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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6편(오슬로) - 여섯째 날(2016. 8. 7. 일)

by 베짱이 정신 2016. 8. 22.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6편(오슬로) - 여섯째 날(2016. 8. 7. )

 

 

오슬로 근처에서 숙박을 한 관계로 여유가 있다. 8시 반 오슬로로 출발. 한국은 36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사람을 잡지만 이곳은 완전히 가을이다. 비가 수시로 내리고 하늘은 음울한 분위기를 내고. 하여튼 변화무쌍한 날씨로다. 늦게 일어나 세면을 마치고 식전에 동네를 산책했다. 작은 동네라 집들도 별로 없는 곳이다. 이러니 어제 밤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잤지. 호텔에 붙은 슈퍼는 어제가 토요일이라 일직 문닫고 오늘은 일요일이라 문을 늦게 연단다. 지금은 슈퍼도 필요없다. 어제 필요했지.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와 주위의 풀밭은 비를 머금어 밟으면 물이 마구 묻어난다.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어 벌써 산책을 다녀오네. 아침은 뷔페식으로 찾아보니 청어절임이 있어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홍차와 먹었다. 참으로 맛이 별미로다. 이 맛을 못 잊을거다.


 


오늘의 일정은 비겔란드공원과 노벨평화상을 시상하는 오슬로 시청사, 국립미술관을 거쳐 스웨덴으로 가는 일정이다. 오슬로 시내로 들어가는데 약 두 시간이 걸렸다. 오늘 일정상 이른 점심을 먹어야 되나 보다. 일찍 도착하여 남는 시간을 부둣가 구경을 나섰다. 이곳은 신도시인가 보다. 새로운 건물들인데도 개성있게 만들었다. 또 관광객의 이야기 거리를 위해 조각가들이 만든 작품들을 세워 놓았는데 그 중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나체의 여인상 두 개다. 성기 부분을 하도 만져 반질반질 윤이 난다. 이런걸 보면 동서양이 같다. 하긴 다 같은 동물이니까, 종만 다를뿐이지. 하여튼 웃음이 나온다. 하하하~~ 항구 계류장에는 수많은 요트와 보트들이 즐비하다. 이 많은 요트와 보트는 다 누구 것인고? 운영비가 꽤 들어갈텐데... 하긴 능력이 되니까 즐기겠지? 우리도 이런 시대를 향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지금. 유사이래 가장 잘 먹고 잘 입고 잘 자는 세대가 아닌가?

 

점심은 강남식당인데 제법 깔끔하다. 이곳 역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붐빈다. 이런 상차림으로 현지인들을 상대한다면 망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누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게 아닌가? 오잉~~?? 우리 일가 동생이고 동창인 권혜련이 아녀? 이 먼 땅에 와서 만나다니...~~ 좋은 일이로구나. 여행을 다닐 정도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 행복하고 성공한 삶이로다. 그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여행 다녀. 더 늙으면 여행의 질, 삶의 질이 떨어져 별 볼일 없으니까.

 

첫 일정으로 비겔란드공원에 갔다. 이 공원은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드의 작품들로 구성된 조각 공원으로,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모든 삶의 모습과 감정 등을 조각으로 표현하고 았는데, 하이라이트는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17m의 하나의 화강암으로 조각한 121명의 인간 군상인 모노리트이다.

20세기 초, 비겔란드는 자신의 일생 동안 영혼을 바쳐 조각한 작품들을 오슬로 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오슬로 시는 공원 설계와 작품을 의뢰했고 비겔란은 13년에 걸쳐 청동, 화강암, 주철을 사용한 다양한 작품을 준비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테마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희로애락이었다. 안타깝게도 비겔란드는 자신이 온 힘을 기울인 공원이 완성되기 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후 비겔란의 제자와 오슬로 시민들이 합심해 지금의 공원을 완성했다고 한다.


 

공원안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들이 줄지어선 가운데 수많은 조각상들을 양옆에 두고 멀리 이공원의 가장 중요한 작품인 모노리텐의 거대한 탑이 보인다. 다리에 이르면 다리 앞에 사탄에게 잡힌 아담과 이브상이 양쪽에 높게 솟아 있다.

 

오늘이 일요일인 관계로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중에 중국인 한국인들도 섞여 사진 찍느라 난리다. 짚시 아코디언 연주자의 어딘가 모르게 애수어린 음악도 들으며 모노리팬으로 향하며 주변에 엄청 많은 고각상들을 보며 걷는다.


