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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4편(2017. 12. 8. 금) - 체첸이사

by 베짱이 정신 2018. 1. 1.

백수거사 베짱이의 중남미 유람기 4(2017. 12. 8. ) - 체첸이사

 

  간밤에 잠들기는 참 힘들었다. 별별 생각을 다하며 노력하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 한 세 시간 선잠을 잤을라나? 또 눈이 번쩍 떠지니 이것 참~~?? 일어난 김에 휴대폰 충전을 했다. 휴대폰이 오래되니 베터리가 쉽게 방전된다. 아침 6시까지는 아직도 한 참 남아서 다시 잠을 청했다. 비몽사몽 누워 있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선잠을 깨고 보니 6시가 다 되었다. 오늘 모닝콜이 6시라고 했는데 전화벨이 안 울린다. 10분이나 지나서 종업원이 다니면서 문을 두드리며 모닝콜을 대신한다. 아니 이게 뭔 일이랴??? 몇 년 전에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도 종업원이 직접 다니며 문 두드리며 육성으로 모닝콜 외치던 것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

 

  

  멕시코 인구는 13천만에 땅덩이도 엄청 넓은데 이곳 유카탄 반도는 농사도 안되고 거의 버려진 땅이었는데, 특히 칸쿤 지방은 더욱 척박하여 인구가 100명이 안되는 곳이었는데(1970년대 이전) 지금은 85만의 거대 휴양도시가 되었단다. 그런데 이 곳의 가치를 알아본 것은 현지인이나 멕시코 정부가 아니라 유럽의 부자였다고 한다. 여기서 공무원과 지도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함량 미달의 지도자가 나와 나라를 망치는 꼴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지 않았나 말이다.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당위성도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그만한 위치에 오르면 최소한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오늘의 관광 포인트는 마야유적이다. 중미의 마야 유적이 4800여개 중에 멕시코에 3800여개가 몰려있다고 한다. 참 복받은 일이로다. 반대로 이곳의 문명을 파괴한 스페인 침략자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종교를 앞세워 개인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원주민의 삶을 파괴하고 아주 철저히 파멸시킨 침략자들의 행태는 무엇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고 본다. 생각과 가치관 우주관이 다른 것을 미개하다고 치부하고 저들의 종교와 가치관을 강제 주입하며 이식시킨 결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체의식 결여, 원주민 교육부재, 빈부격차, 정치의 뿌리 깊은 부패, 경제의 백인 편중, 원주민 빈곤의 악순환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부패의 결정판이 현재의 정치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게 중남미의 현실이 아니겠는가?

 

 

  아침 메뉴를 보면서 멕시코다운 것을 찾아보았는데 타코를 빼놓으면 바나나 튀김 정도이다. 안 먹어봤던 것을 중심으로 간단히 먹고 해변에 나왔다. 고운 떡가루 같은 모래해변에 야자수가 운치를 더하고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경이롭고 아름답다. 수평선과 구름, 요트, 야자수 등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저 아름답고 평화를 말해준다. 가만히 있어도 모든 시름과 걱정이 가노라 하직인사 올릴 것만 같다. 이렇게 아름다움을 누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걸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들일까? 원주민은 없고 거의 백인들이다. 이 백인들도 멕시코 사람들이다.

 

 

  이곳은 아직도 마야어를 사용한단다. 단지 문자가 없을 뿐, 즉 사라졌을뿐. 이곳도 이제 서서히 민족의식이 깨어나고 있단다. 그동안 잠자고 있었던 주체의식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말과 글이 없는 민족은 희망이 없다고 예부터 선구자들이 말해오지 않았던가. 우리도 나라를 빼앗겼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의 말과 글이 아니었나. 비록 말만이라도 사용했으니 그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던 것이다.

 

 

  칸쿤에서 체첸이사까지는 밀림을 뚫고 가는 고속도로가 있는데 오토바이, 자전거도 지나고 그런다? 어째 정겹게 보이지만 우리나라만 오토바이 못다니게 한 것인가? 이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싸서 원주민들은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길이 뻥 듫려 있고 차들도 없어 시원스레 달린다. 길 양옆으로 나무들이 원시림을 이룬다. 그런데 농사짓기는 부적합하단다. 또한 농사지을 때 쓰는 큰 동물들이 없어 순전히 인력으로만 농사를 지으니 먹고 사는 일이 예부터 아주 큰 일(삶의 질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 자체가 큰 과제)이 되어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 원주민들의 생활이 곤란한 것이란다. 이게 마야가 국가형태로 발전하지 못하고 단지 부족 연맹체로 있다가 사라지게 된 것이리라 생각된다.

