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10편(상트 뻬떼르부르크) - 열째 날(2016. 8. 11. 목)
어제 밤의 음주로 잠을 깨지 않고 새벽까지 잤다. 이럴 때 술이 좋아요. 일어나 커튼을 걷어보니 비가 내렸다. 세면을 끝내고 호텔 주변 산책을 나섰다. 밖으로 나서니 아주 시원한 바람이 상쾌함을 주는데 지나가는 차들의 매연이 이 분위기를 싹 깨버리네. 주변을 돌아봐도 별 볼일 없는 곳이라 아파트 단지 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출입구는 철문으로 되어있고 차를 댈 주차장보다는 나무와 풀밭이 자리했는데 나무도 전지를 안 해 숲속에 와있는 듯 야생적인 느낌을 준다. 하여튼 우리와 다른 모든 것들이 신비감을 더해준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갔더니만 중국인 천지에 한국인들이 섞여있다. 홍차와 먹는 간단한 아침은 스칸디나비아 나라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카잔 성당)
8시 반 관광을 위해 출발. 유럽과 비슷한 상트 뻬떼르부르크 관광인데 비를 맞으며 러시아 정교회의 카잔성당으로 갔다. 카잔성당은 러시아가 프랑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바벨 1세 황제의 명령에 의해 10년간의 공사 끝에 1811년 완공하였다. 이 성당은 농노 출신 건축가 바로니킨(A.Varonikhin)이 로마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과 비슷하게 만들라는 황제의 뜻에 따라 지어졌는데, 푸른색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돔 지붕과 94개의 코린트 양식의 기둥이 반원형의 회랑을 이루고 서있는 멋진 건물이다. 폭정을 펼친 것으로 유명해 뇌제(雷帝)라고 불리는 이반 4세 황제가 타르족과의 전투와 17세기 초 폴란드가 침입했을 때 성모상의 도움으로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런 이유로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침공시에도 이 성모상을 들고 전투에 참가하여 승리하였다. 나폴레옹을 몰락의 길로 몰아넣은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는 프랑스까지 진격하여, 여러 성을 함락시키며 나폴레온 깃발과 성들의 열쇠를 빼앗아 왔다는 데, 지금도 성당 안에는 107개의 프랑스 깃발이 전시되어 있다. 이 성당에 있는 카잔 성모대상은 1579년 볼가 강변의 카잔 마을에 사는 9세 소녀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일러준 대로 찾아가 그곳에 있던 성모대상을 가져와 이콘으로 장식하면서 카잔성당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뭐? 전쟁하러 나갈 때도 이 이콘을 앞세우고 나가면 승리를 했다나? 그러니 거의 부적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똑 같네. 이 성당 앞에는 쿠드조프와 바르클레 드 톨리의 동상이 서 있는데, 이 성당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지었기 때문이다.
외관은 마치 어느 궁전처럼 웅장하고 내부는 러시아 스러운 화려함으로 되어있다. 의자가 없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은 모든 게 다 사람의 힘으로 성가도 반주없이 아카펠라로 하고 모여서서 기도를 열심히 올리네. 관광객들이 많은데 경비원들이 사진을 찍지 말라고 따라다니며 저지한다. 저 러시아 인들은 무엇을 기도를 할까? 하긴 동서양 사람들이 하는 기도는 뻔한거 아닌가? 다 자신의 가족 행복을 위해 기복기도가 아니던가? 이 교회에도 특히 줄지어 기도하고 있는 곳이 있다. 성모상인데 이콘이다. 거기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자기 차례가 되면 입을 맞추고 뭐가 뭔지 중얼중얼 기도한다. 복 많이 받으세요~~.
(피의 사원)
다음으로 피의 사원에 갔다. 가는 도중에 운하가 있는데 선택 관광으로 예정되었었는데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안 해도 된다고 하더니만 보아하니 별것 아니더군. 운하 양 옆으로는 까페들이 늘어서 있고, 전통 마차도 관광객들을 호객하며 지나가고 비가 오니 운하 물이 씨커멓게 보인다. 피의 사원은 사연이 있는 성당인데 상당히 러시아 스러운 멋이 있는 곳이다. 이 성당은 1883년 알렉산드로 3세의 명으로 1881년에 폭탄테러로 비참하게 죽은 아버지 알렉산드로 2세를 추모하기 위하여 그가 죽은 장소에 무려 24년간에 걸쳐서 지어진 성당으로서 모스크바의 바실리성당을 영상케 하는 성당이다. 권력있지 돈있지 그러니 아들 놈이 뭔들 못하랴? 당장의 북한을 보라 완전 미친놈들 아녀? 세월이 변해도 인간의 탐욕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이러니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인간들에게는 교육도 먹혀들지 않으니... 그러니 시스템으로 이 썩을 놈들을 관리해야 되는데 꼭 충성파들이 나와서 일을 그르친단 말이지. 권력의 달콤한 맛을 보았으니 절대 놓을 리가 없지요. 이 사원에는 유명한 화가들이 직접 도안한 모자이크화가 많이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이곳도 입장료를 받네. 아니 뭔 놈의 교회나 성당들이 다 입장료를 받나? 물론 외관만 구경해도 참 훌륭하다. 내부는 비슷비슷하니까.
