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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백수거사 베짱이 중남미 유람기 6편(2017. 12 .10. 일) - 쿠바 하바나

by 베짱이 정신 2018. 1. 5.

백수거사 베짱이 중남미 유람기 6(2017. 12 .10. 일) - 쿠바 하바나

 

  7시 기상 8시 아침 식사 915분 출발로 여유있는 아침을 맞는 날이다. 아직까지도 시차적응에 문제가 많다. ~~. 한참 졸릴 때 시각을 보면 한국에서의 한밤중 시각이다. 아직도 몸이 기억하고 있으니.. 이런걸 보더라도 생활리듬이 참 중요하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니까. 밤새도록 거샌 바람이 몰아친다. 창밖의 야자수 잎이 한쪽으로 기울어도 꺽이지 않고 꿋꿋이 버티네.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육체의 피곤함이 몰아치니 잠을 모처럼 푹 잤다. 비바람이 몰아치건 말건. 도마뱀이 왔다 갔다하는 밤을 푹 자고나서 세면을 하고 8시에 아침을 먹으러 갔더니만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은 식사 끝. 남은 음식을 둘러보니 먹을 게 별로 없네. 이래서 일찍들 서두르나 보다. 아침은 계란 스크렘블에 꼬마 양배추, 1조각에 치즈 햄 넣고 홍차로 마무리. 우리의 식문화가 포만감이 있어야 되는데 야들 식문화로는 채우지 못하니 양을 채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다 먹나보다. 내가 이 호텔의 지배인이라면 동양인 특히 한,,일 삼국인이 숙박했다면 죽을 끓여 놓았을텐데... 그러면 다른 음식은 별로 손도 안댔을텐데. 그러면 환경 보호에도 일조하는 건데... 그러고보면 오히려 호텔측으로 보면 이익인데...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네. 이건 문화의 차이가 아닌 통제사회의 문제이다. 아니 국가가 국민의 생활을 일일이 다 통제하고 사상까지 통제한다는게 말이 되냔 말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 하나 하나는 우주이고 독립된 국가이다. 단 공동사회의 규율은 있어야겠지. 참으로 이해 불가한 아쉬움이 참 많다.

 

  모든 법과 제도는 현실에 맞게 변해야 된다. 이 호텔을 보면서 경직된 제도와 법이 얼마나 창의성과 인간성을 말살하는지 볼 수 있다. 이런 경직된 법과 제도는 국민을 옥죄고 바보로 만들고 로봇처럼 꼭두각시로 만들 뿐이다. 그런면에서 쿠바나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들이 정말 혁명을 해야 될 상대는 지금의 지도층이라는 걸 알아야 되는데 그들은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니.. 그것은 바로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로 국민들을 탄압하고 우민화를 유지하는 이유다. 저 공산 독재국가들의 독재자들의 소명은 다했다고 본다. 이것도 아주 엄청 잘 봐줘서 이런 표현을 하는 거다. 지금이 봉건 왕조시대도 아닌데 국민의 자유를 탄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니...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런 생각을 쿠바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을까?

 

                                                    까피톨리오

                                             국립극장

 

  해안을 따라 난 길을 따라 쿠바의 국회의사당인 까피톨리오에 도착. 그런데 어?? 어디서 많이 본 건물인데? 어디서 봤더라? 아하~~ TV속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이 아녀? 쌍둥이 건물이네? 이 건물을 통해 쿠바의 역사를 살펴보면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군정을 설치하고 불평등한 조약을 체결하며 쿠바를 식민지로 만들게 된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초대대통령 에스트라다 팔마. 그는 쿠바의 토지, 산업, 자원, 교통의 이권이 미국 자본의 수중으로 넘기게 되고 이어 당선된 1925년 게라도 마차도는 장기독재까지 하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카피톨리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19293년 이상의 기간 동안 5천명의 노동자를 동원하고 1700만 달러를 들여 지은 건물이다. 미국의 워싱턴에 있는 캐피톨(Capitol)과는 쌍둥이 설계이며 같은 설계자가 설계한 건물이란다. 혁명 후에는 쿠바 과학원과 국립과학기술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수리중이며 그 기간이 5년 째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언제 완성되리라는 기약이 없다나?... 건물 앞으로 큰 길에는 올드카들이 배기가스를 내뿜고 소음을 내며 지나간다. 관광 마차도 지나다니고...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내가 들어온 듯하다. 여기서부터 걸어다니며 구경을 한다.

