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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양

화는 잠깐 지나가는 폭풍일 뿐

by 베짱이 정신 2018. 6. 14.

화는 잠깐 지나가는 폭풍일 뿐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젊은이들일수록 더 그러합니다.
그럴 때는 이렇게 해 보세요. 아주 유익한 수행입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기분을 다스려야지. 감정을 다스려야지',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이제 가라앉았어'라고 혼자 말해 보십시오.
내면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반복하는 겁니다.

그 감정은 절망일 수도 있고,두려움일 수도 있고, 화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격한 감정에 시달리면서도
그것을 다스리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수행법을 잘 따르면,
여러분은 내면에 격한 감정이 솟는 것을 느낄 때
언제나 그 감정을 다스릴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여러분은 격한 감정에 자신을 내맡기면 곤란합니다.
그런 수행을 생활화하지 않는 사람은 격한 감정의 노예가 되고 희생이 됩니다.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은 집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합니다.
격한 감정은 내면에서, 여러분의 의식 깊은 곳에서 생겨납니다.
매 순간 항상 깨어 있을 수 있는 힘 또한 내면에서, 여러분의 의식 깊은 곳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격한 감정이 일면 안정된 자세로 앉거나 드러누워 보세요.
그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모든 관심을 복부로 모아 보십시오.
왜 복부일까요?

폭풍우 속에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초점을 나무의 꼭대기에 맞추면 여러분은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가는 나뭇가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가 폭풍에 견디기 힘들겠구나 라는 인상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초점을 나무 줄기에 둔다면 판단은 달라집니다.
나무가 튼튼하게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에
폭풍을 거뜬히 견뎌내겠다는 느낌을 받지요.

여러분은 나무이고,
여러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폭풍입니다.
폭풍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날아가버리게 됩니다.
폭풍에 대비한다는 것은 매 순간
정성을 다하는 호흡을 시작하고,
여러분의 관심을 뇌, 즉 사고의 수준에서 복부, 즉
배꼽 바로 밑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 부분은 나무로 치면 바로 줄기입니다.
뇌는 폭풍의 눈인 셈이지요.

이 수행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입니다.
나무 줄기에 피난처를 얻는 셈이니까요.
그렇게 피난처에 몸을 숨기면서 곰곰 따져보면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여러분이라는 존재의 극히 작은 부분이지요.
여러분은 감정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감정이란 한 순간 여러분에게 다가와서
잠시 머물다가 폭풍처럼 지나갈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감정을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몰라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통을 끝내는 유일한 길이
자신을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서둘러 판단해 버립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몰라
자살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야,
감정은 잠시 찾아와서 머물다가
곧 사라지는 거야 라는 생각만으로도
여러분은 쉽게 감정을 풀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격한 감정을 흘려보내고 나면 여러분은 매우 행복해질 것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깨달은데 따르는 행복이지요.
또다시 격렬한 감정이 내면에서 일어나면 똑같이 해보세요.

그리고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배워보세요.
사랑에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꼭 있어야 합니다.
배려하는 마음 없이 어떻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배려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을 어떤 대상으로 집중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아이나 부인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으면서
자식 사랑, 아내 사랑 운운할 수 있습니까.
사랑은 어디까지나 마주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열한살 소년을 알고 지냅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어느날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 내일이 네 생일인데 갖고 싶은 게 뭐니?
아빠가 사 줄게"라고 말입니다. 이 말에 팀은 크게 실망했답니다.

팀은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팀은 아빠가 큰 부자여서
무엇이든 다 사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겐 단 한 가지를 빼고는 필요한 게 없었습니다.
그 한 가지는 얻기가 참으로 힘든 것이었습니다.
바로 아빠의 얼굴을 보는 일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아빠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드문 데다
집에서 지낼 때마저도 마음을 다른 것에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몸만 집에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 팀에게는 아빠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팀은 아빠에게 "저에겐 아빠가 필요해요. 다른 것은 필요없어요.
아빠가 필요하단 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제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아빠는 자기 아들에게 아빠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정성을 다하여 호흡하고 차를 마시는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그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귀여운 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맘속으로 "아들아, 이제 진정으로
너를 가까이하마"라고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수행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진정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불교의 선(禪)수행이기도 합니다.

 

출처 : 틱 낫한 스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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