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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시간

은퇴 이후의 삶은 덤이고 축복이어야 한다

by 베짱이 정신 2024. 10. 28.

은퇴 이후의 삶은 덤이고 축복이어야 한다

 

흔히들 환갑 노인을 청춘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지독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고 감내하며 부지런히 살아왔습니다. 덕분에 국민소득, 위생, 환경, 의료, 영양 등 모든 게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뀌다 보니 이제는 이웃 나라도 도울 수 있을 정도로 살만합니다. 

 

모든 걸 희생하며 살아온 젊은 날을 보내니 이제는 노후 빈곤과 노인 질병과의 긴 싸움이 부모자식, 사회 모두를 괴롭힙니다. 지금은  늙어도 안 죽습니다. 아니 못 죽습니다. 죽을 기회를 안 줘요. 병원에서는 죽을 만하면 살려놓고 죽을 만하면 또 살려 놓아 노년의 삶은 병원에 저당 잡힌 삶이 되었습니다. 늙어도 죽을 수 없는 삶은 모두를 불행하게 합니다.

 

죽을래야 죽을 수없는 현실에서 만약 내가 장기 치료와 입원을 하게 된다면 이는 생각만 해도 완전 지옥이니 늙어도 일을 놓을 수가 없는 불행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안 내놓으니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 늙은이들은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구하느라 난리법석을 떠는 혼돈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시스템은 생물학적 나이 60에 기준을 맞춰 짜여 있기에 60에 은퇴하고 나서가 문제입니다. 물론 청춘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몫을 할 수 있는데 갑자기 일자리가 없어지니 그 공허함과 불안감이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노후의 경제생활을 준비할 틈도 없이 와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일자리를 잃은 대신에 자유를 얻었잖은가? 진정한 자유를, 사상의 자유, 일 안 해도 되는 자유, 시간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 등등 젊어서 그토록 갖고 싶었던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으니 환갑 은퇴가 얼마나 좋은가? 인본주의 사상을 실천하는 게 아닌가?

 

문제는 평균 수명이 확 늘어난 은퇴자들이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문제입니다. 몇십 년씩 죽어라 일만 했으면서도 일을 더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생존불안 때문입니다. 현재 가정경제를 꾸려나가려면 일정 규모의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수입이 없으니 갑자기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견디겠습니까?

 

밥은 굶지 않지만 그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은 거지요. 그동안의 노고로도 충분히 보상받아야 되는데도 미래의 삶이 불안하니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해야만 한다고 하는 겁니다. 이 얼마나 비 인간적이고 슬픈 비극입니까? 늙어서까지 죽어라 일을 해야만 한다니...

 

그렇다면 국가가 모든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돈 먹는 하마니 뭐니 하면서 쓸데없는 인기영합주의라고 몰아세우며 노인 복지예산을 확 줄입니다. 지금은 아예 알아서 각자도생 하라고 합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늙어서 대우해 주는 게 어째서 인기영합주의가 됩니까?

 

이 정도까지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희생하고 기여한 노인들을 늙어 죽도록 일을 시키는 게 말이 됩니까? 신자유주의, 자유경제가 이런 건가요? 아주 은퇴자들을 인간고물로 처리하려 듭니다. 인간존중에 대한 기본 개념이 서있지 않은 공산당식 생각과 정책이 아닙니까? 공산당이 따로 있나요?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면 60 이후의 삶이 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청춘시절처럼 돈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모든 국민들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면 국민들의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되고 새로운 복지국가가 됩니다. 의식 자체가 바뀌게 되고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그동안 돈과 시간, 체면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과감히 해 보는 겁니다.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학창 시절, 젊은 시절 직장 다니며 꿈꿨던 것들을 즐겁게 해 보며 인생의 꿈을 실현해 보는 겁니다.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많은 무료 문화강좌도 있고 봉사와 체험할 거리도 널려있지요. 

 

청춘시절의 열정과 희망의 황금기와는 다르게 노년기는 인생의 또 다른 황금기를 누리는 겁니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그동안 할 말 못 하고, 먹고살기 위해 불의를 못 본척하며 나 도한 동참하며 지냈던 비겁했던 젊은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할 수 있는 은퇴 후의 삶은 인생의 덤이고 행운입니다. 

 

덤으로 사는 환갑 은퇴 이후의 삶은 고목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너와 나이고 그렇게 만들 책임이 모두에게 있습니다. 환갑 은퇴 이후의 삶은 덤이자 자유를 맘껏 만끽하며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제2의 인생 황금기입니다.

 

늦었지만 21세기에 맞게 법과 제도를 인간적으로 개혁하여 국가는 열심히 일을 하면 노후는 보장 받는다는 믿음을 국민 모두에게 심어 주고,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새로운 인류 탄생을 위해 혁신해 나가는 길만이 우리 모두 승리하는 길입니다.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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