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동유럽 유람기 9 - 아홉째날(2015. 8월 5일 수 - 오스트리아 할슈타드, 짤츠부르크)
어젯밤의 늦은 식사와 취침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는데 아주 상쾌했다. 이 곳의 경치가 좋고 물과 공기가 다 좋아서 그런가? 아니면 심적 요인인가? 세면을 마치고 호텔주변에 산책을 나섰다. 맑은 공기와 자연 속에서 여유있게 산책을 하니 마치 동화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듯하다. 이곳은 산이 높고 알프스의 맑은 물이 녹아 흐르고 초록이 아름다운 휴양지라서 그런지 스키장. 펜션 등이 가득하다. 집들은 모두 그림처럼 예쁘다. 아침식사도 훌륭하다. 유럽여행을 오면 내가 1년 먹을 고기를 다 먹고 가는듯하다. 과일과 채소 여러 소시지와 햄을 골고루 먹으며 힘을 비축했다. 이 호텔 음식이 다 맛나네...? 조미료를 많이 썼나?
오늘 가는 곳은 할슈타드 마을과 짤츠부르크. 할슈타드 마을은 볼프강 호숫가에 위치한 거주지가 아주 급경사를 이룬 협소한 마을이다. 알프스 산자락에 이렇게 예쁜 호수가 있었으니 영화 Sound of music에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니던가? 동양에서 온 사람이 색다른 환경과 지형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데 이 곳 사람들이 지혜를 발휘하여 아름답게 꾸며놓고 사는 모습을 봤으니 얼마나 감탄하랴. 정말 이곳 사람들이 지혜를 발휘하여 좁은 땅에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사는 모습은 대단하다. 이게 인간의 능력이 아닐까? 마을 구석구석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만든 동네로 집집마다 제라늄 꽃을 예쁘게 피워 창가에 내 놓아 한결 아름답게 만들고 지금은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명소로 되었으니 현재 사는 사람이나 조상들이나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 마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볼프강 호수. 아름다운 물색깔과 평화롭게 물위를 헤엄치며 놀고있는 오리, 백조들 그리고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 깊이에 따라 달리 보이는 호수. 물위에 수영객, 보트 타는 사람 등등 다양하게 호수를 즐기는 모습들은 참으로 평화롭게 만든다. 세상 번뇌 시름 모두 다 잊으라고 이 볼프강호수와 할슈타드 마을이 말하는 듯 하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대대로 뭘 해먹고 살았을까? 농토도 안보이지... 집에 텃밭도 없지. 축산업을 하며 살았나? 농경민족의 후손답게 쓸데없는 별 걱정을 다해본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라도 동서양의 문화가 다른법 그 중에 화장실이다. 이곳도 0.5유로씩 받는다. 그렇다고 화장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는 순전히 우리식 생각이겠다. 자기들 사는 마을에 그렇게 대규모 화장실이 필요하지 않을 것 아닌가? 여기서 배려라는 말이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우리 같았으면 벌써 대규모로 짓고 난리 법석을 쳤을텐데 끄떡도 않으니... 이게 바로 차이. 보아하니 하수종말처리장도 안보이던데 하수 및 화장실 뒤처리는 어떻게 하나? 내가 몰라서 그런가? 호수가 크니까 자연정화되나?
점심은 이곳의 토속음식인 정통 돈까스라나? 그런데 소스가 없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돼지고기 튀김에 감자를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먹는다. 음식이 거칠다. 현지 식당 내부는 오래된 물건들로 가득, 그렇다고 비싸게도 안보인다. 우리 같았으면 다 내버리고 다시 준비 했을텐데 아직도 사용하고 있네. 그러다보면 골동품이 되겠지? 이 식당도 한국인이 주류. 점심을 먹고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사진도 찍고 두 눈에 담았다. 한결같이 집들이 깔끔하고 아름답다.
