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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8편(헬싱키) - 여덟째 날(2016. 8. 9. 화)

by 베짱이 정신 2016. 8. 26.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8편(헬싱키) - 여덟째 날(2016. 8. 9. )

 

어제 저녁의 즐거운 식사와 포도주로 인해 한번도 안 깨고 푹 잤다. 7시 하선이기에 6시 못되어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어제 저녁의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있게 간소한 차림으로 간단하게 먹고 선실로 돌아오니 아니 종업원들이 어느새 들어와 침대 커버를 벗겨놓고 새 것을 던져 놓았네. 참말로 벌서 새 손님 받을 준비를 하네?

 


헬싱키에 도착 현지 가이드와 만나 시내 관광에 나섰다. 제일 먼저 원로원 광장에 도착. 언덕에는 루터교 교회가 하얀색을 하고 우뚝 서 있고, 수 많은 관광객들은 사진 찍느라 정신 없고 거리의 바이올린 악사가 연주하는데 아주 서정적이고 느린 곡을 연주한다. 나중에 자세히 감상하기로 하고 시청사 앞에 있는 바닷가의 카우파토리 마켓 광장에 갔다. 각종 수공예품과 과일 채소 기념품 파는 이동가게와 포장마차 같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어느 영감님이 하는 기념품 가게에서 5유로 주고 자석을 하나 샀다. 물가는 엄청 비싸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 많고 물건을 사는 사람은 적은 듯 보인다. 과일가게에서 살구(3유로)를 사서 맛 보았더니 아주 훌륭했다.





 

이리 저리 다니며 사람구경, 새로운 풍경 구경 등을하며 거닐다 부둣가에 멋지고 고풍스런 건물이 있길레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어코디언을 연주하는 짚시가 있어 동전 몇 잎을 주었다. 그런데 이 양반 연주곡이 똑같네.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만을 연주하네 그려. 건물에 들어가니 질서있고 깨끗하고 운치있는 식품, 간이 식당 등이 몇 십개 늘어서 있는 것이다. 연어, 대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식욕을 자극한다. 아침에도 대구 초절임을 먹고 왔는데도 군침이 도는 것은 어쩐 일인고? 그러나 저걸 사면 처리 방법이 없다. 그냥 참고 눈으로만 봐야지.



 

부둣가 구경을 마치고 원로원 광장으로 다시 갔다. 광장에는 여전히 전자바이올린 연주자가 애절한 표정연기와 함께 느리고 서정적인 곡을 연주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여전히 많고 하늘은 흐리고 바람은 불고 완전 가을이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로 2세의 동상을 중심으로 광장 주변은 헬싱키 구시가지로 시청사와 헬싱키 대학 본관, 도서관 등이 있는데 대부분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라 멋스럽다. 이 건물들도 나중에 하나의 역사가 되어 관광객들을 부르겠지? 광장의 넓은 바닥에는 약 40만 개의 화강암 포석이 깔려 있어 걷는데 무척 불편하다. 이곳은 핀란드의 광장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왜 핀란드에 러시아 황제의 동상이 서있지? 거참 이상하네~~

