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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의 동유럽 유람기3 - 셋째날(2015년 7월 30일 목 - 체코의 체스키크롬노프)

by 베짱이 정신 2015. 8. 11.

베짱이의 동유럽 유람기 3 - 셋째날(2015년 730일 목 - 체코의 체스키크롬노프)

 

  어젯밤의 야경관광으로 늦게 호텔로 들어왔고 맥주 한잔하고 자느라 늦게 잤는데도 여전히 새벽 3시면 눈이 딱 떠지네. 한국 생체리듬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게 참 거시기 하다. 그냥 침대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선잠을 조금 더 자고 7시에 아침식사라 식당에 내려가니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시작했네. 간단한 뷔페식인데 집에서는 먹지도 않던 빵에 여러 햄과 치즈 토마토 치즈 등을 얹어 먹으니 맛이 훌륭했고 거기다가 양배추 초절임은 입맛을 더 좋게 만들어 주네. 홍차로 따뜻하게 속을 달래주니 참 좋다.

 

  아침밥을 먹은 후 호텔 주변을 산책하러 나갔지만 앞 뒤로 큰 길이고 절해고도마냥 있어서 그냥 왔다갔다 하면서 하늘을 보니 투명하고 깨끗했다. 거기다가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부니 추운 정도이다. 행인들을 보니 벌써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닌다. 마치 가을같은 날씨이다. 추워서 얼른 들어왔다. 한여름에 추위를???

 

  오늘의 목적지는 체스키크롬노프이다. 체스키크롬노프(Cesky Crumlov)1992,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으로서 도시의 이름은 13세기 초 옛 독일어의 'krumben ouwe'라는 말에서 처음 유래가 되었는데, 만곡 모양의 초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말 그대로 '블타바'(Vltava) 강변에 위치한 도시로서 14~18세기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헤미아의 진주라고 불리우는 체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럽의 작은 중세 마을이라고도 한다. 이곳이 뭐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할 장소라나? 그 정도로 좋은가? 궁금증을 갖고 갔다.

 

  체코의 산과 들도 거의 평지이고 산 속의 나무들은 쭉쭉빵빵이지만 독일만큼 손을 대지 않아 자연스러움이 넘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과일장수가 눈에 띈다. 체리를 판다. 나올 때 사야지 하고 입구쪽으로 가다가 화장실에 들른다. 체코는 유로존에 가입을 해놓고도 아직 자기네 화폐를 쓴다.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스를 보라. 완전 쫄딱 망했잖은가? 실질적으로 독일이 시키는대로 해야만 하는 거의 신식민지가 되지 않았나. 화장실 사용료가 5코루나이다. 유로를 환전해서 사용해야 한다. 1유로를 환전하면 4명이서 화장실 사용가능. 그럼 난 유료 화장실을 이용했을까? 천만에 이용 안하지. 식당을 이용하지요.

 

 

  입구에서 올려다보니3층의 다리가 보인다. 맨 윗층은 영주가 다니는 통로, 맨 밑이 평민이 다니는 통로인데 평민들이 다니는 통로가 경치가 더 좋다고 한다. 가봐야지. 다리를 통과하면 곧 굽이치는 큰 시내가 나오는데,이것이 블타바 강(Vltava River)으로 체스키크롬노프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이 강은 체코에서 가장 긴 강으로서 근원지는 오스트리아이며 이 강의 특징은 바닥이 검기때문에 강물이 시커멓게 보이며, 강 폭이 매우 좁아 물살이 매우 세어 젊은이들이 세찬 물살을 즐기기 위해 레프팅을 많이 한다

 

 

  다리를 건너면 마치 인공으로 꾸며놓은 듯한 작은 마을이 있다. 이곳의 건물은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다. 파스텔톤의 색깔과 곡선을 이용한 건물은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는데,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것은 벽이다.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건물 같은데 자세히 보면 판화처럼 벽을 긁어서 만들거나 그림으로 마치 벽돌처럼 그려 놓았다. 멀리서 보면 착각을 하기 쉽다. 거리의 상점들은 파스텔톤의 색깔로 이곳의 건물들은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가게, , 주점 등으로 사용하는데 펜션으로 이용하는 곳도 많다. 골목 안에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기념품 가게들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천천히 길을 따라가면 마을 중앙의 광장이 나오고 조금 오르면 시내를 따라 카페가 늘어서 있고 성 요스트 성당을 지나면 조금 높은 전망대가 있어 시가지의 붉은 지붕들을 조망할 수 있다.

