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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길림성 백두산 천지 관광기 - 둘째날(2013년 8월 4일) - 천지

by 베짱이 정신 2013. 8. 7.

길림성 백두산 천지 관광기 - 둘째날(2013년 8월 4일) - 천지

 

  새벽 4시에 일어나니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진다. 그러더니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마구 쏟아진다. 이거 오늘 천지 못보는거 아녀? 염려가 되었지만 일기가 수시로 변한다니까 기대는 해야지.

 

  5시에 일어나 세면을 하고 호텔 주변을 걸었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진다. 어제 밤에 맥주 샀던 그 가게 앞까지 걸어갔다 오니 일행들이 벌써 아침을 먹고 있었다. 여러 채소 반찬을 갖다 놓고 맛있게 먹었다. 난 아무래도 중국음식이 잘 맞는다. 아무래도 중국 가서 살아야 할까보다.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지만.

 

 6시 40분 백두산으로 출발.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울창한 삼림속으로 길게 뻗은 길은 마치 영화속 한 장면이다. 입구 정차장에 내리니 사람들로 인산인해. 정말로 사람 많다. 일요일이고 방학이 끼어서 그렇단다.

 

 

 입장료 125원, 중간 정류장까지 85원, 천지입구까지 도 80원 총 290원이 든다. 큰 버스를 타고 1차 정류장에 내렸다. 여기서 장백폭포까지 가는 25인승 버스를 갈아탄다. 장백폭포 정류장에 내려 걸어가야 한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양 옆으로 펼쳐진 대 자연의 다양한 모습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또 양 옆으로 백두산의 사계를 사진으로 찍어 전시해 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걸어갔다. 68미터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대단했다.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몰보라가 밀려왔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은 어김없이 자리쟁탈전이 벌어진다. 이 곳 저곳에서 사진에 담고 내려왔다. 이 곳에서는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 3개에 10원(한화 2000원), 불르베리도 10원에 사서 같이 먹었다. 계란은 노른자는 익고 흰자는 안 익는게 특징이라나? 푹 삶지 않아서 그런거지 특별히 무슨 작용이 있어서 그런게 아닌데도 신비를 자아내는 가이드의 그런 맨트가 계란을 사 먹게 만든다.

 

 

  다시 버스를 타고 1차 정류장에 내려와 미니버스를 타고 천지를 향한다. 이 미니버스는 쌍용자동차의 이스타나였다. 쌍용차가 중국의 상하이 기차에 넘어갔을 때 이 놈들이 설계도를 다 빼돌리고 투자 10원도 안하고 기술과 돈만 빼먹은 그 회사 로고를 달고 있었다. 전에는 지프가 다녔는데 이제는 미니버스로 바꾸었단다.

 

 

  내가 탄 차 내 옆은 아주머니와 딸인데,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만 쓰촨성 청두에서 왔다고 한다. 자기 딸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더군. 나는 한국과 중국은 고대로부터 형제라고 말했다.그랬더니만 그 아주머니도 그렇다라고 말하더군. 천지 가는 길은 고불 꼬불. 그렇지만 운전수들은 아주 생쌩 달린다. 하늘엔 구름이 있었지만 올라갈수록 상쾌하고 시원했다. 정차장에서 정상을 보니 아니?? 이럴수가???? 인산인해다. 산등성이 따라 늘어선게 전부다 사람??? 가이드 말로는 1년중 몇 번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란다. 천지를 못봐도 이런 또 다른 장관을 봤으니...

 

 

  기다리고 기다리다 조금씩 이동, 사실 마음은 조금 급했다. 날씨가 지금은 좋은데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다린 보람이 있어 드디어 등정 시작. 올라서서 내려다 본 천지는 사진속의 그 모습이었다. 북파 코스로 올랐기에 물가에는 내려가지 못했다. 능선을 따라 정말 좋은 곳은 사진사들이 진치고 있으며 못들어가게 한다. 지들한테 사진 찍어라 이거지. 그러다보니 좋은 경치있는 곳에서는 서로 사진을 찍겠다고 마구 들이대며 그 틈 사이로 한국인들도 보였다. 그저 웃지요. 한국인들은.