 

  체첸이사는 마야어로 우물가에 있는 니사의 집이라고는 의미로 유카탄 반도 최대의 세노때(성스러운 샘)울 중심으로 발전하여 200년 이상 유카탄 반도의 예술, 종교, 경제의 중심지로 지금도 당시의 영화를 짐작하게 하는 장엄한 유적이 남아 있다. 마야의 중요한 상징물은 뱀, 콘돌(큰새로 하늘), 재규어( 용맹과 땅) 세가지였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엘 까스띠요 El Castillo' 인데 이는 천문지식을 예술적인 건축물에 담아낸 1365일을 의미하는 91계단 피라미드가 우뚝 서 있고 주변에 작은 신전들이 있어 옛 모습을 상상해 보는 즐거움도 있다. 원시종교의 형태로 인신공양을 하고 태양을 숭배하는 모습에서 신정일치 사회의 막강한 권력을 지닌 사제와 오늘 날 정교분리의 교회 목사나 신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따가운 햇살이지만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엘 까스띠요 El Castillo' (91계단 피라미드)을 보면서 저런 과학기술을 종교에만 이용했다니... 더 발전 시키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인도인들보다 300년이나 먼저 0 이란 개념을 사용하고, 일년이 365일이라는 것을 알고 사용했고 24m의 높이에 45도의 경사를 이루고 4면의 91계단에다 중앙 계단 1개를 합하면 365개로 1년을 의미하고 중앙계단 앞에서 3번 손뼉을 치면 공명이 되어 쿠쿨칸이라는 메아리로 들린다나. 피라미드 위에서 이야기를 하면 아래에서 아주 잘 들리고 아래서 이야기한 소리는 위에서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 사제노릇 정말 할 만했겠다. 내 말을 일방적으로 권위있게 하며 군중들의 이목을 받으니...가이드 안내로 손뼉을 치니 다른 곳에선 박수 소리가 공명하지 않는데 유독 계단의 정면에서 친 박수는 메아리쳐 되돌아오며 계단을 타고 오른 소리가 꼭대기 제단에서 메아리쳐 되돌아온다. 쇠로 된 연장도 없던 시절(석기시대 연장 사용 - 흑요석 사용), 돌도끼로 다듬고 사람 손으로 들어 올려 만든 피라미드가 빚어낸 마법인가?

 

 

  피라미드의 중심축은 춘분과 추분, 즉 태양이 정확히 정동 쪽에서 뜨고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날에 맞추어지도록 의도적으로 기울어져 있다. 추분날 오후 530분 경이 되면 9층 계단 모서리가 만든 삼각형의 거대한 그림자 고리가 맨 아래 뱀 머리와 연결됨으로써 꿈틀거리는 뱀의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났다가 잠시 후 그늘진 부분이 완전히 채워지고 환영은 사라진다고 하는데 이를 이퀴녹스(Equinox) 현상이라고 한다. 이는 라틴어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뜻으로(Equal night) 유럽이나 페르시아에서도 춘분을 중요시했고,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했는데 이는 밤과 낮을 가르는 시작점이자 전환점의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란다. 지금까지의 역법 중 가장 정확했다는 게 마야의 태양력이다. 마야인들은 천문학과 기하학에 뛰어난 지식을 지녀 태양이 뜨고 지는, 미세한 변화를 정확히 계산해 냈다. 따라서 '엘 까스띠요'는 고도로 발달된 수학을 이용하여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한 균형미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마야인들의 예술적 건축술과 천문학 지식이 한데 맞물린 문명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전사의 신전은 3층 기단으로 만들고 중앙에는 비의신인 차끄 몰상을 배치하였으며, 1000여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진 전사의 신전(밀까스)에는 돌기둥이 전사처럼 서있다. 계단은 36. 신전에는 차크 물신의 형상이 엉거주춤 자세로 자리잡고 있는데 상체를 45도로 구부리고 밤공을 엉덩이에 붙인 채 두 무릎을 세웠고 얼굴은 왼쪽으로 향한 채 어딘가 응시하면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배 위의 접시를 바치고 있는 모습인데 여기에 인신공양된 사람의 심장을 놓았다고 한다. 마야인들은 죽음의 고통이 신과 만남의 기쁨을 안겨주는 천상의 낙원이라고 생각해서 두렵지 않고 영광스럽게 신에게 가는 길이라고 믿어 기쁘게 목숨을 바쳤다고 한다. 신전 옆으로도 1,000개나 되는 돌기둥이 있는데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1센티의 오차도 없이 여러 개의 기둥이 일렬로 서 있어서 단 한 개의 기둥으로만 보인다고 한다. 마야인들의 섬세한 측량기술이 놀랍다. 그 당시에 이 기둥 위에 지붕을 덮어서

