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여행기

베짱이의 상해 유람기 2편(2016.1.8. 항주)

by 베짱이 정신 2016. 1. 12.

베짱이의 상해 유람기 2편(2016.1.8. 항주)

 

 

  피곤하여 밤새 한번도 안깨고 잤다. 일어나 커튼을 열고 밖을 보니 어제 밤에 봤던 그대로 괭장히 서민적인 동네에 자리한 호텔이다. 날씨 또한 맑은 것을 못 보니... 오늘도 흐리다.

  1층 식당에 가서 아침으로 고수를 넣은 쌀국수와 기타 볶음요리 조금 가져다  먹었는데 금방 배불렀지만 맛이 좋다. 하긴 조미료와 소금을 얼마나 집어넣었을까? 복무원 아가씨들은 키도 작고 얼굴은 동그라니 전형적인 남쪽 사람들이다. 아가씨들이라 그런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친절하게 대한다. 이쁘다.   간단히 아침을 먹는데 어제 사먹었던 용과가 차려져 있어 다시 먹어보니 역시 맛이 그렇다.

  이 곳 엘리베이터는 방키를 꽂고 층을 눌러야 된다. 익숙치 않은 장면이지만 가만히 보니까 호텔도 인건비 절약을 위해 엄청 난 노력을 하는듯 하다. 이 호텔은 도둑놈이 들어와도 올라갈 수 없을 것 같다. 내려올 때는 그냥 눌러도 된다. 올라갈 때만 방키를 꽂아야 된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 이를 닦고 오늘 먹을 간식을 간단히 챙겨 로비로 내려와  복무원에게 잠시 맡겼다. 한국식 중국어를 하니까 정말로 못알아 듣는다. 그래도 두세번 말하면 알아 듣고 서로 웃으면서 소통이 된다. 호텔 주변을 산책하러 나갔다. 공기가 차다. 출근길의 사람들은 자전거 대신에 전동자전거를 타고 소리없이 귀신마냥 쑥 나타난다. 전동자전거마다 바람을 막기위해 천으로 만든 바람막이를 다 달고 다닌다. 가슴까지 닿는 담요같은 것이다. 기발한 발명품이다. 가로수 밑에는 하얀색으로 칠해졌고, 차도와 인도를 구별하기 위한 철제물들도 하얗고 파랗게 칠해져 마치 중국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서민들이 사는 동네이지만 아파트 마다 경비들이 대문을 지키고 있네. 물론 이들의 손에는 담배가 들려져 있고. 참으로 담배 많이 핀다. 하긴 공산권 국가 사람들의 특징이 술과 담배를 엄청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야 열심히 해도 그만, 놀아도 그만, 담배 피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되니까 자꾸 피워대는게 아닐까? 아침인데도 남자들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담배연기가 자욱. 아주 고역이다.

 

<장안 휴게소>

  항주를 가려 고속도로를 달린다. 3시간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도중에 장안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는데 휴게소 안에 들어가니 이른 시각이라 사람들은 적었지만 다양한 물건들을 판다. 그 중에 소흥주를 사러 갔다. 가게에 들어가 소흥주 어디있냐고 물으니 여기 있는 술이 다 소흥주라고 한다. 술병이 항아리에서부터 다양한 모습이다. 저런 항아리술을 사다가 집에 놓으면 멋진 장식이 될텐데... 하지만 어떻게 가져가나? 대신에 소흥주의 일종인 發財酒(파차이지우) 즉, 부자되는 술 3병을 60원 주고 샀다. 소흥주는 약 13.5도로 약주로 색깔을 황색을 띄어 황주라고도 불리운다.

 

 

  항주에 들어서서 12시가 안되었지만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역시 한국인 전용 식당이다. 삼겹살구이인데 난 중국식당이 더 좋다. 대패밥처럼 얇게 깎은 고기에 밑반찬 몇개 놓았다. 상추에 쌈을 싸서 먹는게 나을듯 해서 쌈을 싸 먹었다. 공나물, 두부김치 등등이 올랐는데 이런 차림은 한식을 욕먹이는 것이다. 음식의 질이 참 낮아요. 주머니 술 52도짜리 두병을 꺼냈다. 나도 마시고 앞에 앉은 분에게도 한잔 같이 했다. 중국여행에는 독주가 최고. 점심을 마치고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가 있어 들어가 먹을 것을 여러가지 샀다. 물건 사는 재미가 좋다. 즉 돈 쓰는 재미. 안되는 중국어라도 같이 이야기 해보고, 웃고 뭐 이런게 좋지 않나?

