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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짱이의 상해 유람기 3편(2016.1.9 - 주가각, 상해)

by 베짱이 정신 2016. 1. 13.

베짱이의 상해 유람기 3편(2016.1.9 - 주가각, 상해)

 

  오늘은 어제보다 일어나는데 힘이 덜드네, 어제 밤에 술을 잘 마셔서 그런가? 다행이로다. 오늘 아침도 쌀국수와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만보았다. 이제는 조금만 과식하거나 이상한 것을 먹으면 속이 불편해서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 흐~~인생이 그런겨~~. 늘 청춘같은 몸을 유지하면 되나? 적당히 늙어가야지. 그래야 젊은이들이 살아가지. 조반 후 정리를 한다음 오늘도 호텔주변을 산책했다. 오늘도 어제 보았던 그 식당앞을 지나는데 돼지발을 갖다가 면도하고 있었다. 오늘 요리할 재료를 다듬는 것이다. 국수집에는 제법 여러 사람들이 국수를 아침으로 잘 먹고 있었다. 예전의 중국은 아침밥(국수, 콩국, 기름에 튀긴 꽈베기 같은 것) 등등을 파는 행상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하나도 안보인다. 그만큼 소득이 올랐다는 것일거다.

 

 

  궁금하고 가보고 싶었던 주가각을 향해 간다. 하긴 가보면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궁금하네. 입구에 들어서니 수로 양 옆으로 중국식 집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이 참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배표 파는 곳을 보니 80원이라고 써있네. 10분정도의 뱃길을 노젓는다고 그렇게 비싼가? 노젓는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가는데 주변의 가게들이 장사준비하느라 연탄도 피우고 청소도 하고... 일상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예전에 뭘하고 살았을까? 지금은 관광객들이 엄청 오는 관광지가 되어 장사를 하고 살지만, 예전엔? 참으로 살기 어려운 동네였을것 같다. 그러고보면 세상사 돌고 돈다.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것, 이것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 그러니 지금 내가 곤란하다고 원망 한탄할게 아니라 나에게도 한번은 기회가 오는 것이니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 미션임파서블 3편에 나오는 풍경과 비슷한데 그곳은 이곳 주가각이 아니라 서당이란다. 청년에게 중국말로 영어로 이곳이 미션임파서블 촬영지냐고 물어도 못알아 듣는다. 다 내 탓이로다. 정확하게 물어야 되는데 한국식 중국어로 하니 성조가 달라 못 알아 듣는것은 당연. 나룻배에서 내려 보니 골목마다 전부가 가게다. 다양한 물건들은 팔고 까페와 음식점들이 골목마다 아주 정겨운 중국냄새를 풍기고 있다. 옛 건물들을 부수지 않고 그대로 살려 가게를 운영하는 걸 보니까, 예전에 어렸을 때의 우리 생활 모습을 보는듯 하다. 골목 골목이 모두 예술이다. 마치 모로코의 페스처럼. 그런데 이른 시간인데도 스넥가게에는 간단한 음식들이 쌓여 있다. 이른 시간인데도 쌓여있는 음식들을 보니 아니 저거 어제 팔다 남은 것 올려놓은 것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청나라 시절 우체국을 들어갔는데 마치 조선시대 우정국과 비슷한데 작은 집이지만 3층구조이다. 그 시절 사용했던 우표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체국 앞에 있는 우체통이 예술이었다.

  골목골목을 구경하며 다니는데 무척 행복하다. 연탄냄새 그윽하고 술을 근으로 달아 팔고, 약간 불량식품같은 것들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고, 알아듣지 못하는 날카로운 중국말이 마구 흘러 나오고... 아주 중국스러운 곳을 다니고 있다.

  이곳에 있는 사람다니는 다리 중에 규모가 큰 방생교에 이르니 방생 물고기를 파는 아줌마들이 비닐봉지에 붕어를 담아서 호객행위를 열심히하는데 자기들끼리 말을 하는데 싸우는 듯했다. 어디든 아줌마들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하긴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목소리 크게 하며 싸우지.