 

중심조각탑인 모노리펜은 높이가 17.3m, 121명이 뒤엉켜 위로 위로 향하는 모양이 조각된 조형물은 높이가 14.12m, 한 덩어리의 화강암으로 돼있다. 분수의 음울한 테마와는 달리 영적인 것, 신성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동경을 묘사했다고 한다. 비겔란드는 1919년 최초로 모노리텐을 스케치했다고 한다.1924년부터 1925년 사이의 10개월동안 그는 실물크기의 모노리텐을 진흙으로 만든다. 1926년 수백 톤에 달하는 화강암 덩어리가 오슬로 피요르드로 운반되고, 1929년부터 3명의 석수가 14년간 작업하여 완성한다.

 

모노리펜 주변의 조각상들은 인간탑의 주위를 빙 둘러 세 겹으로 방금 태어난 아가에서부터 늙은 부부의 모양과 더 늙어 죽을 때까지의 벌거벗은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들 앞에 서면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과 현재와 다가올 미래를 한곳에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비겔란드는 이 작품에 대한 일체의 설명을 거부하였다고 한다. 작품은 개인의 것이지만 제 각기 다른 창조적 감상을 존중해서란다. 맞는 말이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다 다른 생각을 같지 않는가? 획일화가 되면 북한과 같은 사회가 되는 것이다.

하여튼 예술은 위대한 힘을 가졌다. 간단하고 짧은 표현으로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고 영혼을 치유하지 않는가? 인간이 문제를 만들고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은 위대하다. 인간은 바로 신이다.

 

이 조각공원에서 유명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는 아이의 상인데 모든 사람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사진을 한번씩 찍으려고 난리다. 특히 중국인무리들은 아주 대단해요. 물론 한국인들도

이곳 저 곳 작품 감상을 하면서 나오는 길에 짚시 어코디언 연주자와 마주해서 베싸메무쵸 연주를 부탁하고 내가 노래를 불렀다. 갑자기 생각나서 불렀지만 가사는 까먹지 않았다. 전혀 생각않고 있다가 갑자기 노래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양인이 짚시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니 재미있는 광경이 되었으리라. 노래를 끝내고 나오면서 동전 한 잎을 바구니에 두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로다.

 

다음 코스로 오슬로 시청사를 찾았다. 오슬로 시청사는 오슬로 시 창립 9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1931년에 공사를 시작해 1950년에 완공한 두개의 탑을 가지고 있는 건물이다. 시청사 건물 안에는 많은 그림과 벽화, 조각품들이 있어 오슬로 시의 유명한 관광코스가 되어 버렸다.

 

하늘은 음울하고 비라도 금방 내릴 듯 하다. 이곳에서는 매년 12101층 중앙홀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데 다른 부분 노벨상은 모두 노벨의 모국인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선정하고 수상하는데 유독 노벨평화상은 오슬로 의회가 선정하고 수상한다. 이는 노벨의 유언 때문이라고, 하지만 왜 노벨이 그런 유언을 했는지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여러 국가들의 시청을 보면 강당 역할을 하는 홀이 시청을 들어가며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별도 건물에 배치거나 지하나, 옥상에 설치하는데 이는 수 천년 간의 문화차이에서 온 것이리라. 민주주의역사가 짧은 우리는 이런 것이 없을 수밖에 없다. 다는 면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세계평화에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



시청사 정문 양옆에는 회랑이 있는데 각 회랑에는 목조로 된 부조상이 붙여져 있다. 이는 노르웨이의 건국이야기를 표현해 놓은 거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당장 철거하라고 종교단체에서 우상숭배니 신화니 뭐니 하면서 난리를 쳤을텐데 이곳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정문 앞에는 오슬로시의 시조인 백조상도 있고 벽면에는 다양한 의미의 부조상들이 붙여져 있어 현대식 건물에 품위를 더해주는 듯하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앙 홀이 나오는데 화려하다기 보다는 그저 간결하고 노르웨이의 역사를 담으려 거대한 벽화가 사면에 그려져 있는데 사회주의 그림 냄새가 아주 짙게 나타나 있고, 음울한 이곳 기후와 날씨도 그림에 표현된 듯하다. 나치 점령 시절의 고뇌를 표현한 벽화가 있어 지난 고통과 치욕을 기억하고자 하고 있다. 2층에는 만찬장도 있고 각종 연회 및 회의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오슬로 시의회도 있으며, 각국에서 보낸 선물을 전시한 전시장도 있다. 시청사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니 관광코스에 집어 넣었지.