 

 

  2시에 시작하는 송성가무쇼를 보기위해 송성으로 출발. 도착해보니 밤에 왔던 기억이 별로 안 떠오른다. 차에서 내려 송성을 보니 용이 새겨진 열주가 장식되어 멋을 부렸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창춘에서 수학여행 왔다고 한다. 예네들은 방학중에 수학여행 다니나 보다.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엄청 놀라면서 환한 얼굴을 한다. 왜 그랬을까? 중국말을 흉내내서?

 

 

  송성 내부로 들어가니 낮에 손님들이 와도 구경하며 돈쓸거리를 많이 만들어 놨더군. 입구에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호떡 장사가 있어 여러 장면을 보다보니 이 종업원 아줌마가 물어도 안보고 덥석 종이로 싸서 내미는 것이다. 중국호떡 맛을 알기에 살까말까 하다가 그냥 하나 사줬다. 10원(한화 2000원). 호떡을 여럿이 조금씩 나눠 먹고 공연 전에 시간에 남아 송성을 둘러 보기로 했다. 우리의 공원과 민속촌처럼 여러가지 볼거리를 만들어 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그 중에 기름짜는 광경은 TV 교육방송 세계테마기행에 나오는 장면과 같다. 그러니 거기서 짠 기름은 비싸게 판다. 불에 볶지 않고 생씨앗을 갖다가 사람의 힘으로 기름을 짠다.

 

<기름짜는 곳>

 

 

  2시가 되어 공연이 시작되는데 이 송성쑈를 업그레이드 해서 볼려면 20달러를 더 내야한다는데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어쪄랴 해서 우리는 기본 좌석에 앉아서 본다. 원래 이 여행 프로그램이 노팁, 노쇼핑이었는데 수입을 올리기 위해 선택관광 옵션을 업그레이드라는 말로 바꿔 하는가본데 난 처음부터 모든 업그레이드 안하고 기본으로 본다고 했다. 가이드가 돈 안된다고 투덜거렸을것이다. 해외여행을 오면 옵션과 쇼핑이 사람 괴롭히잖는가. 이런 거 안하려고 노팁, 노옵션, 노쇼핑 상품으로 오는 것인데... 하여튼 돈을 우려내기 위한 갖가지 방법으로 진화가 되는구먼.

  공연의 내용은 송나라의 역사를 이야기 하는데 공연도중에 뜬금없이 아리랑노래가 나오고 춤을 추네? 이거 뭔 상황여?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니까 자막에도 한글로 나오고 아리랑도 집어 넣은것여? 그런것인가? 무대도 크고 출연진도 많아서 중국스러운 스케일이지만 예전보다는 모든게 축소된듯하다. 물론 경영의 어려움 때문이리라. 중국도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가? 내 앞과 옆에는 창춘에서 온 아이들이 앉아있어서 중국어로 서로 이야기 나누고 창춘 사람들(동북 3성과 하북성)과 한국은 같은 형제라고 이야기 해줬다. 이 아이들 중1이라 아직 순진하다. 머리스타일등을 보면 촌스러움이 많이 묻어난다. 마치 오래전의 우리처럼. 공연을 보고 서호로 간다

 

                                                  <서호 - 뢰봉탑>

  서호로 가는 길에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곳은 용정차로 유명한 차밭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수많은 지역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그 이름을 용정차로 걸고 자랑하며 파는 곳이 아니던가. 그러나 용정차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보기에는 우리 설록차가 훨씬 품질이 좋다고 본다. 녹차잎을 자주 우려서 마시는데 맛이 설록차가 더 좋다.

  서호에도착했다. 비록 하늘은 흐리지만 아직은 해가 있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중국날씨는 정말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렵다. 길가에서 내려 서호로 가는 길을 따라 걸으니 여러 배들이 떠있고 주변 조경과 어울리는 장면이 나타난다. 서호십경이라는 화항관어를 먼저 가서 보니 작은 연못속에 비단잉어들이 놀고 있는 장면인데 어째서 이곳이 서호 십경에 들어가는지 이야기를 안해주네. 유람선을 탔다. 전부다 한국인들이다. 2층에 올라가 서호를 바라다 본다. 배들은 전부 전기모터로 가는 배다. 기름냄새가 안나서 좋다. 호수 위의배는여러 종류다. 노젓는 배, 중소형 모터배, 조금 더 큰 모터배 등등이 떠 있어 움직이는 그림이 된다. 가이드가 서호 십경에 대해서는 안내도 안해준다. 제일 멋진부분은 중국돈 1원짜리 짚에에 나오는 장면이다. 등불을밝혀놓는 곳인데 아주 멋진 그림이 되네. 그곳을 중심으로 해서 내릴 곳으로 향하는데 장개석 별장도 녹색 지붕을 하고 있다. 장개석이 대만으로 쫓겨가면서 얼마나 서러웠을까 아니 얼마 아쉬웠을까... 모든 걸 다 놓고 가야하니... 이러니 권력은 애비자식도 친구도 없다는게 말이 된다.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지 모두들 알아야 할 것이다.

