殿이나 堂의 부속 건물이거나 그것을 보위(保衛)하는 기능을 한다.
(1) 합(閤)이나 각(閣)은 자연히 지위는 물론 규모면에서도 殿이나 堂보다는 작다.
(2) 각종 물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역할
예) 규장각, 보신각 등
4. 재(齋)와 헌(軒) : 왕실 가족이나 궁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주거 및 활동 공간이다.
(1) 재(齋)는 숙식 등 일상적인 주거용이거나 혹은 조용하게 독서나 사색을 하는 용도로 쓰는 건물이다.
(2) 헌(軒)은 대청마루가 발달되어 있는 집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용도에서도 일상적 주거용보다는 공무적 기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예) 석복헌, 정관헌 등
(3) 주로 주인이 따로 떨어져 조용하게 지낼 수 있는 독립된 건물.
(4) 규모도 작은 편. 궁궐에서는 아직 출가하지 않은 대군이나 공주, 또는 후궁의 집인 경우가 대부분.
예) 낙선재, 집옥재 등
5. 루(樓) : 온돌이 아니라 지면에서 높이 위로 떨어진 마루로 되어있는 건물
(1) 주요 건물의 일부로서 누마루방 형태로 되어 있거나 큰 정자(亭子) 형태.
(2) 간혹 이층으로 된 건물이 있는데 이럴 경우 반드시 일층과 이층의 이름을 따로 지어 붙여 일층에는 각(閣), 이층에는 루(樓)가 붙는다. 고루거각(高樓巨閣)이란 말이 있듯이 루(樓)와 각(閣)은 따라다닌다.
예) 주합루, 경회루 등
6. 정(亭) : 흔히 정자(亭子)라고 하는데 연못가가 개울가 또는 산속 경관이 좋은 곳에 있어 휴식이나 연회 공간으로 사용하는 작은 집.
(1) 지붕모양이 사각형 외에 육각형, 팔각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많으며 부채꼴 같은 특별한 형태도 있다.
예) 부용정, 향원정, 팔각정 등
7. 정사(精舍) : 요즘의 강의실에 해당하는 건축물
(1) 탁 트인 마루와 벽체가 있다.
(2) 여름엔 루처럼 탁 트인 공간이 있어 시원하게 공부할 수 있다.
(3) 겨울엔 추위를 막아 주는 벽체가 있는 방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8. 건물에 붙이는 원칙
(1) 殿·堂·閤·閣·齋·軒·樓·亭은 대체로 규모가 큰 건물부터 작은 것으로 가는 순서.
(2) 품격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가는 순서.
(3) 쓰임새에 따라서 공식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부터 일상 주거용으로, 다시 비일상적이며 특별한 용도로, 휴식공간으로 이어지는 순이다.
(4) 즉, 건물의 신분이요 위계질서다.
(5) 이 질서는 비단 궁궐의 건물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균관과 향교, 또는 일반 민가의 건물에도 적용된다. 조선은 신분제 사회라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있다.
(6) 사가(私家)에서는 절대로 건물 이름에 전(殿) 자를 붙일 수 없다. 아무리 높아도 당(堂)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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