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운다는 것은
필요에 의하든 선물로 받든 내가 갖는 모든 것들은 그만큼의 짐을 내게 지운다. 한 때는 남이 갖고 있는 것이 부러워 나도 갖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으로 자신과 주위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내 손에 들어오면 별것이 아니란 걸 금방 알아채고 또 다른 욕망을 일으켜 괴로워하며 얽매이게 된다.
가진 것을 다 버리고 그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면 이미 늙었다.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것들도 쓸 수가 없고 그림의 떡처럼 박제품, 전시품이 되어 있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들도 때가 되면 내 것이 아니다. 그저 거추장스러운 유물 처치 곤란한 고물일 뿐이다.
버리고 비움으로써 내가 만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자. 나이가 들수록 가지고 채우려 말고 비우고 버려야 한다. 나머지 세월은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존재해야 한다. 그러면 또 다른 세상의 아름다움이 감동으로 밀려와 행복한 말로를 걸을 것이다.
- 광법 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