 

                                         <녹색지붕이 장개석 별장>

 

  다음 코스는 성황각이다. 콘크리트로 아주 튼튼하게 잘 지어놓은 누각이다. 입구에 가는데 계단위로 지프차가 올라간다. 아니 세상에 사람다니는 계단에 차를 몰고 올라 가다니... 가만히 보니 운전자가 젊은 여자다. 위에서 경비들이 뭐라고 하니까 내려가려하는데 젊은 남자가 운전을 바꿔서 하고 내려간다. 아마 이들이 연인으로 데이트를 하면서 여자에게 짜릿한 모험을 안긴듯하다. 참으로 중국스러운 일이로다.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다른 이들은 걸어서 누각 꼭데기에 오르는데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아니 그런데 이 놈의 엘리베이터 속력이 느려도 엄청 늦네, 병원의 환자 수송용 보다 더 느리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중국인들도 같이 탔는데 이 사람들 자기본위로 하는 중국인의 행태를 보였다. 둘레를한바퀴 돌면서 서호와 시내 경치를 감상하고 내려와 1층에 있는 작은 전시관을 둘러 보았다.

 

 

  걸어서 성황각 아래 거리에 있는 청하방 옛거리를 갔다. 수 많은 가게들이 죽 일자로 늘어서 있는 곳이다. 물론 노점도 있다.  가이드가 이곳에서 파는 차는 사지말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길거리에서 파는 차는 안 마신다나?  이리저리 구경을 하면서 가다보니 시궁창 썩는 냄새와 수증기가 나는 곳이 있길레 가보았더니 취두부를 파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맛보면 정통일텐데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곧 저녁을 먹을 것이라 참았다. 내일이 또 있으니까.  이리저리 다니다가 찻집에 들어가 사지말라는 용정차를 샀다. 맛을 비교해보고 그 중 제일 난 것을 샀다. 색도 예쁘게 나오고 맛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인데 50그램에 68원(한화 13600원)한다. 포장지에 담다보니 50그램이 넘어칠십 몇원이 되었는데 내가 70원(한화 14000원)만 하자니까 그냥 선뜻 오케이 한다. 이 흥정 또한 한국식 중국어로 했다. 중국은 정치체제만 공산주의지 실상은 자본주의다. 돈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듯하다. 중국인들에게서 그런 것들이 많이 자주 보인다.

 

  조금 늦었지만 저녁을 먹으러 갔다. 냄새가 중국스러운것이 아주 좋다. 일반적으로 먹는 식단이다. 항주의 특미라며 동파육도 나왔다. 별거 아니다. 동파육을 네모나게 짚으로 묶었는데 소마냥 묶었던 지푸라기도 다 먹어버렸다. 하하하!!! 3가족이 둘러 앉아서 밥을 먹으며 술도 같이 나누었다. 역시 독주가 최고!!! 젊은 양반이 술을 한병 사서 그 술을 같이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마셨다. 나는 포켓용 독주를 내 놓고 먹었다. 계화주였다. 맛이 훌륭했다. 목 넘김이 아주 좋다. 향기도 좋고. 그런데 이곳 맥주는 영 꽝이다. 산동반도 제남의 맥주와 같이 영 아니올시다.

 

  다시 상해로 돌아오는 길. 길거리는 가로등이 있어도 어두컴컴하다. 돌아오는 길은 훨씬 빠르게 온다. 운전수도 빨리 가서 씻고 자야지, 밤이되니 차들도 덜 붐벼 빨리 온다. 술을 먹은데다가 차 안에 히터를 틀어놔 더워 혼났다. 그 도중에 소변이 마려운 사람이 있어 중간에 잠시 화장실을 들르는 시간이 있었다. 나가서 찬바람 쐬고 들어오니 한결 낫다. 호텔에 도착후 오늘도 역시 마트에 가서 간단한 술과 군것질 거리를 사서 들어와 존경하는 부인과 술을 크윽 마셨다. 오늘은 發財酒(파차이지우)를 마셔봤다. 약주라 독하지도 않고 그냥 술술 들어간다. 한 병을 다 해치운 후 내일을 위해 피곤하 몸을 누였다. 그냥 내처 잘 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