볼프강 호수와 할슈타드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산정상을 향해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는 낡고 좁고 어떻게 보면 불안하기도 하다. 옛날에는 최신식이었겠지만 지금은 낡아 사람이 멈춰 세우고 밀어 내보낸다.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왜? 이 정도 관광지이면 안전도와 편리함을 위해 투자를 했을텐데 말이다. 약 15분정도 타고 올라가는데 위에서 보는 경치 또한 장관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듯 자연과 어울리는 집들이 더욱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다. 상당히 높은 산이라 내리니 아주 시원하다. 주변의 집과 산들은 서로 어울려 하나의 그림이 된다. 또 이곳에서는 페러글라이딩을 한다. 인간새가 되어 아름다운 동네와 호수위를 자유롭게 날며 자유를 만끽하는 곳이네? 산 꼭대기에서 보는 알프스의 산자락은 멀리 보이지만 다 서로 연결되어있다.
이 산 정상에서도 한국인들이 대세댜. 아 그런데 경상도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무지 요란하다. 창피함도 없고 막무가네다. 용감한 것일까? 후안무치일까? 그런데 왜 그 소리가 마치 중국말처럼 들릴까? 성조가 있어서 그런가? 하여튼 무지하게 요란하네...이 산꼭대기에도 야생화가 만발하였다. 그런데 보니 산 밑에서 보던 꽃들이다. 아니 산의 높이가 1600m 정도로 상당히 높은데도 이런 곳에까지 거의 같은 종류가 피나? 아마도 관광객들의 몸에 씨가 묻어 들어와 피었겠지. 하여튼 조심해야 한다. 생태계 대 교란이 될 수도 있으니까. 아름다운 알프스의 큰 줄기를 멀리 바라보며 내가 서있는 곳을 생각하니 새발의 피처럼 보여진다. 이는 세상사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말없이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알려주는 듯하다.
높다란 눈덮인 산을 바라보며 은퇴한 이후 내 젊은 날의 삶을 돌아보니 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잘못도 많이 했지만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던 것만은 내 스스로도 인정하고 칭찬해 준다. 세상 참 별것 아니었는데 뭘 그리 힘들게 살았는지, 남의 자식 가르치는데 열성을 다하면서도 왜 진작 내 자식들에게는 그러한 노력을 안했는지 후회도 되지만 어쩔것인가? 이젠 돌이킬 수 없는데... 참으로 자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은퇴 후의 삶은 도시속의 삶 보다는 시골의 생활이 은퇴 후의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저런 생각과 자연을 눈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만끽하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짤츠부르크로 출발. 주변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고 잘 정돈된 시골들이다. 사운드 어브 뮤직의 도레미송의 무대인 미라벨 정원 갔다. 여기도 사람들로 만원. 그러나 정원은 아름다운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 평온을 가져다 주네.
이곳도 중국인의 영향을 받아 다리 난간에 자물통이 다 걸려있네. 재미로 하겠지만 서로 믿지 못하고 저런 것에라도 의지하고픈 인간의 속성을 나타낸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저런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남산에 가보면 잔뜩 매달려 있지 않은가?
시내에 들어서니 강이 흐르는데 물살이 아주 쎄다.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곳이 중심거리인데 사람들로 아주 바글바글하다. 모차르트 생가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보아하니 실제로 들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고 다들 외관만 보고 증명사진 박는다. 모차르트도 괴팍했다고 한다. 하긴 예술가들은 괴팍할 수밖에. 항시 시대를 앞서가고 새로운 시도를 즐겨하니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관념도 희박하고 술도 즐겨하니 가정살림은 엉망이 될테고 그러면 파산되거나 가정이 헤체되기도 하고. 하여튼 모든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동양사상 중에 중용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 곳이 중심거리인데 특이한 것은 간판을 아무나 달 수 없다고,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 문맹이 많았을 때 누구나 쉽게 가게를 찾을 수 있도록 간판에 그 가게의 특징을 나타냈다고 해던데 정말 그렇다. 우산가게는 우산이, 가게마다 주종목이 실물처럼 특징을 살려 만들어져 걸려 있다.