이유를 들어본즉,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후 식민지시대의 아픔을 청산하기 위하여 이 동상을 철거하자는 주장과, 핀란드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공과를 생각하여 역사의 유산으로 남겨 두자는 의견이 대립하였으나 과거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기억하고 교육하기위해 동상을 철거하지 말자는 의견이 우세하여 지금까지 이 동상을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핀란드 인구의 85%가 루터파 교회의 신자로 핀란드 루터파의 총본산인 루터란 대성당(The Lutheran Cathedral, 헬싱키 대성당이라고도 한다)이 광장 위쪽에 멋지게 자리하고 있는데 건축가 카롤엥겔에 의하여 설계되어 1830년에 착공, 22년만인 1852년에 완공된 네오클라식의 멋진 성당이다. 밝은 녹색의 돔과 하얀 주랑이 조화를 이룬 이 건물은 중앙돔을 중심으로 4개의 작은 돔들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내부는 생각보다 화려하지는 않고 소박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듯하다. 이곳에서는 이 나라의 중요한 종교행사와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가 열린다고 한다. 광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성당은 흰색을 주조로 하고 있으며 주위에 다른 건물이 없이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어 화려하면서도 뭔지 모를 인간에게 위압감을 주면서도 포근한 모습의 양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광장 한 옆에는 총리 관저가 있는데 대로변에다가 일반 사무실과 나란히 이어져 있는 노란색건물에 검은 지붕을 이고 있는 평범하고 수수한 건물. 이 건물 앞에는 일반인들의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주차하며 바로 앞에는 이 나라를 백 여년간 통치했던 러시아 황제의 동상이 버티고 있는 곳이 아닌가? 이것은 이들의 관용정신일까? 아니면 실용정신일까? 아니면 민주주의의 실천일까? 결론은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해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상하관계가 확실한 관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들의 눈으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우리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약소국이었던 핀란드는 스웨덴에 약 65, 러시아에 약 100년 동안 지배를 받았으며 수많은 전쟁의 참화로 국경선이 바뀌기도 했지만, 외부의 억압을 받을수록 핀란드의 혼을 지키고자 애썼고, 헬싱키를 핀란드 고유의 정신과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로 남기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헬싱키에는 스웨덴과 러시아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으며 그 두 나라의 영향을 받아 핀란드만의 독특한 매력을 가진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버스를 타고 약 5분 정도 가니 러시아 정교회 교회가 멋있게 서있다. 우스펜스키 교회는 독특한 러시아 외형이라 멀리서도 눈에 확 뜨인다. 우스펜스키 교회(Uspenskin Tuomiokikko)1868년 성모승천 대 축일을 기해 러시아 점령기에 완성된 러시아 정교 대성당이다. 비잔틴-슬라브 양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붉은색 벽돌과 머리에 양파형의 황금색 둥근 돔, 황금의 십자가는 이 사원의 상징이다. 붉은 벽돌로 된 반구형 천장에는 천연물감으로 그린 그리스도와 12사도의 그림이 있다. 내부는 정말 화려하다.


 

다음으로 암석교회를 갔다. 템펠리아우키오(Temppeliaukion Kirkko)라고 불리는 이 교회는 천연 암석으로 된 독특한 디자인의 교회로 1969년 티오모와 투오모 수오마라이넨 형제의 설계로 바위산 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실제 겉으로 보면 허름하고 볼폼없이 생긴 바위 사이로 지어졌지만 내부를 보면 기존의 교회의 모습을 완전히 깨뜨린 교회로, 내부는 천연 암석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되어 있으며, 암석 사이로 물이 흐르고, 교회 안의 천장은 높이 14m로서 구리로 만들어져 있어 마치 비행접시 같기도 한게 참 특이하다. 이 교회는 자연의 음향효과를 충분히 고려해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음악회장으로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고 하며 주말에는 이곳에서 결혼식도 열린다고 한다. 핀란드는 자연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나보다. 교회고 뭐고 간에 다 자연과 함께라는 가치 하에 만드니까. 그런데 이 교회도 화장실 입장료를 받네. 아이고~~ 우리 같았으면 벌써 시에서 공중화장실도 짓고 편의시설을 많이 지었을 텐데 이 나라는 꼼짝도 않네. 화장실로 돈 많이 버세요~~. 하긴 문화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해도 인간의 기본 생리에 관한 것은 어느 나라든 기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맞지 않나?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모르겠네~~ 


 

  점심은 이 나라 현지 뷔페식으로 먹는데 이곳 농수산 생산물의 종류와 양이 적어서 거의수입에 의존한다고 한다. 이 식당 역시 한국인으로 바글바글. 예전에는 이곳 사람들도 감자가 주식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들도 우리처럼 용되었지 용이 되었어도 초심은 항상 가지고 살아야 되는데 이들은 그렇게 사는듯 하다. 그럼 우리는? 모르겠네~~.