 

                                        호세 마르띠 동상

 

  인물 전체가 나오는 동상이 있는 작은 공원에 도착. 그 주인공은 쿠바의 독립영웅 호세 마르띠이다. 그는 19세기 쿠바를 대표하는 시인이요 수필가이다. 서정적이고 간결한 그의 시는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고, 신랄하면서도 멋들어진 수필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 중 하나라는 평을 자아냈다. 흔히 불리우는 노래 "관따라메라"가사의 원 작자이다. 지금 쿠바에 미군기지가 하나 있는데 관타나모 기지인데 바로 그곳의 농부 아가씨를 노래한 것이다. 동상을 중십으로 한 작고 아담한 공원인데 주변에는 올드카들이 줄지어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헤밍웨이와 관계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그가 다녔던 까페 La Flolida는 휴일이라 문을 닫았고 겉만 보고 주변의 거리 모습,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마차도 지나다니고 관광용 삼륜오토바이 택시인 "CoCo" 택시도 노란 옷을 입고 앙증맞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쿠바의 명동이라고 불리우는 오비스뽀(Obispo) 거리는 하바나 지역의 주요 연결 거리로 현대와 고전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곳이다. 여행 안내센터, 인터넷 카페, 국영 환전소등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많이 있다. 이 거리에는 헤밍웨이가 수년간 호텔생활을 했다던 암보스 문도스호텔로 걸어 갔다. 암보스 문도스의 뜻은 옛것과 새것이 함께한다의 뜻이라는데 우리의 溫故知新(온고지신) 정신과 같으리라. 호텔입구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호텔 로비 한쪽에 헤밍웨이 사진과 친필을 걸어 놓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1층 로비에서는 늙은 피아니스트가 영혼 없는 눈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영화 속에 나올법한 백년이 넘은 철제 엘리베이터는 쉴 새 없이 관광객을 옥상으로 실어 나르고 엘리베이터 관리 직원 한 명이 열고 닫고 반복 작업을 하는데도 아무런 불평 없는 표정으로 많은 사람들을 맞는다. 호텔 511. 이 방은 지금 기념관으로 헤밍웨이가 기고했던 기사와 원고의 초고 등이 전시되어있다. 물론 유료 입장이다. 그는 이 방에 오면 글이 잘 써진다고 지인들에게 말했단다. 작가들도 징크스가 있나보다. 그는 이 방에서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했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하바나 시의 중요 관광자원이 되었네. 유명 작가의 흔적이 공장 수십개 보다 더 많은 재화를 창출한다. 이게 바로 문화의 힘이라는 것이다. 스토리가 있잖은가? 건물에 담겨진 이야기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관광객의 발걸음을 끌어 들이지. 로비에 바가 있는데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는 칵테일 모히또를 파네. 더운 나라에서 대낮부터 진한 술을 마실 수 없으니 연한 럼주를 칵테일한 모히또를 마셨으리라. 6층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니 크루즈 선박 부두도 보이고 맑고 깨끗한 하늘아래 빛바랜 건물들이 더욱 정겹게 여겨진다. 새로 지어진 말끔한 건물보다도 더 말이다. 그렇지만 이 도시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한데, 그 속에서 노랫소리가 들리고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 영화같은 곳이다. 아니 영화의 한 장면이다. 길거리에서는 늙은 흑인 밴드들이 아주 흥겹게 근심걱정 없는 듯이 노래를 부르는데 섣불리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관광객들이다. 자기 나름대로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리라.

 

 

하바나(산 크리토발) 대성당으로 향한다. 이 성당은 18세기 바로크 양식 건축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며 국립 기념관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성당 외관은 바로크 양식의 웅장함을 보여주듯 화려하나 성당의 외벽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하다. 사실 그 벽돌은 바다에서 채취(산호석)해서 가공하여 지었기 때문에 바다의 퇴적된 흔적들이 세월이 가면서 비바람에 의해 부식된 현상이란다. 성당 내부는 외부보다는 간결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과거 신대륙 아니 쿠바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유해도 17~18세기 100여년간 이곳에 안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미사를 보고있어 방해되지 않게 입구에서만 잠시 보고 나왔다. 쿠바인들의 85%가 로마카톨릭을 믿는다지만 아프리카 토속종교와 카톨릭이 혼합된 "산테리어"라고 하는 종교를 암암리에 많이 믿고 있다고 한다. 성당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유명한 식당과 바들이 줄지어 있어 관광객들을 부른다. 성당 주변에는 화려한 원색의 아프리카풍의 옷을 입고 다니며 사진 모델이 되어주며 1달러씩 요구하는 직업인들이 있고 구걸하는 사람, 물건 파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 음식점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는 악사들, 카드로 점을 보는 점쟁이 등이 다양한 인생사만큼 광장 주변을 다양하게 만든다. 그림은 짙푸른 바다와 하늘마냥 강열한 색깔을 사용하여 쿠바스러움을 나타지만 어딘가 모를 슬픔이 담겨있지 않나 하는 혼자만의 느낌이 든다. 내가 편견에 가득 찬 인간이기 때문일까? 여행은 편견과 생각을 바꾸기 위해 하는 것인데 말이다.