노르웨이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의 최빈국이었는데 북해 유전이 발견되면서부터 잘 살기 시작하여 지금은 세계 1위의 GNP국가로 10만불 소득에 교육, 의료가 무상으로 진행되는 복지 선진국이라고 한다. 원유값의 부침에 따라 널 뛰기를 하지만 그래도 고율의 세금을 부과해도 시민들이 수용하고 사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나라다. 이 나라의 1위 산업은 석유, 2위는 가스 그밖에 선박, 수산업이 발전한 나라로 대구, 연어, 고등어가 많이 잡혀 우리의 밥상에도 오르게 해 주는 고마운 나라로다.


<Grand  Hotel> 

2000년 김대중 대총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때 시청사 옆에 있는 <그랜드 호텔>에서 자고 리무진을 타고 이곳에 도착. 걸어서 이 계단을 오르며 시상식장으로 갔다고 한다. 이게 전통이라나? 노르웨이에선 벌써 노벨 평화상을 비롯 4명이나 탔다.. 처음으로 탄 사람은 <난센>으로 19221차대전 당시 독일, 오스트리아인들이 러시아에 잡혔는데, 난센이 러시아와 협상....42만명의 포로들을 구출해 냈다고 한다. 이게 바로 외교의 힘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외교를 잘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이니 외교관 양성에 힘쓸 지어다.

 

시청사를 나와 국립극장을 지나 국립미술관 가는 길에 왼쪽 언덕 위에 왕궁이 보인다. 현재 왕은 80세로 황태자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한다고 한다. 미술관에 가니 입장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네. 때마침 일본 마니아 전시가 열리는데 우리는 2층 전시관으로 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으며 부지런히 움직인다. 피카소, 모네, 뭉크의 그림을 먼저 보고 나중에 1층에 있는 일본편을 보았다. 피카소의 그림은 어딜가도 확 표가 난다. 간결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 뭉크의 그림은 어째 암울하니 아마도 이 화가의 일생도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 꿈을 들어보면 화가가 되고 싶었다는 사람이 참 많다. 그렇다 누구나 좋은 면을 행복한 면을 그리고 싶지만 어디 인생살이가 그런가? 현실에서 고통을 받다가 꿈을 접고 다른 길로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은가. 유명 화가 중에서 제대로 인생을 살다간 이들보다는 불우한 인생을 살다간 화가 고흐, 뭉크 등등. 이들의 그림을 보면 고민이 그림에 보이지 않는가? 이들의 그림만큼이나 날씨 또한 음울하고 어둡다. 거듭 느끼는 것이지만 예술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정말로 미친 정열을 가졌거나 아니면 부자이거나. 이렇지 않으면 취미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사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미술관을 나와 그랜드 호텔까지 갔다가 돌아서 왕궁까지 가봤다. 왕궁은 언덕에 있어 시가지를 내려다 보게 되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왕궁 뒷 정원을 내 집 드나들 듯 아무렇지도 않게 다닌다. 물론 경비병들도 있지만 이들은 관광용 같다.


 

비가 뿌리는 가운데 스웨덴으로 출발. 가는 길의 풍경은 노르웨이와 대동소이하다. 원래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한 나라였다가 1954년 노르웨이가 스웨덴으로부터 독립을 했다고, 그러나 국경선은 무의미 하다고. 여기가 국경이오 하는 표시로 양국 깃발이 나부낀다. 그곳이 바로 국경선이라네. 스웨덴의 국경도시에 도착하니 이곳 호텔 역시 북유럽 체인호텔인 Thon이다.


 

어제 밤도 같은 이름의 호텔에서 잤는데 말이다. 쇼핑센터와 같이 가까이 있어 구경을 갔는데 고층으로 된 것이 아니라 모두 1층인데 엄청 넓다. 모든게 다 있다. 특히 어린이용 센터에는 각종 총천연색 과자들가 산더미를 이루고 어린이들을 유혹하고 대형 마트도 있고 각종 옷가게 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데 나무로 만든 벤치 또한 예술이로다. 어느 한 동네를 실내로 옮겨놓은 듯 하다. 대형마트에서 하몬, 음료수, 복숭아를 사가지고 왔다. 포도주를 사서 하몬과 같이 먹으려 어디에 있냐고 물으니 여기는 포도주는 없고 맥주만 판다고 한다. 저녁은 뷔페식으로 노르웨이보다 부실하다. 간단히 먹고 돌아와 주머니용 보드카 스미느로프를 마셨다. 하몬과 같이 먹는 보드카는 역시 술이다. 피곤이 몰려온다. 스르르 눈이 감긴다. 아 그러면 자야지.

굿 잠~~!! 내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