제례에 참여한 사람들의 거처로 삼았다고 한다. 태양은 내일을 열기 위해 날마다 밤과 싸워야 했고 천재지변(가뭄이나 홍수 등)으로 인한 민심이 흉흉할 때마다 사제의 권위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친 태양에게 힘을 준다는 미명하에 계속 사람의 심장과 피를 계속해 바쳐야 했다. 악순환이다. 태양을 향한 절대 숭배, 인간이 신을 만들고 신에 종속되어 사는 마야의 슬픈 운명이 아닐까 생각하며 종교란, 종교인이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21세기에도 이와 같은 말도 안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 북한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답답하다.

 

  이런 거대한 피라미드와 신전을 세우려면 강력한 권력이 필요할 텐데 마야시대의 모습을 영화로 담은 것이 있으니 보라는 인솔자님의 추천 영화(“아포 칼립스” - 멜 깁슨 감독) 꼭 봐야겠다. 모든 사용 언어는 마야어로 하고 실제 모습을 재연한 것이니 실감 날 것이라고

 

 

  세노떼 샘으로 가는 중에 해골신전도 보이는데 벽면에 해골모습을 조각해 좋았다. 마야인들은 신성한 샘으로 가는 길을 흰 석회로 길을 만들어 마야인들이 한 밤에도 마음 놓고 갈 수가 있었다고 한다. 비의 신인 차크 물신이 산다고 전해오는 둥근 웅덩이인 세노떼 샘은 지반이 푹 꺼진 형태의 둥근 연못인데 당시에는 근처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니 신비하여 경외심을 가지고 또 그것을 사제들이 잘 애용했으리라. 이 샘은 현대 과학으로 풀어보면 설명이 가능한 자연 현상의 결과물인데 마야인들이 경외, 숭배의 대상이 된 것은 천재지변에 엄청 난 공포를 지닌 당시 사람들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마야인들은 가뭄이 들거나 흉년이 들면 기우제를 겸하여 비의 신 '차크'에게 처녀나 어린이를 연못에 던지는 인신 공양을 하였다. 1924년 고고학자 '에릭 톰슨'이 연못을 발굴한 결과 10대 어린이들의 유골과 '차크' 신상 모형, 금은 장신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세노떼 샘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돌아 나오면서 마야인의 볼 경기장을 지나는데 이 경기장은 길이 약 150미터, 폭은 70미터로 큰 규모다. 볼 게임은 마야 문명에서는 어디서나 즐겼던 종교의식이자 스포츠 오락이었다고 한다.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신성한 ball game이다. 게임의 승자는 자신의 심장을 신에게 바칠 기회가 주어졌다고 한다. 물론 경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 죽게 되지만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물로 바쳐지면 바로 신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전혀 두렵지 않았으리라. 당시 마야인들은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 자체가 삶의 목표인데 그런 고통을 뛰어 넘고 신이 된다는데 슬픈 일이 아니라 축복받을 일이라 여기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반면 사제는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재확인하며 공고화 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째 오늘날 종교 냄새와 비슷하지 않는가?

경기는 석벽 중앙에 사람 키의 4배의 높이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골에 고무공을 넣는 것인데, 고무공을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극히 제한된 신체 부위만을 사용하며 7명이 한 팀이 되어 경기를 벌였다는데 저렇게 제한된 부위만 활용하여 높은 곳의 동그란 구멍에 공을 어떻게 넣을 수 있었을까? 참으로 상상 불가다. 음향을 위해서인지 벽 양쪽이 4도씩 기울어져 있어 소리가 흩어지지 않고 한쪽에서 손뼉을 치면 반대편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리게 하였고 말하는 소리가 끝에서 끝까지 잘 들리는 구조란다. 하여튼 사제가 군중을 제압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진 것 같다.

  이는 그만큼의 수학적 계산이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벽면에는 경기에서 이긴 팀의 승리자가 칼에 찔려 죽는 모습을 생생하게 벽화에 새겨 놓고 있다. 승자의 심장을 바치는 것은 태양을 신성시하는 마야인들의 우주관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건강하고 힘센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바치고자 볼 게임의 승자를 택하였다는 것이다.