 

 

  다음으로는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즐겨 마셨다는 까페 Del Medio를 갔다. 사람들이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많다. 헤밍웨이라는 사람 하나로 하바나는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우리가 예술을 생활화 해야 하는 이유도 삶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 아니냐? 그러다 보면 세계적 예술가도 나오는 것이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고.. 그러다보면 전쟁보다는 세계 평화가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닌가? 주변에는 역시 노래소리 연주소리가 귀를 즐겁게 몸을 흔들흔들하게 만들고 주변 쿠바스러운 관광기념품 가게들은 모두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르마스 광장은 1519년 아바나 최초의 미사와 아바나 시의회 회의가 바로 이곳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장소라고 한다. 이 광장 주변에는 수많은 박물관과 도서관, 기념비, 콘서트 홀 등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즐비해 있으며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하바나 시민들의 휴식처라고 한다. 공원 중앙에는 19세기 쿠바를 독립으로 이끈 영웅 세르페데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아름다운 분수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벤치, 멋진 가로등이 있어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걸어가면서 옛 우체통 역할을 했던 것이 마치 이태리 로마의 진실의 입처럼 손도 넣어서 놀란 표정도 지어보고 해변가 작은 신전이 있는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 1828년에 새워진 그리스 신전의 축소판인 엘 템플레테 신전이 있는데, 신대륙 발견자 콜럼버스의 흉상이 서 있고, 신전 앞에 심어진 나무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서 세 바퀴를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세이바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마야인을 비롯한 원주민들에게는 지옥과 인간세계 그리고 천국을 이어주는 신성한 나무인데 이 나무를 통해 천국인 칸으로 간다고 믿는단다. 쿠바인들은 쿠바의 건국일인 1216일 이 나무주위를 12바퀴 돌면서 소원을 빈다고 한다. 카톨릭의 나라에서 미신적 요소가 강한 것을 아직도 하고 있다니... 인간이 신을 만들고 그에 종속되어 살면서도 어딘가 허전한가 보다. 더 강력하고 믿을만한 신이 필요한가보다. 그러니까 이런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지. 그러나 소원이 이루어지는지는 믿거나 말거나. 여기에 심어진 나무는 그 후손이지만 1519년 쿠바가 만들어질 당시 기준점이자 이 나무 아래서 최초의 미사와 아바나 시의회 회의가 바로 이곳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장소로 모두가 소중히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아르마스 광장은 광장이라기 보다는 공원이란 표현이 맞을 듯하다. 이 곳에는 동상이 하나 서있는데 쿠바 독립 영웅 중의 하나인 세스페데스. 그는 노예제도 폐지, 농민혹사 금지 등 독립을 요구하는 1868~ 1878년간 벌어진 이른바 십년전쟁을 이끈 분이다. 그 분의 동상을 중심으로 자그마하게 만든 공원으로 보인다. 그 동상 뒤편엔 옛 스페인 총독관저였다가 대통령 궁이었다가 지금은 시립박물관이 된 옛 바로크 양식의 헤네랄레스 궁전이 있는데, 앞 도로는 다른 도로와는 다르게 돌이 아닌 나무로 포장되어있다. 그 이유는 돌로 되었을 때 마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시끄러워 총독 부인이 잠을 못자서 대신 소리가 적은 나무로 바꿨다나?

 

이 곳에서도 역시 악사들이 관광객들을 따라다니며 노래도 불러주고 사진도 찍어주며 돈을 받는데 노래는 대부분 관따나메라를 부른다. 주변에 노점상들이 많은데 쿠바 화폐를 파는 사람. 카스트로 모자를 파는 사람 등이 물건을 파는데 그리 지독하게 굴지 않고 구입자 선택에 맡기는 듯한 표정으로 판다. 난 그 중에 카스트로 모자를 하나 샀는데 물건을 파는 사람의 표정이 선해서 샀다. 2달러 주고 샀다. 이 모자를 쓰고 있으니 악사들이 기타를 치며 다가와 무척 친한 척을 하길레 고맙다고 하고 자리를 떴다. 자기들 끼리 떠들면서 노래를 하는 거지 관광객을 위해 노래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즉, 직업정신에 투철할 뿐이라는 느낌이었다. 나는 어지간하면 거리의 예술가들에게는 호의를 베푸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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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가로는 레알 푸에르사 요새가 있다. 해자도 있어 다리를 들어 올리면 성내로 들어갈 수가 없다. 이 성은 1555년부터 건축되기 시작한 아바나항 입구에 위치한 가장 오래된 요새로 처음 건축될 당시에는 목조요새 였으나 프랑스 해적의 습격으로 소실된 후 산호석을 이용한 석조 요새로 재 완성되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지금은 도자기 박물관으로 활용중이란다. 외관만 구경하고 바다건너 언덕의 모로 요새도 보았다. 이곳에 요새를 지었던 이유는 해적들 때문이라고 한다. 양 요새에서 대포를 쏘면 이곳을 지나는 모든 배들은 침몰 할 수밖에. 그래서 이 좁은 곳에다 만들었나 보다.