 

 

  백두산은 8월말부터 9월까지가 최적의 관광기간이란다. 이 때는 맑은 천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른 기간은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장담을 못한단다. 그런데 오늘은 하늘이 천지를 열어줬으니 감사할 수 밖에. 그저 행운에 감사할 뿐. 능선을 따라 이어진 절경을 보면서 사진도 찍고 북한쪽을 보았다. 미련한 것들. 이 좋은 관광코스를 썩혀??? 그 정신나간 것들을 어쩌면 좋아??? 백성들을 굶어죽게 하고 지들만의 공간에서 지들만의 행복만 누리는 못된 것들. 분명 천벌을 받을 것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절경을 구경하고 차 타는 곳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돌 틈 사이로 핀 백두산의 진정한 야생화를 보았다. 돌 색깔과 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되었지만 자세히 보니 꽃이었다. 그런데 어제 산 술을 차에 놓고 오는 바람에 정상에서 술을 못 마셨다. 경치에 취해 잊고 있다가 내려오다가 중국인들이 맥주를 마셔대고 술을 먹는것을 보니 생각이 난 것이다.

 

  중국인들은 화장실 앞이건 어디건 둘러앉아 가져온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중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길레 가다가 다시 돌아가서 중국말로 술 한잔 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한 놈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른 한 사람은 얼른 자기가 마시던 술병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감사히 받아서 한 모금 꿀꺽. 내가 중국말로 백두산 등산 후 술 한잔 안하면 남자가 아니다 라고 말하고 감사하다고 말 했다. 그 사람들도 황당했을거다. 한국인이 술 한모금 달라고 중국말로 말하지 엉터리 중국말로 뭐라고 중얼 거리지.. 하여튼 그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참으로 나도 넉살도 좋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서 그런 행동을 했을꼬???

 

  일행이 다 내려와 이제는 미니버스를 타고 하산해야 한다. 하산하기 위해 줄을 서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서로 먼저 타겠다고 마구 밀고 들어오고 넘어가고... 예전의 우리 모습이다. 지들끼리 마구 싸우고 마치 개들이 싸우는 것처럼. 타인들은 싸움 구경하고..

 

  30분 이상을 기다려 미니버스를 탔다. 같이 탄 일행중엔 새치기 했던 놈 두놈이 탔고 그들과 같이 앉았다. 노래를 틀어주는데 아주 듣기 좋은노래라 새치기 한 놈에게 물었지 이 가수가 누구냐고? 그랬더니 모른다고 한다.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는데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며 주차장에 도착.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입구 정차장으로 출발. 내려갈 때도 모습이 장관이다. 영화속 한 장면이다. 제일 먼저 우리 버스에 들어가 긴바지를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어이 시원해라.

 

  이도백하 시내에서 벗어난 곳에 강원도 식당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파리가 마구 날리고 시골 음식 그자체인데 여기도 조미료를 얼마나 넣었는지 원 재료 맛보다는 조미료 맛이 더 강했다. 점심을 상추쌈과 고비나물 된장찌개로 맛있게 먹고나서 옆에있는 가게에 가서 여러 가지 군것질 거리를 맥주 1캔과 함께 70원 주고 샀다. 이제는 연길로 장장 4~5시간 가는 길만 남았다. 한 십분 쯤 가다가 꿀 파는 곳에서 내려 재래식 화장실 체험(?)을 하며 꿀을 파는 곳이다. 먹어보라고 주는 꿀은 보아하니 한국 가격으로 파는데 물엿이었다. 화장실은 구멍만 뚤려있는 곳. 문도 물론 없고. 참 시골스런 분위기다. 그래도 가짜 꿀을 사는 사람이 있네, 인사치례로 사는듯 했다.