 

 

  이태리의 베네치아 같은 곳이지만 이곳 물은 엄청 더럽다. 그렇게 보인다. 방생교 넘어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그 골목 끝에는 수로에 인접한 까페가 있다. 그 곳에서 보니 사진찍으면 멋지게 나올 것 같아서 찍었다. 그러나 더 멋진 곳을 찾다보니 까페(찻집) 안에서 찍으면 멋지게 나올 것 같다. 그런데 글이 써 붙여 있길 "사진 찍으려면 돈 내시오"라고 써 있네? 하하하~~ 대단합니다. 정치체제만 공산주의일뿐 일상생활은 완전 자본주의로다. 공산당 일당독제도 얼마 안가서 무너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 분출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다  일당체제로는.

 

<맛사지 룸이 복도 쫙>

  상해로 돌아와 11시쯤인데 발맛사지 하러 갔다. 허름한 동네다. 쓰레기가 날리고 완전히 중국스러운 동네다. 내부 역시 그렇다. 발맛사지를 기다리는 동안 내 휴대폰에 저장된 MP3를 틀어 노래를 들으며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중국에서 우리 노래를 틀어 일행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 맛사지를 해준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발 맛사지도 갈수록 상업적이 되어 말만 맛사지 이다. 옵션으로 티눈과 각질을 벗기는데 1만 5천원 달란다.  나더러 티눈도 있고 각질도 깎아야된다고 하면서 할거냐고 묻길레 기가차서 안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놈의 여자 맛사지사가 새초롬해지더니 영 별로다. 이것들이 정말~~??? 그래도 나올때 수고했다고 10원만 주고 나왔다. 그런데도 이게 영~~ ?? 팁 안줘도 그만인데도 줬더니만  고마워하는 표정이 전혀 아니다.

 

  점심은 바로 위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이곳 역시 한국인 단체 전용이다. 그릇만 크지 조금식 담아 나오고 더 달라면 더 준다. 그런데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조미료를 넣어서 그렇게 맛나게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식보다는 중식이 더 좋은데 영 중식을 안주네. 여행길에 밥 먹으면서 술 한잔 하는 멋과 맛이 참 좋다. 포켓용 이과두주와 진주 두 병을 같은 밥상에 있는 일행과 나누어 마셨다. 그런데 밥을 먹다가 돌을 씹었다. 복무원을 불러 밥에 돌이 있어 씹었다고 말해도 시큰둥.

 

  식사 후 내려와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가 있어 술과 과자등을 82원어치 샀다. 그냥 계산기로 두드리려고 하길레 영수증 나오는 걸로 해달라고 하여 계산을 하고 나와서 확인을 해보니 주인들이 내가 사지 않은 물건 하나를 더 얹어서 받은 것이다. 얼른 가서 확인해주고 말하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돈을 돌려주었다. 원래 중국인들은 미안하다는 소리를 절대 안하는데 이건 확실히 지가 잘못했으니가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했나? "뚜이부치  뚜이부치"

 

 

  버스를 타고 동방명주탑을 향해 간다. 259m탑에 올라서 황포강과 상해 전경을 보는 것이다. 동방명주탑 근처에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입장할 때도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사람들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리고 전망대에 올라서도 사람들로 바글바글. 강화유리로 바닥을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날 때는 사람들이 엉금엉금 기어간다. 아니 엉금엉금 기어간다고 깨질 것이 안 깨지나? 이런 광경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하긴 나도 올라보니 어찔어찔해서 조심스러워 지는게 어쩔 수 없었다. 밑을 내려다 보니 까마득한게 공포증을 느낄만 하다. 용감한 척 하는 젊은이들은 유리판 위에서 뛰어도 보고 뒹굴며 사진도 찍고 큰 소리를 내며 용감성을 뽐내고 있었다. 아하~~ 여기도 전망좋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사진사들이 자리잡고서 호객행위를 한다. 선명하고 멋진 사진을 원하면 사진사들에게 찍어라 이거지. 이것들 목소리는 왜 그리도 큰겨, 귀가 쨍쨍 울리네. 이곳 남자 복무원들은 빨간 코트를 입었는데 제법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스럽다.