넉넉한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분이면 끝내는 한국인의 식사시간으로 남는 시간은 여유있어 주위를 둘러보니 이 호텔의 엘리베이터 역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좁고 덜컹거리는 것이다. 이들은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나 보다. 거 참 신통방통하네~~


 

  2시에 해변가에 있는 시벨리우스공원을 간다. 공원에 도착하니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분다. 우리에게  교향곡 '핀란디아' 등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의 대표적인 음악가 장 시벨리우스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1945년에 세워진 공원이다. 시벨리우스의 음악은 북극의 음울한 자연 환경과 피정복 국민으로서의 괴로움을 참아 나가는 우수와 비애를 간직하고 있어 세계인들로부터 핀란드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공원에는 파이프오르간을 형상화한 조각품과 시벨리우스 두상 부분을 부조로 만들어 푸른 잔디와 쭉쭉 뻗은 소나무, 그리고 숲과 어울리게 만들어 놨다. 귀가 없는 시벨리우스 두상과 구름모양의 부조 상이 있는데 이것은 시벨리우스가 청각이 아니라 감각적 영감으로 하는 작곡가임을 나타낸다고 하며 영감을 구름무늬 조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갈수록 바람은 미친 듯이 분다. 일기가 변덕을 엄청 부리네. 이 공원에는 유명한 까페가 있단다. 가 보니 아주 작은 건물에 있는 것인데 시나몬롤을 맛볼 수 있다는 빨간색 집모양의 <RECATTA 레가타> 까페다. 바람이 심하게 부니 까페고 뭐고 간에 바람을 피하고픈 본능이 먼저다. 더 가면 카누를 탈 수 있는 곳도 있고 바닷가 작은 까페들도 분위기 있게 늘어서 있고 해바라기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이들도 경제적으로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들이 이따금 보여주는 생활모습 속에 이들의 검소한 생활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미친 듯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이국적인 풍경을 눈과 가슴에 담고(곧 잊어지겠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가는데 주변에 지천으로 핀 해당화와 바람과 푸른 풀밭과 흔들리는 나무들이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가끔 맑게 빛나는 틈을 이용해 녹색의 풀밭에서 모델 사진 찍기 놀이도 해보고 가능한 많은 기억을 담으려고 했다.


 

이제는 헬싱키 관광이 끝나고 옛 도심인 투르크로 가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가는 배를 타야한다. 1시간 전에 부두 대합실에서 기다리다가 앞에 앉아있는 외국 청년에게 한국식 사고와 발음으로 된 영어로 말을 건내 대화를 시도했다. 이 청년은 독일 청년으로 여자 친구와 휴가를 즐기러 다니는 중이란다. 이 청년은 한국 천안에서도 일하고 안양 관악산도 하이킹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청년 인상이 참 순하고 좋다. 제대로 교육받았나 보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배를 탈 시간이 되어 헤어졌다.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430분 배로 두시간 배를 탄다. 물론 이 배도 국경을 넘나들기에 면세점도 있다고 한다. 근 배로 선실도 있지만 우리는 선실로 들어가지 않고 갑판이나 기타 부대 시설 의자에 앉아 졸거나 주변 풍경을 보며 가는 것이다. 맥주 두캔을 꺼내 밥을 같이 먹는 일행에게 한 캔 주고 신나게 마셨다. 배를 타고 마시는 맥주는 맛난다.

 

먼 바다로 나오니 파도가 거세어 이 큰 배가 일렁일렁 한다. 그렇지만 항해 거리가 짧아서 금방 도착한다. 우리를 실은 버스는 오래되어 냄새도 나고 그렇다. 내일은 다른 버스가 나올 수도 있으니 소지품을 차에 두지 말라고 해서 다 가지고 내렸다.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탈린에 내리니 분위기가 북유럽 4국과는 다르게 허름하다. 물론 국민소득이 낮으니 그럴 것이다. 현지 가이드는 서울서 카페를 하다가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상을 주기 위해 해외여행을 나왔다가 에스토니아에서 터를 잡고 지내는 모양이었다. 호텔은 대로변에 있는데 차들이 아주 많이 지나간다. 이런 모습은 발트3국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고 EU(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경제 발전이 이루어져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SUSI라는 이름의 호텔 주변에는 무명용사의 탑도 있고 주유소도 있다. 물과 간식은 주유소 매점에서 사면 된다. 저녁은 현지식으로 닭가슴살 요리와 차가 전부다. 다른 일행들은 거의 다 남겼는데 난 맛있어서 다 먹었다. 확실히 난 여행 체질인가 보다. 하지만 음식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식당 벽에 옛 기사들이 썼던 투구니 방패 등등 많은 것들이 장식으로 걸어 놨다. 아니 이 평지의 나라에서 이런 기사들의 싸움이 많았나? 장식이겠지. 오늘도 장거리 이동과 관광으로 피곤해진 몸을 누이고 백야를 막기위해 커튼을 티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고 피곤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