 

 

  후기 마야 시대 가장 큰 세력을 구축했던 '체첸이사'1,500년쯤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다고 한다. 유적을 그대로 놔둔 채 이곳을 떠나 버린 마야인들, ?... 추측으로 마야문명은 오랜 가뭄에 수확량이 줄어 생활이 어렵고 식수난 등, 여타 다른 질병들도 가세하여지자 하층민이 더 이상 세 부담을 못 참고 반란을 일으켜 귀족 계급을 다 죽인 뒤 이곳을 떠난게 아닐까 하고 추측 한단다. 또 다른 설로서 마야문명의 멸망 원인이 침략이나 내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재기되고 있지만 기록이 없으니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마야문명은 참으로 신비롭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를 안고 있다. 그래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나?

첫째, 이 지역은 무성한 밀림으로 덮여있고 표범, 멧돼지, 독사, 독도마뱀, 독거미 등이 우글거리고 또한 습기와 무더위로 전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곳이다. 이렇게 환경이 안 좋은 밀림 속에 도시를 건설했냐는 것이다. 마야인들은 다른 어떤 문명보다도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둘째, 거대한 석조 건축물의 비밀이다. 이렇게 거대한 건축물을 건설하면서도 그들은 도시와 밀림을 연결하는 포장도로도 만들지 않았다. 짐을 운반하는 대형가축도 없었는데 모든 돌과 설비는 사람들이 날랐을까? 궁금하네~

셋째, 다른 고대 문명에 비해 뛰어난 수준의 정확한 역법, 천문학, 수학을 어떻게 익혔는가하는 점이다. 마야 문명을 경이로운 것이 바로 그들의 과학 지식이다.

넷째, 이러한 고도의 과학기술을 가지고도 국가형태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섯째, 찬란한 문명을 꽃 피었던 마야인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점이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설명 듣고 보고 하다 보니 점심때가 되었네. 대형뷔페 식당인데 집구조가 마치 로마시대 집처럼 내부에 정원이 있고 자형으로 정원을 둘러싸고 있다. 종업원들을 보니 다들 키가 아주 작고 다들 흰 옷을 입고 있다.

무용단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역사인지 뭔지를 무용으로 보여주는데 멀리 떨어져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남자1, 여자 2명이 추는 춤은 손수건을 돌리며(여자) 남자는 소리를 지르고 발구르는 단순 동작을 되풀이 한다. 마치 씨뿌리고 수확하며 감사를 표현하는 듯했지만 내가 제대로 본 것인지는 모르겠다. 또 깃털 장식을 한고 전사의 춤을 추는 팀도 있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나가는데 출구에 무용단이 나와 팁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우리 팀은 그 무용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팁을 줄 수가 없었다. 난 예술가들에게는 팁을 잘 주는 편인데도 내가 안줄 정도니까. 물론 식탁 위에소 팁바구니가 있다. 참으로 거시기 하네. 서비스를 받은게 없는데 팁이라니...? 물론 개인적으로는 노팁이다. 어느 누구도 팁을 안준다. 어디서 이상한 것만 배워서리... 하긴 백인들에게서 배운거지?

 

