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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9편(탈린) - 아홉째 날(2016. 8. 10. 수)

by 베짱이 정신 2016. 8. 27.

베짱이의 북유럽, 러시아 유람기 9편(탈린) - 아홉째 날(2016. 8. 10. )

 

이상한 방에서(큰 방 하나를 둘로 쪼개어 칸막이를 설치한 방)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나 세면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바람이 아주 상쾌하고 시원하다. 가을이다. 에스토니아는 소국으로 인구 130만명이며 그 중에 40만이 수도 탈린에 살고 국민소득이 17000불로 IT강국을 지향하지만 겨울엔 바다가 얼어붙는 곳으로 산이 없는 평지국가 이다.

 에스토니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핀란드 만()에 속한 탈린 만에 면해 있다. BC 1000년경부터 AD 10~11세기에 요새화된 정착지가 이곳에 있었으며, 탈린의 뜻은 덴마크인들의 거리란다. 그러고 보면 덴마크가 상당히 강국이었던 모양이다. 사람을 겉모양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듯이 나라도 마찬가지다.

 

12세기에 도시가 세워졌다. 1219데인족이 이곳을 점령하여 툼페아 구릉에 새 요새를 세웠다. 1285년 한자 동맹에 가입한 후로는 교역이 발달했다. 1346년 튜튼 기사단에게 팔렸다가 1561년 기사단이 해체되면서 스웨덴으로 넘어갔다.

 

1710년 표트르 대제에게 점령되어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다가 1918년 독립국 에스토니아의 수도가 되었다. 1940년 다시 소련에 합병되었고, 1941~44년에 독일군에게 점령되어 크게 파괴당했다.

 

1940, 1944~492차례에 걸쳐 탈린에 살던 에스토니아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증거도 없는 반역죄, 독일군에 협력한 죄, 집단화 반대 등의 죄목으로 소련군에 의해 추방당하거나 투옥되었다. 추방된 사람들은 대부분 스웨덴이나 북아메리카에 정착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이곳의 동료들과 계속 접촉했다. 그결과 러시아인들이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이 도시로 이주하여 인구의 35(1970)를 차지한 반면, 토착 에스토니아인은 56로 감소했다.

 

탈린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유적이 톰페아 구릉과 성벽에 둘러싸인 옛 하부 시가지에 복원되거나 방치된 채 많이 남아 있다. 13세기의 툼 교회, 고딕 양식의 올레비스테 교회와 니굴리스테 교회, 1410년에 세워진 길드 대청사, 14세기의 라투스, 옛 성의 상당 부분 등이 그 예이다.

 

오늘날의 탈린은 상업 및 어업 항구이며, 공업 중심지이다. 조선업과 기계제작업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 걸친 기계공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재가 생산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문화 중심지로서 과학 아카데미, 종합기술대학, 미술대학, 사범대학, 음악학교 등이 있으며, 극장과 박물관도 여럿 있다.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

 제일 먼저 구시가지에 있는 톰페아 언덕에 갔다. 성벽이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있고 멀리서도 보이는 멋진 교회건물이 있는데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이다. 러시아 제국 지배 시절인 18세기 말, 미하일 프레오브라젠스키라는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했고, 러시아의 왕자였던 알렉산더 네프스키에게 헌정된 러시아 정교회의 성당이라고 한다. 내부 촬영금지라 눈으로만 봤는데 러시아 정교회 교회 내부가 다 그렇듯이 비슷하다. 어디 교회인지 지금 구분하라면 못할 것 같다. 황제의 필요에 의해 러시아 정교회가 만들어 진 것으로 예나 지금이나 종치에 종교를 이용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교회(성당) 앞에는 에스토니아 국회의사당이 있다.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고, 수 많은 사연이 깃든 이 언덕에 자리 잡은 국회의사당. 그들의 독립을 지키려는 의지가 건물의 색이나 크기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 바로 뒤편에 또 하나의 우뚝 솟은 성당이 보이는데 바로 돔 교회인데 탈린 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성모 마리아 성당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굳게 문이 닫혀져 있고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이 성당을 지나 아름다운 집들과 골목이 이렇게 잘 유지될 수 있었던 까닭은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신축, 개축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물이나 가옥을 수리할 때는 전문가로 구성된 관계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에

이 덕분에 13세기 이래 전통적인 건축물들이 보존돼 있고 거리 전체의 균형미도 옛날 그대로라고 한다. 사실 내 집을 고치려해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으니 에이 더러워~ 하면서 내팽겨 쳐서 이나마 유지된 것이 아닐까? 혼자 재미있게 생각해 봤다.