 

  다음으로 예원에 갔다. 동방명주탑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금방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오랫만에 보는 길거리 행상들이 몰려 들었다. 롤라스케이트에서 발판을 뺀 두바퀴짜리로 신발에 끼워 타는 것을 팔고 있고, 셀카봉을 한국돈 이천원에 판다고 이천원 이천원 하면서 따라다녔다. 입구 길에는 쓰레기가 엄청나게 뒹굴고 질서와는 상관없지만 나름대로 통행하는 사람과 자전거 짐리어카 등등을 보면서 걷는데 이거 완전히 중국스러움이 넘쳐나는 곳이다. 길가 작은 음식점에서는 국수류를 만들어 파는데 저 먼지를 다 뒤집어 쓴 저 볶음국수를 팔 것이 아닌가? 하하하~~~취두부 냄새, 사람들의 소리 등등 사람사는 맛이 느겨지는 곳이다. 예원이라는 정원을 둘러싼 골목에는 현지 중국인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나 있다. 화장실 없는 전통 주택부터 좁은 골목에서 채소를 팔고 행상을 하고, 그런데 한결같이 불결한 국수집에서 잘도 사먹는다. 음식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것을 봐도 야 저건 아닌데 하는 광경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긴 깨끗하게 보이는 큰 식당에 가봐도 속은 마찬가지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집에다 걸어 둘 중국식 주렴을(50원) 두개 사고, 기타 여러 것을 사면서 다니다 취두부 행상 아줌마에게서 취두부를 3원어치만 달래서 먹었는데 아이고 짜! 위생이 별로라는 것을 알고 먹었지만 먹다가 남겨 다시 아줌마에게 줬다. 그랬더니 버리는 척 하더니만 남은걸 다시 파는 거에다 다시 올려 놓는다. 하하하~~~ 이런~~~!!!! 우리도 남은 음식 다시 사용하지 않는가? 하하하~~~!!!!

 

  마지막 코스로 서커스를 보러 갔다. 마시청 서커스. 예전에는 이 서커스가 기본 코스로 되어 있었는데 20달러를 더 내야 보는 서커스 코스로 변했다. 서커스는 예나 지금이나 보여주는 것은 같다. 일행중에 우리만 따로 다른 서커스를 봐야되는데 가이드가 일이 어려우니까 자기가 표를 끊을테니 그냥 다같이 가자고 하면서 짧은 이야기를 엄청 길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고맙다고만 말하고 갔다. 그런데 말속에는 은근히 돈을 주시오 하는 뜻이 내포되었지만, 내가 따라가주는 것만으로도 가이드는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락적 요소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고 조명과 음악이 한층 더 공연을 품위있게 만든다. 동춘서커스를 봐도 상해서커스난 다를게 없지만 시설, 조명, 음악, 이야기 등이 다를 뿐이다. 하긴 그게 수준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공연의 내용도 갈수록 수준이 떨어지는 듯하다. 아마도 경영 수익때문이 아닐까? 인건비와 각종 부대 비용은 올라가니까.

 

  공연을 다보고 아주 어두운 상해의 밤거리를 달려 호텔에 도착. 이번 상해 여행은 먹는 것이 부실하니 서운했다. 질이 낮더라도 중국음식이 더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호텔이 변두리에 있어 주변에 사서 먹을 것들이 별로 없다. 오늘도 안주거리를 사러 나가서 길가는 사람들에게 양꼬치 집이 이근처에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한다. 다행히 맥도날드가 있어서 그곳에 가서 닭날개 2개(엄청 짬)를 사서 돌아와 술 한잔 하며 상해의 마지막 밤을 지냈다.

그런데 상하이 트위스트는 어디서 추나? 농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