 

  산위 전망대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마을은 아기자기 다닥다닥 오밀조밀 붉은 지붕으로 서양화에 나오는 그런 장면이다.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내려다 본 마을은 정말 아름답다. 모든 집들이 창문에다 빨간 제라늄꽃 화분을 내 놓아 집과 집색깔과 잘 어울린다. 모기도 없는데 냄새나는 제라늄을 놓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유없이 관습처럼 그러는 것일까? 동네는 예쁘고 아름답지만 이곳 사람들은 뭘 해먹고 살았을까 생각해보았다. 충분한 농경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가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자수공예품이 유명하다고 했지? 14 - 16세기에 상업으로 번창했다고 하네. 그러고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인들의 삶은 참 힘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을과 성 사이에 걸쳐 있는 이발사 다리가 있는데 여기에도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그 내용은 정신나간 영주의 아들이 휴양차 왔는데 눈에 띄는 아주 멋진 여인이 있어 그 여인과 정분이 났는데 그 여인이 바로 이발사의 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정신나간 영주의 아들이 환각상태에서 지 마누라를 죽여놓고 동네사람들이 죽였다고 사실을 고백하지 않으면 매일 한 명씩 주민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삶들을 죽이자 열흘째 되던 날 이 이발사가 다른 이들의 억을한 죽음을 막기위해 범인을 자처해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2주 후에 이발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다리 이름을 이발사의 다리라고 했다나?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아름다운 마을전경을 두 눈에 담고 내려와 기념품 가게를 들어갔다. 가격이 프라하보다는 약간 쌌다. 전통 맥주컵 2, 천문시계탑 모형 1개를 33유로 주고 샀다. 그런데 이 장사꾼이 장사 솜씨가 좋다. 슬쩍슬쩍 덤도 주는 척하며 값은 절대 안 깎아준다. 그러면서도 잘 판다. 내가 그 장사 아줌마를 보고 장사를 아주 잘 한다고 했다.

 

  점심은 마을 현지식당이다. 돼지고기와 빵. 음식이그렇게 섬세하지는 못하고 독일과 마찬가지로 거칠다. 거기다가 미국이 상표를 훔쳐가 미국상표같이 통용되는 버드와이저 맥주를 시원하게 한잔 했다. 이 동유럽의 음식은 술이나 홍차 등을 곁들여 먹어야 제 맛도 나고 입안도 게운 해진다. 그리고 종업원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이 한결같이 빡빡머리이다. 머리 길른 남자들을 못봤다. 거의 빡빡이다. 그래서 내가 웨이터에게 물었지. 왜 머리를 밀고 다니냐고? 그랬더니 엉둥한 대답이 나왔다. 햇빛이 따가워서라나? 오잉?? 그게 무슨 말여? 하여튼 운전수도 빡빡머리요 지나다니는 체코인들 머리들은 대부분 빡빡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머리숱도 적고 관리하기 힘들어 밀고 다닌다나 체코인들이????

 

 

  버드와이저 한잔에 행복을 마시고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출발. 국경이라고 해야 별것도 아니고 이웃동네 넘어가듯 넘어가니 오스트리아. 그런데 체코와는 분위기가 확 다르네. 확실히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고 깔끔하다. 하긴 예전에 대 제국을 이루었던 나라가 아니었던가?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듯이 해가 지지않는 대 오스트리아 제국이 분해되었어도 그 영향은 오랫동안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2시간 정도 달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포도주 한병을 샀다. 10유로다. 스페인이나 파리에서는 5유로만 줘도 훌륭한데 이곳은 10유로나 한다. 대중적인 것이. 하긴 물가가 비싼 곳이니까 인정해야지.