<이삭 성당>
비내리는 가운데 이삭성당으로 간다. 이삭성당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성 이삭 성당의 43m에 달하는 교회의 전망대에서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청동 기마상 맞은편에 위치한 거대한 황금빛 돔은 성 이삭의 날인 5월 30일에 태어난 ‘피터 대제’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성 이삭 성당으로, 돔의 크기가 세계에서 세 번째 규모인 101.5m에 이르는, 도시의 어느 곳에서도 눈에 쉽게 띄는 건축물이다. 성 이삭 성당은 길이111.2m, 폭97.6m로 총 만4천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웅장한 규모의 성당으로 1,818년, 몽페란드에 의해 설계된 후 40년이 지나서야 완공되었다. 빼째르부르그가 습지대인 관계로 기초만 다지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당시의 22인의 예술가가 참여하고, 물자를 운반 하기 위하여 최초로 네바강에는 바지선이 띄어진다. 내부는 성서의 장면이나 성서 속의 성인들을 150명 이상이나 묘사해놓고 있다. 모자이크화도 62점이나 되며 우랄 산맥에서 생산된다는 초록색의 공작석으로 만든 모자이크 조각기둥 등은 바티칸성당과 비교하여 내부의 화려함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예언자, 에덴의 동산, 에지기에리의 꿈,예수의 고난, 최후의 심판, 대홍수, 천사 가브렐라의 전언등) 또한 이 성당을 설계하고 공사 감독한 프랑스인 몽펠랑은 약관의 20대에 전 유럽인이 참가한 콩쿨에서 입상하여 40년간 러시아에서 이 성당 및 성당주위의 마린스키 궁전등 건물과 겨울궁전내 지금의 1호 전시실인 표트르 대제의 방, 궁전광장등을 꾸미는데도 참여하고 러시아에서 인생을 마감한다. 그는 러시아에 묻히길 원했지만 당시는 이미 다른 황제인 알렉산드로 2세는 그의 시신을 파리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서양사회 치고 역술을 즐기는 러시아에서 당시의 유명한 점장이가 성당이 완공되면 그는 죽을 것이라고 초창기에 예언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러시아정교회는 중앙신전이 신성한 방향으로 여기는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엄청난 공사에는 총 40만명 이상의 인력이 동원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성당을 장식하는 데에는 대리석과 반암, 벽옥 등 4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석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독재적인 임금이나 황제들은 자신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 경제력을 집중하여 거대한 건축물 등을 건립한다. 보라 스탈린이나 김일성. 김정일 같은 독재자들 비슷하지 않나? 국민들이야 죽건 말건 아랑 곳 없이 제 탐욕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잖은가? 관광객들이야 아름다운 건축물을 관람하니까 좋지만 그 당시 강제 수탈 당한 사람들의 인간 이하의 그 개고생을 알고나 있을까?
<여름 궁전>
비내리는 가운데 사진을 찍고 여름궁전으로 출발.
표트로 대제의 여름궁전이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한 페트로드보레츠는 1704년 표트로 대제가 1709년 스웨덴과 풀비타전투에서 승리후 이 궁전을 지었으면 러시아의 황제들과 귀족들이 여름을 지내기 위한 별궁으로 지어젔으며 네달란드식 바르크 양식으로 설계 되었습니다고 한다. 공원은 위 공원과 이랫 공원으로 나뉘며 총 면적은 100핵타르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쓰이는 겨울궁전에 대비해 여름에 지내는 궁전으로 궁전에서 바로 핀란드 만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분수의 궁전', '러시아 분수들의 수도'라 불릴 정도로 140개의 분수가 가득한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비가 내리고 질퍽질퍽한 길인데도 파리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닮은 이 여름궁전은 분수가 왜 이리도 많은겨? 각종 아름답게 만든 분수가 분수도 없이 많네. 하하하. 분수와 숲속길이 알맞게 있어 산책하기 좋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기가 아주 좋은 곳인 듯하다. 참으로 왕은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이 궁전을 거닐며 들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동떨어져 살으니 백성들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으로 살았겠지 황제들이. 역사를 거꾸로 돌린 황제가 농노제를 확대하여 결국에는 혁명으로 뒤집어 졌지. 이런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통해 북한의 신분 계급제도 결국 망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점심은 현지식으로 돼지고기와 감자, 스프, 샐러드를 먹는데 덩치 큰 여가수가 노래를 하는데 한국인 귀에 익은 백학, 백만송이 장미 등을 노래하고 관광객인 한국인들은 동전과 1달러 정도를 주고 나간다. 나는 갑자기 러시아 민요 “까로부쉬까(비단마차)”가 부르고 싶어 나가서 같이 부르자고 했더니 무반주로 하는데 나는 1절만 두 번 부르고 올려고 했더니만 아니 글쎄 4절까지 부르네. 이런~~그래서 1절과 마지막 부분만 같이 부르고 왔다. 아니 이 식당에서도 동창 권혜련을 또 보네. 동기생들도 3명이나 있고. 이런 인연이~~~ 다들 잘 사는구먼.
