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여행기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3편 - 셋째 날(2016. 8. 4. 목)

by 베짱이 정신 2016. 8. 18.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3편 - 셋째 날(2016. 8. 4. )

 

   TV도 없고 좁은 선실(아마  제일 값싼 선실이 아닐까?)에서 어제 마신 럼주 2잔의 힘으로 아주 푹 잤다. 일어나 세면하고 갑판을 이리저리 다니며 운동과 주변 경치 감상을 하니 아주 상쾌하고 별로 춥지도 않다. 그런대 다른  사람들은 겨울 옷을 입고 있네. 내가 건강한겨? 물론 하늘은 맑지가 않고 암울한 분위기의 느낌을 주었지만. 밤새 천천히 항해하여 오슬로 만에 진입하여 좌우로 아름다운 집들이 보이고 우리 배를 뒤따라 커다란 페리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집들은 아마도 별장 같다. 이곳 사람들은 토,일이면 캠핑이 일상화 되어 있다고 하니 외딴 곳의 저 집들 또한 별장이려니 생각이 든다. 선내를  돌아다녀 보니 모든 영업장이 문 닫았고 아침 장사 하는 곳만  청소를 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청춘은 선실에서 안자고 바다와 갑판이 보이는 창가에 기대어 곤한 잠을 자네. 역시 청춘은 아름다워라.  945분이면 하선을 하는데 그 동안에 아침도 먹고 하선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랄게 뭐있나? 어제 밤에 오늘 입을 옷 꺼내놓고 다 정리하고 잔걸.

  < 오슬로항에 입항하기 전 주변의 모습들>

아침은 자유로이 먹으면 된다. 어제 저녁 차림과는 간소하지만 연어와 청어절임을 빵에 싸서 먹었다. 물론 홍차도 함께. 참으로 맛이 오묘하다. 이래서 짠 음식과 차를 같이 먹나?

8시부터 면세점이 영업을 하여 어제 망설였던 주머니 양주 2, 음료수 2, 2병을 샀다.

 

920분쯤에 5층 출입구로 갔다. 벌써부터 사람들로 바글바글.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인 것처럼 보인다. 하선하여 내리니 입국 도장도 없다. 그냥 국내 선착장에 내리는 것처럼 자유통과다. 우리 버스가 배에서 나오기 기다렸다. 단체 한국인 관광객들 참 많다. 우리 버스는 리투아니아 버스다. 우리의 젊은 버스기사는 마치 러시아 옐친과 옆 모습이 비슷하게 생겼다. 키도 크고. 예네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장기간 집을 떠나있어야 할 것 아닌가? 여름철에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추운 겨울철에는 서유럽 쪽에서.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니까 어디서든 경제활동이 가능. 집을 떠나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가정의 평화가 이루어 질까? 잘 이루어 지겠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하여튼 동서양이 다 같다.

 

노르웨이는 세계지도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본토의 북쪽 절반 부분이 북극권에 속하며 동쪽은 러시아, 서쪽은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다. 14세기 후반부터 덴미크의 영향 아래 있었고, 1814년 이후부터 스웨덴의 지배를 받다가 1905년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였다. 인구의 대부분은 남부에 몰려 있으며, 수도 오슬로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인구밀도가 가장 높다. 띠 모양으로 연결된 온난한 기후의 해안지대에서 한 발짝만 내륙으로 들어가면 날씨가 혹독한 산악지대다. 사회는 평등주의를 지향하며, 비교적 균등하고, 지역별로 독자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며, 언어나 글은 두 가지 공용어가 있지만, 지방마다 다양한 방언을 쓴다.

 

첫 코스로 부두 근처에 있는 아케르스후스(Akershus Castle) 성에 갔다. 오슬로 만을 지키고 있는 아케르스후스 성은 오슬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300년 바이킹의 왕인 호콘 5세에 의해 건축된 아케르스후스 성으로 이곳은 적에게 단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다고 하며, 현재는 왕의 공식 행사에 사용되고 왕실 사람이 죽으면 이 성 안에 묻힌다고 하네요. 그 뒤에 전쟁으로 파괴된 것을 17세기 크리스티안 4세가 르네상스 풍으로 고쳤다고 한다. 성채 안에는 1940~ 45년에 걸친 독일에 대한 레지스탕스 운동의 자료를 모은 레지스탕스 박물관과 옛 무기고에 설치한 방위 박물관이 있다.