 

 

  산 프란시스코 광장(Plaza de San Francisco)은 근처에 크루즈여객 터미널이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비에하 지역에서는 큰 광장이며 아바나의 대표관광지로 아름다운 분수대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멋진 가게들이 있다. 광장 한 편에 산프란시스코 성당이 있는데 종들이 길옆으로 가지런히 놓여있고 노숙자의 동상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 동상의 발을 밟고 수염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나 뭐한다나.. 그러니 관광객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사진 찍기에 열중이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며 보는데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이발을 했다는 이발관을 지난다. 이곳 역시 한국인의 도보 관광코스다. 살아있는 이 분의 동상이 고향인 충주에 세워졌고 각종 행사가 열리는데.. 사실 살아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의 동상을 세운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과 뭐가 다르랴. 물론 본인 스스로가 세운 것은 아니었지만 상식있는 세계인들이 볼 때는 과연 저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매우 의아해 했으리라. 또한 오랫동안 존경 받아야 할 인물이 한 순간 선택을 잘못하여 벌써 잊혀진 존재가 되지 않았나 말이다. 이는 본인의 책임도 크지만 이를 부추켜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의 책임이 엄청나게 큰데 이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네. 그런데 다행히도 이 분이 똥 구렁텅이에서 나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인류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다니시니 그나마 다행이다.

 

  비에하 광장은 군대 제식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후 시장으로 번성했는데 지금은 까페, 라이브 바, 레스토랑 들이 자리한 활기있는 광장이다.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과 각종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있다. 비에하 광장에는 수제 맥주 로 유명한 Factoria Plaza Vieja 펍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펍에서는 악사들의 노래와 연주도 들린다. 광장에는 커다란 닭을 탄 여인이 포크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한 커다란 상징물을 세워 놓았다. 여기서 닭은 힘을 상징한다나?

 

 

   어느덧 점심 때가 되어 도보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 있는 가정집 같은 레스토랑에 갔다. 이곳도 역시 3인조 악사들이 노래와 기타 연주를 들려준다.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높여준다. 점심은 토끼고기를 시키고 음료는 모히또를 시켰다. 채소 샐러드는 그냥 썰어서 나온 것이다.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를 쳐서 입맛에 맞게 먹으란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악사들이 와서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려준다. 참으로 귀가 호사한다. 귀에 익은 노래와 처음 듣는 노래들이 나오지만 친근하게 들려옴은 내 마음가짐인가?

 

 

이 곳 음식은 대체로 다 짜다. 팥물에 밥을 비벼서 먹는 전통음식을 먹어보니 맛이 아주 훌륭하다. 토끼고기는 마치 닭고기와 비슷한 맛이다. 모히또는 럼주에 탄산수와 허브잎을 넣은 것으로 내 감별로는 별로다. 이는 아마도 럼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곤란하여 여러 가지 섞어서 먹다가 나온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탄산수 맛만 많이 난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칵테일 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악사들이 CD를 들고 다니며 판다. 10달러 주고 1장을 사고 악사 3인에게 각각 1달러씩 팁을 줬다.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감사하는 의미로. 그랬더니 이들이 무척 고마워한다. 나오면서 이들 악사들과 함께 키싸스 키싸스 키싸스 노래를 1소절 같이 불렀다. 그랬더니 나의 이런 모습에 그분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기뻐한다. 늙은 악사들과 젊은 여가수 모두 선하게 보였다. 그 분들의 음악을 칭찬해 주고 기분 좋게 헤어졌다. 1시간이 넘는 점심시간을 마치고 재래시장에 갔다.