주변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한 가게에 들어가 레몬맥주 5개와 쵸콜렛을 12유로 주고 샀다. 햇살도 따갑고 피곤하여 모임장소 근처에서 레몬맥주를 한 캔 따서 마셨다. 목마름에 단비처럼 맛나게 시원하게 마셨다. 물론 가이드도 한 캔 드렸더니 아주 달게 마신다. 알콜함량 1.2%인가? 완전히 청량음료다. 최고!!
짤츠부르크 시내 관광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갔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한 마트에 갔더니만 시간이 다 되어서 물건을 살 수 없으니 나가라고 한다. 알았다고 하며 맥주를 찾아보니 없다. 그런데 그새 종업원이 따라 오면서 얼른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아니? 장사는 지금부터 시작일텐데 어찌 이리 일찍 문을 닫나 궁금하다. 할 수없이 나왔지. 길건너 훨씬 더 큰 마트에 얼른 가서 맥주 3캔을 사서 나왔다. 오늘 저녁은 중국식당이다. 오히려 중국식당 음식이 한식 같은 것은 뭔 일인고? 내가 한국식 중국어를 하니 청년 종업원이 못 알아 듣는다. 그래서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한번 물어 보더니 대번 눈치채고 알아듣는다. 내가 물어본 말은 “화장실이 어디 있나요?” “시쇼우지엔(洗手間) 자이나알?” 중국어를 공부안하니까 그동안 알았던 것도 다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사용해본다. 음식은 주방을 보니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지만 김치도 한국식당보다 더 맛나고 마파두부도 탕수육도 모두 한식보다 더 맛나게 먹었다.
오늘 밤은 독일에서 숙박. 열심히 여행의 마지막 밤 독일로 출발. 어느 시골에서 하룻밤을 잔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나 자연을 다루는 것은 비슷하네. 유럽대륙이 EU라는 하나의 공동체로 형성되어 하나의 나라처럼 국경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참 좋다. 원시시대로 돌아가는건지 원래대로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민족? 나라? 물론 소중하지만 그보다도 인간의 가치를 더 높이 두고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교육이 더 중요하지만. 혹시 누가 아나 히틀러 같은 인물들이 다시 나와서 세계를 혼돈의 물결로 집어 넣을지. 오해인지는 모르지만 러시아의 영광 운운하며 슬라브족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푸틴이란 인물을 우리는 주시해야 하지 않을까? 러시아의 신 황제가 아닌가? 거기에 광기를 더하면 끔찍하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국경을 보니 어느 동네 가운데가 국경이더군. 그리고 작은 문을 통과하니 독일이고. 이런 유럽대륙에 나라의 의미? 이건 위정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가 아니었던가? 그게 국경이란 이름으로 나라라는 이름으로 굳어져 서로 반목과 질시, 탐욕의 쟁탈장이 아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도 남북이 통일되면 대륙과 연결되어 훨씬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서로 존중하며 사는 멋진 아시아의 한 중심세력이 될 수 있을텐데...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들엔 추수가 끝나서인지 누렇게 변해있고 산속의 나무들은 쭉쭉빵빵 관리가 잘되어 있다. 교차로도 보면 신호등없는 원형 교차로가 많아서 물흐르듯이 흐르는 우리는 시골마을 까지 신호등이 설치되어 엄청난 낭비를 초래하지 않는가? 이제서야 조금씩 원형 교차로로 만들기 시작한 것만해도 다행이다. 아니 국회의원, 지방의원들 유럽 구경와서 도대체 뭘 배워가는겨? 가장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교차로도 못배워가나?
호텔주변은 공단근처라 돌아 다닐 곳이 없네. Mi Hotel. 그냥 자야지 뭐. 포도주와 하몽(돼지고기 뒷다리 염장 발효시킨 것)이 참으로 좋은데 아쉽지만 구하기 쉬운 맥주로 또 맥주로 마셨네. 맥주 한잔 하고 굿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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