 탈린 구시가를 전망할 수 있는 파트쿨리 전망대로 간다. 가는 도중 골목 골목의 아름다운 집들이 눈길을 끈다. 전망대에 가니 중세복장을 한 처녀가 엽서를 팔고 눈에 들어오는 중세의 풍경이 사로잡는다. 서로 사진을 먼저 찍겠다고 난리법석. 난 눈으로 먼저 감상하고 천천히 주변부터 사진을 찍다가 다른 일행이 다 찍고 나면 찍으리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움직였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다 찍었겠지 하고 갔더니만 여전히 자리 잡고 찍어대는 것이다. 그려요~~ 많이 찍으세요. 시가지 풍경이 완전 예술이다. 붉은 지붕에 고회의 탑들과 맑은 하늘이 어울려 기가막힌 장면이 나온다. 야 탈린은 구시가지만 잘 보존해도 먹고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처럼.

 

시청광장으로 갔다. 구 시청이 마치 교회처럼 생겼다. 광장은 장터가 되어 많은 장사치들이 진을 치고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다. 시청 광장의 남쪽에 위치한 탈린 구 시청사는 13세기 경 건립되어 현존하는 북유럽의 가장 오래된 시청사 건물로 유명합니다. 탈린 시내을 조망할 수 있는 시청사의 탑은 여름에만 개방되고 있으며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시청 광장은 구시청사와 현시청사, 노천까페, 레스토랑, 상점 등 알록달록 아름다운 건물들로 꾸며져 중세 유럽의 느낌과 과거, 현재가 공존하는 곳으로 길거리 간식과 곳곳에 숨겨진 오랜 전통의 상점들이 이곳 탈린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사방으로 뻗은 길로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니 탈린에서 제일 작은 건물과 옛 골목길을 다니며 중세에 살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을까? 행복하길? 아니면 돈을 많이 벌길? 아니면 신에게 다 해달라고 무작정 빌었을까? 등등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이국적인 풍경을 눈에 담았다. 눈에 담으면 뭐하노? 다 그 건물이 그 건물같이 보이고 기억도 가물가물해 지는데...

거리 곳곳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길거리 부스를 만들고 흑설탕으로 코팅한 아몬드나 호두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서 즉석으로 볶아 팔며 관광객들은 호기심에 사서 먹는다. 난 한 개 시식용으로 먹어보고는 안 사기로 했다. 장사치의 눈빛을 보니 예들도 이 사람이 살 것인지 안 살 것인지를 금방 알아채는 것 같더군. 표정이 달라지더군. 동서양이 똑 같다.

 

1110분까지 자유 관람을 마치고 이른 점심을 먹으러 중식당 四季美에 갔다. 미리 기본적인 반찬 5가지를 늘어 놓고 정해진 자리에 앉아 먹으라는 것인데 사장은 눈에 안 띄고 현지 종업원들만 동분서주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해외여행에서는 한식보다 중식이 훨씬 낫다. 양도 맛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앗싸 여기서도 나오다가 들어오는 동창 권혜련을 또 봤네. 이런 인연이...우리랑 일정이 비슷한 모양이다. 식당 밖은 공사중이라 무척 시끄럽다. 관광객들은 마구 밀려오고 하늘은 맑아서 눈부시고.

                                            (에스토니아 국경검문소)

                                              (러시아 국경 검문소)

러시아 국경을 넘어야 되는데 불확실한 러시아 검문절차 때문에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이란다. 1150분 출발. 국경가지 가는 길 양옆으로는 평야지대로 농토다. 사료로 쓸 풀들을 베어 둥글게 말아 놓은 것들이 예술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쉬지 않고 달려 국경 근처 어느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이 곳에서 운전수가 내려 차량 통행 증명서인지 뭔지를 받는다. 이곳 역시 화장실이 문제로다. 두칸인데 남녀공용이라. 우리 팀은 여자들에게 양보하고 남자들은 자연방뇨를 선택. WC로 가니 문이 걸려 있어 그냥 뒤편에서 자연스럽게 방뇨. 우리 뒤를 이어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또 들어 온다. 화장실 앞이 장사진이다.