 

 

 

해변가 옛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기념품 및 그림시장이다. 4시까지만 영업한다고 한다. 그림 위주로 보는데 한결같이 멋있다. 원색의 그림, 비오는 듯 음울한 거리를 묘사한 아바나 거리, 올드카와 회색도시 모습을 그린 그림과 새롭게 표현방식으로 그린 그림, 피카소류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악사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쿠바스러워 가려고 흥정을 했더니만 50쿱을 달랜다. 자기 아버지가 그림을 그리고 아들이 판매하는 가게다. 흥정을 하다보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마련인데도 이 사람은 전혀 화내지 않고 끝까지 친절하게 한다. 아무리 예술가의 자존심이 있다고 해도 흥정은 있는 법인데 50달러에 팔면 살려고 했는데 이 상인의 누나가 흥정을 깨뜨리네. 안된다고 하면서. 거참~~ 아쉽다. 그 정돈 충분하리라 생각되는데 말이다.

 

낮 일정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위해 호텔로 돌아온다. 어제 오늘 같은 길을 자주 다니니 눈에 익숙해진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불고 파도는 하얀 얼굴을 크고 높게 보이며 밀려오는 곳에 자리한 미라마 호텔이다. 말이 4성이지 모든게 우리의 모텔 수준만도 못하다. 돌아오는 길은 왜 그리도 졸린지. 저절로 눈이 감기고 피로가 마구 밀려온다. 마치 파도처럼.

 

6시에 저녁을 먹으러 차를 타고 얼마 안가서 레스토랑에 도착. 어둠이 내린 거리는 영화속 한 장면이다. TEAPS라는 작은 식당인데 모히또는 전부 무료로 주고 음료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는 곳이다. 요리는 생선, , 돼지고기 중에 하나 선택하는 곳인데 나는 돼지고기를 원했다. 골고루 맛을 봐야지. 생선은 말린 생선을 요리한 것인데 간을 안했고 고기류는 다 짜다. 특히 돼지고기는 기름 부위가 하나도 없는 순살 부위로 우리의 돈까스 만드는 부위로 먹기가 퍽퍽하다. 모히또를 마시다가 영 심심하여 럼주를 더 넣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거이?? 럼주 맛만 난다. 멋과 맛 향기가 없는 술이 되어 버렸네.

 

 

 

1시간의 여유있는 저녁을 먹고서 포격식을 보러 엘 모로 요새로 간다. 요새에서 정각 9시에 단 한발의 포를 대포를 쏘는 의식으로 여기 참여하는 사람들이 현역군인이란다. 그런데 이들의 복장은 18세기 스페인 군대의 복장이란다. 그런데 이들의걷는 모습을 보니 절도있는 한국 군대와는 거리가 먼 즉, 덜 훈련된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솔직히 저게 군인인가 싶을 정도이다. 저게 현역 쿠바 군인이란 말이지? 아무리 퍼포먼스를 한다고 해도 말이다. 구경꾼들이 많이 모였는데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8명의 군인이 행진을 하는데 작은 북이 앞장서서 두드리며 가는데 북소리가 마치 초등학교에서 쓰는 그런 소리가 난다. 품위와는 거리가 먼 작은북 소리다. 저녁에 먹은 맥주로 소변이 너무 마려워 사람이 없는 곳의 성벽 대포 앞에서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방뇨를 하고 포격식을 보는데 참 한심했다. 이것도 관광상품이라고?... 그러나 어쩌랴 많은 사람들이 보러오니 관광상품으로는 성공한 게 아닌가? 왜 단 1발만 쏠까? ‘아바나 포격식은 해적이 날뛰던 식민지 시절 아바나 시를 지키는 성문지기들에게 문 닫으라고 알리던 신호였다고 한다. 한 병사가 외친다. "이제 밤이 왔다. 모두 침묵하라"고 외치면 작은북이 울리고 대포를 발사한다. ‘’. 참으로 허~~참나... 대포 발사가 끝나자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길 양옆으로는 기념품 가게들이 불을 밝히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나도 그냥 지나갔다. 상인들 얼굴을 보니 통달한 사람들 표정이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묵직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인생은 한방이 아니라 잔 펀치를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내려오니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물론 올드카 택시도 있다. 자동차 매연이 고약한데다가 담배 피는 사람들 때문에 걸어다니는 것도 고역이다. 참으로 헛헛한 마음으로 찬바람 맞으며 내려왔다.

 

 

 

이렇게 구 중심가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하바나를 둘러보고 한 밤에 피곤을 무릅쓰고 기대에 차 봤다가 허탈하게 돌아온 포격식까지 모든게 꿈만 같고 내가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돌아 다닌 듯한 생각이 든다. 이제는 또 내일을 위해 의무적인 잠을 자야하리. 오늘밤도 몇 번이나 자다 깨다 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