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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상해유람기 - 마지막 날(2016. 1. 10 - 집으로)

by 베짱이 정신 2016. 1. 14.

베짱이의 상해유람기 - 마지막 날(2016. 1. 10 - 집으로)

 

<상해푸동공항 출국장 입구>

  오늘은 집으로 가는 날. 어제밤에 가방 정리를 다 해놓아서 다시 정리할 게 없다. 아침 8시 40분 출발이다. 언제든 여행을 끝내고 돌아갈 때는 가방이 가득찬다. 별거 산 것도 없는데 말이다. 소흥주와 주머니용 진주는 양말에 넣어 깨지지 않게 신문지로 다시 싸고, 분산하여 가방에 넣어서 깨질 염려는 없을 것이다.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식당의 복무원들은 중국인 답지 않게 방글방글 웃으며 친절하게 대한다. 보통 중국인들은무척 쌀쌀맞은데 말이다. 이거 혹시 북한 아가씨들 아녀? 북한 아가씨들이 상해까지 돈벌러 내려 올까? 그런데 억양을 들어보면 아닌듯 하다. 영어도 하니까 말이다. 아침밥은 오늘도 쌀국수와 간단한 볶음요리와 과일로 먹었다. 5성급 호텔답게 음식은 깔끔하다. 단 그전처럼 많은 메뉴가 준비된 것은 아니다. 경비절감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나보다. 철저한 자본주의다.

 

  모든 걸 다 정리하고 가방을 가지고 로비로 내려와 호텔 프론트에 가방을 잠시 보관 부탁하고 호텔 주변 산책을 했다. 여전히 전동자전거들 물결이 소리없이 몰려오고 몰려 가고 한다. 횡단보도에는 교통지도를 하는 여인이 경광봉을 들고 서있기만 한다. 돈받고 하는건지 아니면 자원봉사인지 모르겠지만 역시 될대로 되라식이다. 전혀 관심없는 듯 한 태도이다. 내가 잘못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마실 물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 중국말로 묻고 주인여자가 말을 하는데 잘 못알아 듣겠다. 듣기가 언어의 기초가 됨을 절실하게 느꼈다.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가이드가 상해 여행객의 전설이라며 할머니의 "금 틀니" 이야기를 시작해서 시리즈로 2탄으로 "이불 사건" , 3탄으로 할머니의 "여권사건"  4탄으로 할아버지의 "호텔 내 냉장고 포도주 사건" 등을 전달력 없게 말했지만 그 상황을 상상하며 들으니 재미있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중국술 살 사람들을 위해 잠시 가게에 들러 간다고 했다. 푸동공항근처라 비행기가 날고 많은 차들이   오가는 찻길을 관광버스가 거침없이 유턴을 한다. 가게이름은 연변 농협마트. 안으로  들어가니 번호표를 주는 것이다. 완전히 쇼핑센터처럼. 난 술잔이나 사야지 하면서 둘러 보았다. 그러나 술잔은 없었다. 물건 값을 보니 대단히 비싸다. 어지간하면 팔아줄려고 했다가 그냥 나왔다. 조선족들이 하는 큰 규모의 가게다. 고국의 동포들이 중국동포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다. 먹이사슬처럼 얼키고 설켜 사는 것이다.

 

<상해푸동공항 출국 대기실>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부치는데 휴대폰 배터리는 반드시 몸에 휴대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재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보니까 재검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보안검사구역을 지나는데도 사람들이 참 많다. 꼬불꼬불 줄을 서서 천천히 들어가는데 내 앞에 허름한 옷을 입은 중국청년이 있길레 어디가냐고 물으니 미국을 간다고 대답한다. 계속해서 너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자기 고향은 타이완이라며 중국말로 같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출국심사를 받는데 우리는 6명 단체 비자인데, 한국팀있는데로 가라고 한다. 한참 줄을 서야되어 머리를 써서 빈곳으로 가서 섰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서 공항 출국장 내부를 이리저리 다니며 구경을 했다. 그런데 상해푸동공항에는 면세점보다는 일반 가게들이 더 많다. 면세점은 단 두군데 뿐이다. 구경을 하고 면세점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출발게이트로 가니까 비행기 사정으로 1시 비행기가 2시에 출발한다고 하고 게이트보 바뀌었다고 써있네. 점심을 먹자니 그렇고 안먹자니 그렇고해서 간단히 국수를 사먹으며 요기나 하자고 해서 국수를 60원(한화 12000원) 주고 한그릇 사서 조금씩 나눠 먹었다. 지금 배불리 먹으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인천행 비행기에는 중국인들도 많이 타고 환승하는 서양인들도 있는데 아 글쎄 이상하게 목소리가 큰 서양놈이 참으로 안하무인격으로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이다. 옷차림도 반바지에 반팔티셔츠 . 참말로 겨울에 저러고 다니는 놈은 별볼일 없지. 비행기에서 홍삼, 로얄살루트 양주, 간단한 화장품을 샀다. 중국에서 사가지고 오려다 기왕이면 아시아나 물건을 팔아주자고 해서 그런 것이다. 기내식은 간단하면서도 먹음직 스럽다. 술 안주로 딱이다. 맥주를 두캔이나 마셨다. 오비의 프리미어 필스너. 국산 맥주 중 그런대로 괜찮다. 귀국할 때는 1시간 20분 걸린다고 했다. 금방 온다.

 

<석양의 인천공항>

  이번 상해여행은 큰 딸이 결혼 삼십주년을 기념하여 우리 부부애개 보내준 뜻깊은 여행이었다. 몇년만에 중국여행인데 참으로 다방면에서 엄청 변했다.

(1) 자전거 왕국에서 전동자전거 왕국으로 변했고

(2) 물가도 엄청 올랐고

(3) 거지들이 사라졌으며

(4) 재개발이 한참이며

(5) 인민들이 돈벌기에 혈안이 되었다.

변화된 모습은 이 뿐만이 아니라 여행사 자체도 돈벌이가 더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어차피 중국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가까운 이웃으로, 중국통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게 뭔가를 다시한번 분명히 하며 격랑의 국제사회 속에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