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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동유럽 유람기 6 - 여섯째날(2015. 8월 2일 일-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네움)

by 베짱이 정신 2015. 8. 13.

베짱이의 동유럽 유람기 6 - 여섯째날(2015. 82일 일-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네움)

 

  오토칵의 아침은 안개에 쌓여있다. 이른 아침의 길에는 차들이 없어도 이따금 지나가는 차들이 신호를 잘 지키네. 동네를 둘러보기 위해 나서 무작정 골목길로 들어 가본다. 그랬더니 전형적인 옛 마을의 흔적이 남아있다. 마굿간의 흔적이 남아있고 창고의 흔적 등...허름하고 낡은 집들과 그걸 현대적으로 개보수한 집, 하긴 돌로 쌓은 집들이니 개보수하는 것이 더 운치있고 좋으리. 이곳 주민들도 부지런하네 아침 일찍부터 활동하는걸 보니까. 오늘의 일정은 플리트비체공원과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안 궁전 그리고 잠은 보스니아의 네움에서 잔다.

 

  어제 온 길을 되집어 산을 넘어 플리트비체로 향한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닌데 어떻게 그런 물색깔이 멋진 공원이 생겼을까?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보존 자연유산으로 지정하였고 크로아티아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곳으로 수많은 폭포로 연결되는 16개의 호수와 92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아름답다. 너도밤나무, 전나무, 삼나무 등이 빽빽하게 자라는 짙은 숲 사이로 가지각색의 호수와 계곡, 폭포가 조화되어 원시림의 풍경을 그려낸다. 유네스코에서 특히 호수의 물은 투명하면서도 초록과 푸른빛이 도는데 그 이유는 호수 바닥에 쌓인 탄산석회 때문이라고 하는데... 물의 깊이에 따라 초록색 혹은 파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곳엔 송어란 놈들이 자유롭게 살아서인지 물비린내가 참 많이 나더군요. 그래서 송어요리가 이 곳의 별미라나? 그런데 우리의 양식 송어를 생각하면 안되고 물가로 나오는 놈들은 대부분 약 20센티미터 정도 밖에 안되고 요리도 이 놈들을 쓴다.

 

 

  관광코스는 여러 가지인데 코끼리 열차같은 것을 타고 맨 위의 호수에서 내려서 내려오는 방법도 있고 우리처럼 밑에서부터 걸어서 위로 올라가면서 구경하다가 넓은 호수에서 배를 타고 출입구쪽으로 나가는 방법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멀리 보이는 폭포는 마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장면과 같다. 영화감독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나? 그럼 할머니도 얻지?(농담) 이렇듯 예술가의 상상력은 참으로 기발하고 위대하다. 자동차 백만대를 만들어 팔아도 영화 한편 대박나는 것만 못하잖은가. 이래서 에술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있지만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지지 않는가? 이 얼마나 위대한 작업인가 말이다.

 

  지그재그식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보이는 물 색과 폭포는 감탄을 자아낸다. 어머니나 세상에 멋지다를 연발하면서 서로 멋진 곳에서 사진 한 장이라도 더 박으려 경쟁을 한다. 물론 이상한데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곳의 물색깔을 보면서 중국 구체구, 삼척 앞바다의 물색을 떠올렸다. 이런 곳이 처음이니까 첫눈에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꾸 보면 어디 그러겠는가? 그래서 첫 느낌이 중요하다. 모든 일에, 청춘남녀 사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보도를 친자연적인 재료인 이 호수와 숲에서 나온 나무들로 만들었다. 입구 쪽에서 감탄하고 봤던 폭포가 76미터란다. 가까이 가기위해 호수도 보면서 사진도 찍으며 발길을 재촉했다. 가는도중 물이 흘러내려가는 여울목에는 풀과 나뭇잎 잠겨있는 나무들이 석회화 되어 미동도 없이 있다. 크고 작은 여울과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짙은 숲속의 맑은 공기 마시며, 눈으로는 아름다운 물색깔을 보니 동화속 나라에 와있는 듯하다.

 

 

  자연을 최대한 살린 구불구불 나무다리와 오솔길을 따라 상류로 올라간다. 올라가며 보이는 작은 폭포들은 마치 영화 세트장같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에는 오리와 송어들이 먹이를 얻어먹으러 물가로 나와 헤엄친다. 물소리 시원한 공기 개끗한 자연을 만끽하면서 걷는데 이거 여기가 한국아녀? 온통 한국인들이다. 아줌마부대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는 어디서든지 금방 알 수 있다. 낮고 교양있는 목소리가 안되나보다. 완전히 한국의 유원지같다. 이렇게 걷다보니 이 공원의 아기자기 아름다운 곳은 다 보았나 보다. 배 타는 곳에 다다렀다.

 

  전기모터로 가는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가니 하늘이 물이요, 물이 하늘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동화속 아니 천국에 와있는 듯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원래 출구로 나가려면 배를 두 번 타야되는데 거의 한국인이니까 선장이 알아서 한 방에 데려다 주네 친철하게도.

 

 

  선착장에 내려 출구로 향하는데 길 양옆으로 원시림같은 분위기가 난다. 또한 영화 아바타의 숲속, 천사들, 요정들이 춤출 것 같은 그런 숲속이다. 이끼와 덩굴이 둘러싼 고목들과 그 사이로 뚫고 들어오는 햇살은 신비감을 더해준다. 1시간 30분의 관광이었지만 그 신비함 행복함은 많이 느꼈다.