 

 <저 양반이 베짱이어요>

노르웨이 하면은 바이킹이 떠오르는데 바이킹의 바이크는 영어로 vike라 쓰는데 이는 피오르드가 시작되는 곳에서 온 사람들이란 뜻이다.

피오르드란 과거 빙하가 쓸고 간 깊이 파인 계곡을 바닷물이 육지 깊숙이 들어와 만든 지형을 말하는데 바로 이러한 곳을 이라 부른다.

이들은 서기 8~10세기경 덴마크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통일 되자 지위를 얻지 못한 소집단의 우두머리들이 농토를 소유하지 못한 농민들을 이끌고 노르웨이나 덴마크, 스웨덴 등으로 흩어져 살았는데 이들 중 덴마크계는 프랑스의 센강 하류에 노르망디공국을 세운 후 영국에 노르만 왕조를 열었고 노르웨이계는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에 도착하고, 그 일부는 북아메리카까지 진출하였다고.

또한 스웨덴계는 러시아에 상륙하였고, 그 일부는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에서 왕국을 건설하는 등 유럽전역을 휩쓸면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고.

이와 같이 이들 노르만(북 게르만)인들은 처음에는 약탈적이었으나 나중에는 원주민들과의 유대를 통해 중세 유럽의 세력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여유롭게 성을 오른다. 전형적인 노르웨이 날씨란다. 이곳 역시 한국인, 중국인 천지다. 같은 시간대에 움직여서 그러리라. 성이 방어용 요새로 지은 것이기에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무척 튼튼하게 보인다. 이곳도 노르웨이 군인들이 성곽 둘레의 일부분을 순찰하는데 걷는 모습이 인형이 걷는 듯하다. 물론 관광용으로 홍보용으로 하는 듯 하다. 좌우로 보이는 바다에는 수 많은 요트와 배들이 있고 성내의 녹색 풀과 돌로 쌓은 성이 음울한 하늘과 어울려 묘한 멋을 자아낸다. 어린애들이 현장학습을 왔나보다. 설명을 열심히 듣는다. 기념품 파는 곳을 들어가면 따로 입장료를 받는 박물관이 있다. 1시간 여의 여유로운 시간으로 성내 관람과 산책을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인 돔바스로 가기 전에 점심을 먹는다. 12시 경에 한식당에 갔으나 먼저 온 팀 때문에 20분 뒤에 식사 시작 한식이지만 현지인들에게 이렇게 팔면 곤란할 것이다. 관광단체객이고 한국인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지만. 반찬이 5가지인데 그런대로 다 맛났다. 시장이 반찬이라서 그런가? 김치찌개가 나왔는데 칼칼하니 개운했다.

 

이제는 오후 내내 가는 길만 남았다. 노르웨이는 고속도로가 없다. 그냥 일반 국도로 2차선이 대부분. 하긴 넓은 땅에 사람은 겨우 530만 정도 사니까. 이 넓은 땅도 삼분의 이 정도가 숲으로 되어 있고 개간 불가능한 땅이 아닌가 싶다. 이러니 집들이 띄엄띄엄 있고 고층도 필요없지. 가는 길 내내 목초지와 숲이 보인다. 완만한 구릉지는 죄다 목초지로 만들고 거기에 집을 짓고 사람들이 산다. 넓은 평지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옛날에 유전이 발견되지 않았을 때 이곳 사람들의 생활이 얼마나 궁핍했을까 상상이 된다. 북해 유전이 발견되어 나라는 부강하게 되었지. 국민소득 7만달러의 나라가 되었으니 장족의 발전이 아닌가? 그런데 이상한게 목초지는 많은데 소와 양들이 하나도 안보인다. 숲속에 숨었나?

 <릴레 함메르 스키점프대 근처 밀밭>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가다보니 동계올림픽 장소였던 릴레 함메르에 도착. 이곳은 1994212~27일까지 제17회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다. 인구는 약 23000명으로, 오슬로 북쪽 약 172km 지점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던 이 곳은 올림픽 개최 이후 일약 유명해졌다.