 

  6시 넘어 비엔나로 들어가 저녁을 먹기위해 식당을 갔다. 세계 유명인사들이 많이 다녀간 유명한 곳이란다. 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니 다녀가긴 한 모양이다. 그러면 음식이 훌륭하냐?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냥 각종 소세지 고기 바비큐 모음이다. 역시나 음식이 짜고 거칠다. 기름진 음식을먹으니 자연히 술이 따를 수 밖에. 곁들여 마시는 포도주는 심심했다. 저녁식사를 하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짚시 악사 두명이 왔는데 할아버지와 손자 같다. 할아버지는 아코디언, 손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우리 가요를 그들 방식대로 연주하는 것이다. 불협화음이 있는데도 묘하게 어울리는 끌리는 연주를 하는 것이다. 팁 안주면 안 움직인다. 한 탁자당 3유로를 주면 된다고 한다. 어느 노신사 한분이 팁을 탁자별로 다 모아 놓은게 화근. 이 악사들이 우리 탁자 근처에서 연주하며 안가고 있는거다. 보다못한 젊은 광주에서 온 여선생이 5유로를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옆으로 움직인다. 연주곡목은 과수원길, 아리랑, 만남, 바위섬 등 다섯곡 정도를 하며 흥을 돋운다. 이 머나먼 타국 땅에 와서 우리 가요, 동요, 민요를 들으니 반갑기는 하다.

 

 

  저녁을 먹고 선택관광으로 클래식 연주회 관람이 있는데 나는 안갔다. 아마도 갔다온 사람들은 후회할 것이다. 80유로. 그 시간에 나는 우아하게 편히 쉬면서 포도주 한잔하며 쉴 것이다.

 

  호텔은 외곽에 있는데 주변을 보니 캠핑장도 있고, 스포츠센터도 있는곳이다. 건물의 모양은 성냥갑이다.

 

  오스트리아는 히틀러의 고국이다. 완전 정신병자 또라이 아니었던가? 히틀러 영화를 보면서 정상적인 성장과정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 한 번 몸서리치게 느꼈다. 그렇지만 완벽한 사회보장과 아름다운 환경과 기후로 별 불편없이 살 수 있는 나라, 대학교육까지 무상교육인 나라, 물가는 우리의 두배 수준, 사람들이 정직하게 사는 나라, 질서 지키기와 환경보호에 열 올리는 나라로 게르만 족이 아닌가. 독일과 같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이들의 내재되어 있는 야수같은 공격본능이 언제 나타날 것인가가 인류 미래에 끼치는 영향은 참으로 막대할 것이다.

 

 

  비엔나에는 도나우강이 흐르고 홍수조절을 위해 시내에 운하도 파놓은 나라. 도로엔 버스가 아닌 전기 트렘이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나라. 한번도 단일 정권을 세워보지 못한 나라. 그러니 역설적으로 민주공화체제가 될 수 밖에. 시민들 간에 밀땅을 잘하는 상당히 민주의식이 높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환경이 아름답고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어도 사람들이 재미를 누리며 살아야 될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까? 밤 문화도 없지 지극히 개인적이지. 까페에 앉아서 수다 떠는거? 가이드 말로는 칼 퇴근 후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건전하게 보내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 유럽인들 중에 남자는 불쌍하다나? 여자, 아이, 개 다음으로 남자라고 한다. ,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산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흔히 하는 욕중에 개새끼라는 욕이 유럽에서는 욕이 안되는 것일까? 하하하하~~~ 개만도 못한 인생에게 개새끼라고 하면 한 단계 신분상승이 아녀? 하하하하~~~. 오스트리아에도 부자도 많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욕심을 안 부린다고 한다. 선진국이 다 그렇듯이 평생 저당 잡힌 인생들이 대부분이라 일찌감치 포기한 것인가? 할부금 다 갚으면 죽을 때가 되었다나 뭐라나... 그러니 욕심을 안 부린다고 아니 못부린다고도 짐작할 수 있다.

 

 

  알프스의 자락에 자리한 오스트리아는 산과 구릉이 체코나 독일보다는 조금 높고 환경이 깨끗이 보전되어 있고, 또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지 않나 생각된다. 세월이 흐르고 제도가 바뀌고 사람도 바뀌었지만 사람들에게 각인된 습관 관습은 바꾸기가 어렵지. 그러니 예나 지금이나 하고 사는 방식이 같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