 

 

  다시 버스를 타고4시간 반 정도를 달려 스플리트로 간다. 이곳은 아드리아 해변에 위치한 휴양도시다. 7세기부터 그리스와 로마의 몰락으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이 도시는 더욱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도시는 1420~1797년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았고, 1918년 유고연방에 합병되기 전까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 들어서 있는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과 빨간 지붕들은 마치 동화 속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또한 스플리트는 달마시안 개의 원산지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디오클레티안 궁전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검투사 출신이며, 스스로 황위를 내려놓은 유일한 황제)295년부터 궁전을 짓기 시작해서 완공된 305년에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동서 215m, 남북 181의 규모, 주요 석재는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수입한 대리석과 화강암을 사용했고, 이집트에서 스핑크스를 가져와 장식을 했다고 한다. 이곳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며 사는 살아있는 궁전으로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보존이 가장 잘된 궁전이란다. 보통 궁전 하면 빈집인데 이곳은 주민들이 3000명 거주하는 생동하는 궁전이지만  허물어지고 부서진 곳도 있다. 세월의 흔적이려니... 바둑판 모양의 성으로 동문쪽에는 과일시장, 서문쪽은 까페거리, 남문은 바다로 직접 나갈 수 있고, 북문은 발가락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그레고리 닌스키 주교 동상의 오른발 엄지발가락은 황동색으로 반짝이는데,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전설 때문이다. 동서남북문 모두 들락날락하면서 경치를 눈에 넣었다. 해안가로 나와 카페에 앉아 흑맥주를 17쿠나 주고 1병을 마셨다. 작렬하는 태양아래 돌아다니다 한잔 하니 시원함이 온 몸에 흘렀다.

 

 

  보스니아의 네움으로 가는 도중 휴게소에서 맥주 4캔을 52쿠나 주고 사서 버스 안에서 한통 마셨다. 네움(보스니아어: Neum)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바다에 닿아있는 유일한 해안 지대이다. 이 작은 바닷가 마을 때문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아드리아 해로 통하는 약 21km의 좁은 해안선을 확보하여 내륙국에서 벗어났다. 이 마을은 행정 구역상으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에 속하는 주인 헤르체고비나네레트바 주에 속하며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네움으로 말미암아 크로아티아 본토와 끊어져 있는 월경지이다. 땅은 보스니아 땅인데 사는 주민은 크로아티아인이 더 많다. 물가도 크로아티아보다 약간 싸다. 거참 이상하네?? 역사의 되풀이 인가?

 

  네움으로 가는 길 양옆으로는 야생 올리브 농장이 많고 마치 이태리의 자연과 흡사하다. 호텔에 도착하니 밤이네. 이곳 역시 덥다. 하긴 아드리아해 바다 건너가 이태리 아닌가? 보스니아가 해안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여 겨우 얻은 곳이라나? 그래서 국경 검문소가 있다. 물론 형식적이지만. 네움으로 들어오는 길은 높은 산도 지나고 산과 산 사이 넓은 들에 온통 과일나무가 심어져 있고 길 양옆으로는 과일 좌판이 수 없이 있다. 또한 물이 과수원 구석구석까지 들어와 배가 필수품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캄보디아의 쭌묘가 생각났다. 호수 바닥의 해초와 흙으로 만든 물에 떠있는 밭 말이다.

 

 

  이 호텔은 길가의 모텔같은 곳이다. 호텔아래에는 주유소도 있고, 건너편에도 주유소 있고. 한국단체 관광객은 죄다 여기서 묵더구먼. 바다가 보이는 곳이지만 시내와는 떨어져 있어 저녁먹고 나가기에는 좀 힘들 것 같다. 가방을 놓고 바로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는데 종업원이 걸작이네. 어떻게 한국말을 배워서 형님, 누님 하면서 예쁜 아가씨에게는 예쁘다를 연발하며 작업도 걸고, 참나 이거 웃어야하나??

 

 

  저녁을 먹고 시내를 나가려 나섰는데 이거 택시도 없지 깜깜하지 도로는 갓길도 없어 걸어가기에는 위험천만이지... 그래도 잠시 나섰는데 엉뚱한 길로 들어섰는데 원주민 집 마당을 지나서 길을 물으니 알려주는데 내려가보니 아니라서 다시 호텔로 돌아가다가 가게에서 물을 큰 병으로 한병 0.7유로 주고 사서 돌아왔다. 물가가 싸다고 하더니 정말 싸네. 보스니아 땅인데도 크로아티아 돈 쿠나를 받고... 행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보스니아지만 생활은 그와 상관없이 살아간다고 봐야지. 그렇다면 유고 분리독립 내전은 무슨 명목이었으며 왜 했을까? 정치꾼들의 개인욕심 때문이었는가? 궁금하네. 원주민 집의 불빛은 흐리게 켜놓고 뭐가 즐거운지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외국인이 지나가니까 친절하게 안내도 해주고 하더군. 하긴 사람 사는 일이 다 똑같지. 바닷가 까페로 가서 한잔 하려했더니만 안보이네. 노래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데 못찾겠네. 밤이라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가까이 들리나보다. 그냥 돌아오려니 참 거시기하네그려. 이 호텔도 잠금장치가 안에서 열쇠로 잠그게 되어있네. 오늘도 역시 맥주 한잔하고 굿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