  다시 칸쿤으로 돌아간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도 길은 한가하다. 그렇지만 차는 일정 속도로 준법운행을 한다. 한국 같았으면 아우토반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칸쿤의 전망을 볼 수 있는 인공 전망대 엘또레로 간다. 길 양옆의 밀림 숲에는 우리 기준의 눈으로 봤을 때 쓸만한 나무들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필요한 나무와 관목, 풀이 자라리라. 이 곳 고속도로는 국토가 협소하여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중앙분리대가 없고 대신에 넓은 숲을 조성했다. 그러니 마치 아무도 없는 숲속을 달리는 기분이 든다. 두시간의 운행으로 칸쿤의 호텔존에 들어서니 다양하고 아름다운 호텔과 리조트가 길게 늘어져 있는데 약 30분간을 달린다. 호텔 건물의 모양이 각 다르듯 등급도 다르리라. 사람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면 명예욕과 자아실현욕구가 나오는데 인간사는 복잡하니 다양한 요구에 의한 시설들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시각차가 생기고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형편에 맞게 즐기면 되는 것인데 인간의 욕심이라는 놈이 언제든 말썽을 일으켜 개인간 사회간 국가간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호텔존의 길을 30분간 달리면서 바다와 호수를 번갈아 보며 가다가 Cancun이라는 영문으로 쓰인 곳에 내려 사진을 찍으려니 사람들이 n 글자 끝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네. 그럼 나는 c 글자 앞에서 찍으면 되지 하면서 역발상(나 혼자만의)으로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바다를 보고 감탄을 하며 그냥 바라만 봐도 평화와 치료가 되는 것을 느꼈다. ~~! 참 좋다! 떡고물같이 곱고 하얀 모래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하늘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나쁜 놈들도 이런 곳에 데려다 놓으면 순화가 될텐데... 교도소에서 이런 화면으로 죄수들의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텐데... 또한 일반인들에게도 이런 동영상을 보여주며 명상을 하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해봤다.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엘 꼴레 전망대는 놀이 기구를 응용하여 만든 것으로 높다란 기둥을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칸쿤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다. 주변이 다 평지라 높은 곳이 없지만 인공으로 전망대를 설치하니 이 또한 명소가 된 것이다. 호수쪽으로는 맹그로브 나무가 숲을 이루고 요트와 보트들이 한가로이 바다와 호수를 떠다니니 이게 바로 천국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현지인들은 몰라보고.. 하긴 매일 보는 것이었으니 당연히 덤덤했을 것이로다. 또한 높은 곳이 없으니 이 곳의 진면목을 전혀 몰랐으리라.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인생에 꼭 필요한 것임을 다시 느꼈다. 전망대 올라가는 회전체가 빙글 빙글 돌면서 360도 회전하며 올라가며 보여주는 칸쿤의 경치는 정말 선경에 빠진 듯 모든 자연 색깔들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 이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곳에서 늘 산다면 감동이 덜하고 역시 시큰둥해질 것이다. 그러니 잠시 휴양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 다들 열심히 돈 벌어서 칸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며칠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황제처럼 생활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호텔비에 모든 경비가 포함되어 모든 신경 끄고 푹 쉬다 갈 수 있는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호텔의 술과 음식이 동날라나?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 호텔경영주들 칸쿤의 호텔과 리조트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해 보시지요? 부탁합니다.

 

 

  전망대에서 환상적 풍경을 본 뒤 호텔로 돌아오니 6시가 다 되네. 모든 식음료가 무료인데 초밥 바(스시바)는 영업시간이 6시라나? 일행들이 모두 재빠르게 초밥을 주문한다. 난 느긋하게 마지막으로 참치초밥을 주문했더니 영업시간이 다 되어서 안된다나? 거 참 멕시코에서 초밥한 번 먹기 힘드네. 대신에 바에서 맥주 한잔을 시켜서 마시고 있었더니 인솔자 가이드가 뭐라고 말했는지 웨이터가 초밥이 아닌 롤 한 접시를 가지고 오네. 맛도 없는 것을. 한 두개나 먹었나? 그리고는 안 먹었다. 음식의 질이 별로다. 맥주 한 잔으로는 부족하여 떼낄라를 스트레이트로 한 잔 더 마셨다. 잔 주변에 레몬과 소금을 발라주던데 그것은 별로였다. 술이 아무리 유명하고 비싸도 술은 술이로다. 모든 식음료가 무료지만 선택에 제한이 따르니 원할 때 못 마시고 못 먹으니 아쉽다. 칵테일을 만드는 친구에게 너 정말 멋진 바텐더라고 칭찬해주었더니 좋아서 입이 찢어진다. 또 바에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던 아르헨티나 아줌마도 나의 말과 행동에 웃음을 띈다. 이 아줌마 보아하니 꽃뱀은 아닌 것 같고 인상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게 인생 잘 산 사람 같다. 그려 나이 들어서 얼굴에 그늘이 잔뜩 있는 사람보다야 백배 낫지. 술 한 잔 하는 사이 모기들의 공격이 나를 집중하네? 장소를 실내로 옮기고 저녁을 먹었다. 이곳 웨이터들 참 상냥하고 친절하다.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디서 많이 본 동네 사람 같다. 하긴 이들의 조상이나 우리나 같지 않은가. 살아가는 자연환경이 다르니 그 환경에 적응하느라 외모가 조금 달라졌지만 사람의 정만큼은 같은 듯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며 먹고 해변가를 산책했다. 깜깜절벽이다. 그믐인지 달도 없고 매우 어둡고 고요하다. 어두운 밤과 불빛 사이로 야자수가 늘어져 보이는 풍경은 참 운치있다. 내일은 쿠바 하바나로 떠나는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 4시 반 기상. 5시 반 출발. ~~ 바쁘군. 시간은 잘도 가네 그려. 벌써 늦은 시각이 되었네. 피곤함을 풀려면 잠을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