 

  백두산에서 연길쪽으로 길게 늘어선 깊은 삼림지대를 지나 첫 휴게소에 들렀다. 이 곳은 장뇌삼을 파는 곳인데 목이버섯을 파는데 이것 역시 한국 가격으로 파는 것이다. 비싸서 안산다고 했더니만 금방 깎아준다. 우리돈 만원으로 400그램이라는 것을 샀는데 알게뭐야 400그램인지 아닌지.

 

  화룡 용정을 지나면서는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데 구분하는 방법은 집들의 지붕을 보면 안다나? 조선족은 용마루가 올라가게 집을 진다고 한다. 구석 구석 집단을 이루고 사는데 세집 중 두집은 한국에 돈벌러 갔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에 나가기가 쉽단다. 돈도 적게 들고.

 

  가이드가 선택관광으로 저녁을 북한요리점에 간다고 하길레 우리는 안 간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뻔한데 가서 뻔한 음식과 뻔한 겉치레같은 노래를 듣고 박수치고 오란 말여? 난 그럴 수 없어 안간다. 연길로 들어가서 라텍스 판매장을 갔다. 여기도 역시 판매술이 진화되었다. 지금은 라텍스 이불을 내놓았네??? 뭐? 내년에는 라텍스 쇼파도 내놓는다고? 참으로 생존 기술이 대단하다.

 

  우리가 북한식당에 안간다고 하니 먼저 호텔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짐을 놓고 바로 보신탕 집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오는 도중에 그렇게 많이 보이던 단고기집이 안보이네. 게속 갔더니만 서민들 사는 아파트 주변으로 야시장이 열렸다. 꼬치집, 신발, 옷가게, 채소장수, 포장마차 같은 것들이 길 양옆으로가득. 물론 기본적으로 쓰레기가 날리고 길은 울퉁불퉁하고 그렇지. 먼저 2009년에 중국 영성에서 사 신은 샌달이 밑창이 다 낡아서 벗어 내버리고 새것을 하나 사 신었다. 물론 중국말로 흥정하고 55원 달라는 거 40원(한화 8000원) 주고 샀다. 그리고 국수로 저녁을 먹기로 하고 국수집을 찾아갔다. 간판은 조선족인데 한족(정확히 말하면 만주족)이 장사한다. 샤오미엔(볶음국수)을 1그릇 시켰다. 그런데 이 여주인이 사람이 둘인데 어찌 1그릇만 시키냐고 그러는 거다. 그래서 한 사람은 안 먹는다고 했더니만 알았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리다 거시기해서 맥주 한병을 시켰다. 그랬더니 맥주만 덜렁 던져주듯이 놓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게임하는 그 집 아이에게 잔 하나 달라고 해서 연길에서 생산하는 빙천맥주를 마셨다. 맥주는 특징이없다. 맥주니까 마시는 거다. 드디어 국수가 나오는데 이거이 깜짝 놀랐다. 완전히 곱배기중에 곱빼기다. 반도 못먹고 남겼다. 배불러서 더 못먹겠다고 말하고 맛있었다고 말했더니만 웃는다.

 

 국수값 8원, 맥주값 4원 총 12원을 주고 나와서 복숭아를 사러 갔다. 아주 굵고 먹음직스런 것을 4개 샀다. 8.9원(약 1800원) 한잔 더 하고 싶었지만 배도 부르고해서 그냥 돌아왔다. 중국스러운 분위기를 맘껏 느끼고 돌아왔다.

 

  조금 있으니 북한음식점에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소리가 났다. 가이드가 들어와 복숭아 네 개 망고 두 개를 내놓는 것이다. 저녁을 안 먹었으니 대신해서 주는 것이리라. 맥주를 한 잔 더하고 자려고 잠시 밖에 나가서 맥주와 여러 군것질 거리를 37원 주고 사서 들어와 한 잔했다. 연길 빙천맥주도 역시 맛이 없다. 가게 주인과 여러 가지 것을 중국말로 묻고 했다. 의사소통 전혀 문제 없었다. 한 잔 더 마시니 잠이 소로록 오네. 그런데 밤 늦게 뭐라도 먹으면 속이 영 불편해져서... 이게 나이먹은 탓이리라. 내일을 위해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