<겨울 궁전>
계속해서 비가 오는 가운데 겨울궁전인 에르미타쥐 박물관에 갔다. 에르미타쥐 박물관은 제정 러시아 황제들이 기거했던 겨울궁전과 5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러시아 황제들의 주거지였던 겨울궁전은 표트르 1세에 의해 세워졌으나, 미술품 수집을 상당히 좋아했던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미술품들을 따로 보관하기 위해 겨울 궁전 옆에 별관을 세워 '에르미타쥐'라고 명명해 보관해 오던 작품들을 1917년 혁명 이후 러시아 제국이 붕괴되자 국립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모든 개인 소장품들은 국유화 되었다.에르미타쥐 박물관은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1817년에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이 궁전은 모두 1,560여개의 방이 있는데, 이 중 350여개의 방에는 고호, 고갱, 피카소, 렘브란트, 미켈란젤로등 유명한 화가들의 수많은 그림뿐만 아니라 각종 조각품과 발굴품 등 모두 300만점의 소장품들이 있다고 한다.
수많은 중국인들을 뚫고 예약시간보다 늦게 간신히 입장. 멋지고 고급스러운 내부 장식과 렘브란트의 각종 그림들을 감상하며 1시간 정도를 이 방 저 방 다니며 감상했다.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라는 말이 딱 맞다. 사진 찍기 바쁘다. 사람구경하고 궁전 내부를 감상하며 게다가 유명화가의 그림도 같이 감상했다는데 의미를 둔다. 그 그림이 그 그림같고 이상하게 그린 그림이 명화라고 하니... 거 참.... 이건 다 관심도의 차이이리라. 그런 그림을 그린 화가들도 고뇌에 고뇌를 거듭하며 시대정신을 담았을테니까, 그 정신이 보는 사람과 공감을 이루면 명화가 되는 것이 아닌가? 독재를 했건 뭐를 했건 독특하게 굴었던 임금들이 모아 둔 그림과 백성의 고혈을 짜내 만든 궁전이 오늘날 후손을 먹여 살리는 돈줄이 되는걸 보면 무우를 절단하듯 단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공과 양면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비가 계속 구질구질하게 내리는 가운데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한식당 ‘미가’인데 김치찌개인지 된장찌개인지 퓨전찌개를 먹는데 이렇게 일반인들에게 팔면 망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해외여행을 나가면 한식보다는 중식이 훨씬 낫다.
이제는 관광을 종료하고 모스크바로 가기위해 공항으로 간다. 들어가는 곳에서부터 검사 또 검사를 받는다. 안전을 위한 것이니 불편해도 참아야지. 비행기 좌석 또한 부부끼리 같이 붙여 주는 거 없다. 알아서 앉아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러시아는 서비스라는 말이 아직도 먹히지 않는가 보다. 민족적 자부심인지 자만심인지 참으로 거시기 하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내가 걱정이 된다. 이것들 이러고도 살아날 수 있나? 괜한 걱정이겠지? 잘난 저들끼리만이라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테니까. 1시간 20분 정도의 비행이니 그냥 앉아서 가기로 했다. 기내에서는 검은 빵에 연어를 넣은 샌드위치를 준다.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혹시 이게 연어 먹는 게 마지막? 할 수 없지 뭐. 한국 가서 먹어야지.
11시 넘어 호텔에 도착. 엄청 큰 호텔인데 중국관광객 천지란다. 로비에 들어가니 러시아 스러운 남자 보안원들이 떡 지키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으니 내일 아침 먹는 요령과 짐을 가지고 내려오는 요령들을 알려주어 재미있게 들으며 방으로 들어왔는데 이건 완전히 미로찾기 로다. 게다가 씻으려 물을 틀으니 더운 물이 안나오네. 이런~~~??? 시간이 너무 늦어서 더운 물을 안주나? 종일 빗속을 다녀서 따뜻한 물로 샤워가 절대 필요한데 말이다. 할 수없이 씻고 잔다. 아주 피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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