노르웨이 전체가 숲과 호수의 나라처럼 어딜가도 호수가 눈에 띈다. 이곳 림레 함메르도 호수가 있다. 이곳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이지만 선수단 숙소같은게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호수에 유람선을 띄워놓고 그곳을 숙소로 활용했다나? 우리의 평창은 어떻게 될까? 유령도시가 될 것은 뻔하지 않는가? 겉치레 보다는 실용정신 이런 걸 못 배우는 것일까 안 배우는 것일까? 지난번 여수 엑스포 박람회도 그렇고. 아니 그런 국제 행사를 치르면 시민생활에 일대 혁명이 일어날 정도로 좋아지나? 물론 기반시설들이 편리해지니 좋겠지만 그게 다 빚이 아닌가? 그 도시의 인구와 활용도를 생각않고 지어대니 사후 관리가 정말 큰 문제가 아니던가? 이런 합리적 생각을 갖고 실천하기까지는 또 몇 세대가 흘러야 된다는 말인가? 우리의 경제 변화 속도만큼이나 의식개혁 속도도 빨랐으면 좋겠다.

 <스키 점프대>

멀리서도 보이는 스키점프대. 그리 화려한 것은 아니다. 걸어서 올라갈 수 있고 곤돌라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주변에 많은 돌로 성 같이 둘레를 치고 그 밑에 여러 시설들을 만들어 보관하고, 하여튼 최소한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이곳은 무료입장. 주변 경관 및 정면의 광경이 참 멋있다. 스키 점프를 하며 인간 새가 잠시 되어 하늘을 날 때 행복감을 느꼈으리라. 그런데 이곳 화장실은 유료다. 다른 곳은 무료가 많은데 왜 하필이면 유료로 했을까? 노르웨이 동전이 없으니 다들 밀밭이나 숲속으로 들어가 자연방뇨 할 수 밖에. 나 또한 노르웨이 숲 길가에서 자연방뇨를 선택. 시원하게 해결하고 다시 버스 승차. 어제 사온 럼주를 칵테일 해서 만든 술을 한잔 들이키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출발. 가다보면 집들이 참 깨끗하고 정갈해 보인다. 종종 지붕에 풀을 덮은 집들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지붕 위에 흙을 얹는 노르웨이 고유의 건축 양식인 '토름' 양식의 집이다. 냉난방비가 절약되겠다. 우리나라도 어느 건축가가 시도 했었는데 그 뒤로 소식은 모르겠다. 다 걷어냈는지 아니면 계속 잘 지내는지. 하여튼 이곳 사람들은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잘 살려 사는 듯 하다.

 

돔바스로 출발. 두 시간 마다 버스기사의 휴식시간을 잘 지킨다. 이건 옳은 정책이다. 많은 이의 생명을 쥐고 있는 운전사가 잘못되면 그 사회적 손실이 더 크다. 운전사를 쉬게 하는게 낫지. 가는 길 내내 냇가인지 강가인지를 수없이 지난다. 맑은 물이 아주 콸콸 흘러간다. 그렇지만 물놀이 하는 사람은 하나도 안 보인다. 애들도 나와 놀지 않는다. 물이 엄청 차다나?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어떡해서든지 물에서 놀고 있을텐데... 저 물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까? 찬물에 사는 물고기인 연어? 송어? 낚시꾼도 안보인다. 참으로 한적한 적막강산이로다.

 

저녁 7시 돔바스 호텔에 도착. 먼저 저녁을 먹는데 역시나 엄청 짜다. 북유럽 어딜 가도 집 마당이나 산이나 가로수로 심은 나무는 마가목이 많다. 붉은 열매가 벌써 익어가고 있다. 우리 나라는 아직 시퍼런데. 하긴 여기는 가을 날씨이니까. 식사 후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나온다. 동네 한 가운데 공동묘지가 있는데 공원이다. 사람이 있는 집은 현관문 위에 불을 켜 놓는다. 왜 켜 놓을까? 궁금하네... 도로를 걸을 때 횡단보도 앞에만 서 있으면 지나가던 차들이 자동적으로 선다. 먼저 가라고 내가 손짓을 해도 나더러 지나가라고 손짓하며 미소 짓는다. 이러니 나도 같이 미소 지을 수밖에. 사람이 우선인 이 정신. 이게 옳은 것이지 않나? 한평생 아득바득 살아봐야 죽을 때 보면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다 똑같더구만.

이제 눈도 흐려지고 머리가 흔들려 그만 주무셔야겠다. 백야의 나라이기에 커튼을 치고 잠자리에 든다. 근데 이번 여행은 술 사먹기가 영 거시기 하네. 한잔씩 마시고 자야 잠도 잘오고 푹 자는데 말여... 하여튼 자야지.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