 

국경까지 버스를 타고 가니 국경에서 에스토니아 경찰이 올라와 여권을 다 걷어가더니만 하나하나 다 확인한다. 시간이 꽤 간다. 검사를 끝내고도 한참이나 기다렸다가 러시아 국경초소로 출발. 그런데 보아하니 이 곳이 예전에는 하나의 도시였는가 보다. 그러나 지금은 둘로 나뉘어졌으니... 마치 베를린처럼. 러시아 초소에서는 버스에서 내려 입국도장을 받고 마지막으로 버스 안에서 또 검사를 받고 드디어 러시아 땅에 입국. 오늘은 그렇게 까다롭게 검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러시아 입국 무비자인 나라는 지구상에서 대한민국 밖에 없다고 한다. 푸틴의 사위가 한국인이란다. 그래서 그런가? 하긴 독재국가이니 지 맘대로 할 것 아닌가? 현대판 짜르(황제)~~푸틴.

 쌍트 페떼르부르크로 가는 길 옆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고 숲속에는 자작나무와 소나무 들이 쭉쭉 뻗어있고, 집들은 이상하리만큼 회색빛에 허름하다. 물론 새 집들도 있지만. 길은 고속도로가 아니지만 길고 곧게 뻗어있다. 내가 러시아 땅에 들어와 있다니... 그렇게 궁금하던 땅에. 그러나 하늘은 언제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우울한 표정으로 가끔 비도 뿌리고 있고 주변의 경치는 음울하게 보인다. 오늘 저녁의 민속공연이 기대되지만 성수기라 자리가 없어서 관람을 못 한다고 한다. 아이 참~~ 기대만발 이었는데.

 

국경 초소를 지날 때 몇 시간 걸릴 걸 예상하여 오늘 저녁은 도시락으로 준비했다고 하는데 다행히 일찍 통과하여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어야 한다. 호텔에 도착하여 도시락 받고 올라가 먼저 밥을 먹었다. 그리곤 과일등을 사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갔다. 작은 간이 판매대 같은 곳에서 물어보니 유로화는 안 받는다고 한다. 간이 판매대에는 과일가게도 있어 납작한 복숭아를 280루불 주고 샀다. 루불화가 있어서.

 

호텔방에 들어가니 샤워기가 말을 안 듣는다고 집사람이 말해 마침 근처에서 침대 시트를 갈고 처리하는 아가씨가 있길레 샤워기를 보여주고 고장났으니 수리해 달라고 했다. 전화로 책임자에게 보고하는 모양이다. 잠시 후 험상 굳게 생긴 아줌마가 오더니 문을 마구 두드린다. 와서 보더니만 그냥 휙 나간다. 다시 그 아가씨를 불러 고장났는데 언제 고칠거냐고 말했더니 못 알아 들었지만 젊은 세대답게 눈치로 알아채고 영어로 스마트 폰으로 보여준다. 곧 온다고. 고맙다고 하고 있었더니 키 작고 눈에 힘이 들어간 똥똥한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지가 만져보고 하는데 잘 안되는 것을 확인 해놓고도 그 문제를 이용자에게 사용방법을 몰라 그런 거라고 말하는 듯했다. 아니? 지가 해봐도 안되는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거참 고약하네. 우리나라 같았으면 벌써 샤워기 수도꼭지를 교체했을 것이다. 고얀 것들. 해결 후 다시 나와서 슈퍼로 갔다. 슈퍼에 가니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 체코 코젤 흑맥주와 일반 맥주 캔, 터키 맥주 갠, 생선통조림을 카드로 계산하고 호텔로 돌아와 러시아의 밤을 맥주와 함께 했다. 러시아에서 체코 맥주를 마시다니... 그런데 러시아 맥주보다는 체코 코젤 흑맥주가 훨씬 맛있다. 한 잔 들어가니 배도 부르고 눈이 감겨오네.

잘 자요~~ 쌍트 뻬때르부르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