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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수양

조금 늦게가면 어떠리

by 베짱이 정신 2022. 12. 21.

조금 늦게 가면 어떠리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묶어 바느질할 수가 있나요? 내가 급하다고 누가 그 사정 알아주나요? 나 혼자만 바쁘고 마음 졸이는 거지. 그러면 마음을 급하게 먹고 자꾸 서두르는 이유는 뭘까? 시간 부족도 이유일테고, 빨리 해놓고 여유를 찾든지 아니면 다른 일을 더 하려고도 이유가 되겠지만 대체로 욕심과 집착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한, 꼭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마음이 먼저 앞서가기 때문도 있겠죠. 그러다 보니 지금 여기에 만족하지 못해 놓치고 잃어버리는 것들이 눈에 안 들어오지요. 

 

급하게 일을 빨리빨리 하다 보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꾸 남 탓을 하게 되고 자신의 바른 심성을 잃어버리며 고약한 얼굴로 변해가게 됩니다. 조금 늦게 천천히 하면 어떻습니까? 급하게 하나 천천히 하나 결국 결과는 같습니다. 여유 없는 팍팍한 삶을 사는 자신만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일을 차근차근 생각하며 온전하게 해 나가야지 급하게 서두르면 꼭 실수를 합니다. 운전할 때 보세요. 급한 것도 없는데 차만 몰면 엄청 빠르게 달려야만 되는 것처럼 차를 몰고 있지 않나요? 차를 급하게 몰면 결국 교통위반 범칙금 납부서가 집으로 자주 배달되지요? 그 급한 마음이 문제입니다. 과속으로 급하게 가나 속도를 준수하며 천천히 가나 다음 신호등에 가면 같이 만납니다. 급하게 할수록 내 안에 어지러운 마음, 번잡한 마음, 바라는 마음, 욕심내는 마음만 자꾸 늘어갈 뿐입니다.

 

조금 늦게 가면 어때요?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게 무슨 상관일까요? 내 힘대로 내 호흡대로 가면 되지 세상 유행 따라갈 이유 없어요. 눈치도 보지 말로 욕심도 부리지 말고 내 흐름대로 여유 있게 천천히 내 마음을 쓰면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일이 풀립니다. 그렇다고 빨리 해야 할 것을 일부러 느리게 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욕심과 집착을 놓아버리자는 말입니다. 빨리빨리도 습관입니다. 이 습관이 나를 더 바쁘게 만들고, 더 정신없게 만들어 내 몸의 주인이 누구이고 손님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들어 나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조금 늦게 가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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