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인도 네팔 유람기 12편 – 카투만두, 집으로
열두째날(2019. 3. 19. 화) - 카투만두, 집으로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도 역시 새벽에 깼다. 어제 밤에 보았던 네팔의 밤모습과 아침의 모습이 확 다르네. 수도라고는 하지만 모든 기반 시설이 우리의 60년대 말 70년대 초 같음을 지울 수 없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10시 까지는 여유시간이 있어 호텔주변을 돌아 보았다. 이곳 사람들은 먼지에 소음이 온 도시를 휘감아도 전혀 개의치 않고 살아간다. 하긴 어쩔 것인가...??? 이 호텔에도 경비가 있는데 마치 군인처럼 군복을 입고 로비 양 문에서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경비가 왜 군복을 입었을까? 참 궁금하네...
아침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다리 밑에 힌두신을 모셔놓은 곳이 있는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종을 치고 기도를 하고 간다. 일상의 생활이 신과 함께인 듯. 채소를 팔러 온 여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싫다고 한다, 하긴 모르는 외국인이 댑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좋아할 리가 없지. 골목을 다녀보니 작은 식당, 냉장고 없이 생고기를 파는 정육점, 옷가게 등등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관광길을 나섰다. 네팔의 화장터가 보이는 다리로 가서 멀리 보이는 화장터를 보았다. 멀리서 보아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인간의 마지막 가는 길은 어디서나 소중히 여긴다. 이곳은 아무나 못들어가고 가족들만 들어가고 나무나 전기로 화장을 한다고 한다. 이곳은 TV화면에서 보았던 곳인데 그곳을 흐르는 물은 완전히 똥물이다. 쓰레기와 뒤 섞여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하천은 언제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이 될까? 글쎄...????
<화장터와 그 곁을 흐르는 똥물>
다음으로 카투만두의 상징같은 달발광장으로 갔다. 몇 년전 지진으로 많이 파괴되었고 반파된 곳은 지지대를 받쳐놓고 있다. 차와 오토바이 릭샤가 좁은 길을 요리조리 달리는 이곳에는 살아있는 처녀신을 모신 쿠마리 사원이 있다. 이곳도 지진의 피해를 입어 지지대를 받쳐놓은 상태이다. 마침 들어가보니 쿠마리가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3~10살까지 온 가족이 이 사원에 살고 나중에 성인이 되어 이 집을 나가서도 시집을 가면 안된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쿠마리 참 불쌍하게 보인다. 한참 부모에게 어리광도 부리고 친구들과 떠들며 뛰어놀 나이에 이곳에 갇혀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인형처럼 앉아서 손님들을 상대하니....
<쿠마리 사원>
쿠마리 사원을 나와서 다시 광장을 둘러 보았다. 쿠마리 사원 옆에는 학교가 있다. 학교도 지진의 피해를 입어 지지대를 받쳐놓고 있다. 그 앞은 광장인데 관광용품을 파는 골동품(?)상들이 자리잡고 있다.
달발이란 말은 왕궁이란 뜻으로 12~19세기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여러 사원과 탑이 있다. 지난번 지진으로 벽돌로 지은 탑들이 많이 무너졌다. 힌두교 사원에는 현지인들이 종을 치며 신에게 자신이 왔음을 고하고 기도를 하는데 꽃이나 돈을 바치면서 기도한다. 그럼 모습을 지켜보는데 이 광장에 엄청 많은 비둘기 중에 한 마리가 내 어깨 위에 굵은 똥을 떨어 뜨렸다. 이런~~~ 그런데 내팔에서는 새. 그 중에서도 비둘기가 사람에게 똥을 싸면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고 한다. 아이구~~ 꿈보다 해몽이 더 좋지...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흰옷을 입은 수도자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앉아있는 모습이 한 장의 멋진 사진이다. 또한 옆에 있는 여러 탑들에는 현지인들이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있고, 또 한명의 수도자인지 뭔지가 분장을 하고 앉아있다. 돈 받는 사진모델인가?
힌두신을 모신 탑 근처에는 거지들이 앉아서 구걸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서 아기와 밥을 먹는 모습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쩔 수 없어서 인생을 포기한 눈동자로 그러는 것인가? 제 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끄러워서 그러질 못할텐데... 불쌍도 하고 안쓰러웠다.
다음으로 하누만도카 왕궁을 들어갔다. 이곳도 지진 피해를 입어 복구중이다. 문 앞에 원숭이 신을 모시고 있는데 그 위에 일본 국기가 그려져 있다. 이는 문화재 복원에 일본이 많은 돈을 기부했다는 것이란다. 하여튼 일본은 뭐든지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돈을 세계 각국에 가치있게 사용하는 듯하다. 적은 돈으로도 세계인들에게 문화민족, 국가임을 각인시키는 일 굉장히 효과적이고 경제적이지 않은가? 거 일본놈들을 괜히 경제동물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거는 일본놈들에게 배워야 한다. 제발 좀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장기안목을 보고 나라 일을 외교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국회가 방해를 하지 말아야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우수하지만 모아놓으면 이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꼭 초를 친다. 아이구~~ 그러니 국회를 여의도 개사육장이라는 자랑스런(?) 이름도 달고 다니지.
왕궁 안으로 들어가니 역대 왕들의 사진이 한 쪽에 걸려져 있다. 지금은 왕정을 폐지하고 민주적인 대통령제로 여자가 대통령이란다. 그런데 이 여성대통령도 시민(국민)들로부터 별로 신임을 못 받는가보다.
다음으로 차를 타고 먼지와 소음을 뚫고 타멜거리로 갔다. 이곳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이국적인 상품들을 구경하고 각 나라 음식도 맛보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의 이태원과 비슷. 옛 건물들이 아직 몇 채 남아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그러나 많은 가게들이 있어도 마땅히 살게 없으니 눈으로만 구경을 했다.
점심은 중국식당인데 6층에 있다. 6층까지 걸어서 올라간다. 분명히 엘리베이터가 있는데도 운행을 안하네. 참 희안하네? 이건 손님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도 안하네... 중국식당이라 그런지 중국인 단체들이 엄청 시끄럽게 밥을 먹는다. 이 식당도 보니 먼지 투성이에 비위생적이지만 네팔이 다 이러니 그러려니 하고 점심을 먹었다. 이 음식을 먹다보니 대림동 차이나 타운의 중국음식이 더욱 그리워진다. 훨씬 위생적이고 맛도 있는 대림동 중국음식. 하긴 그 나라의 모든 수준에 따라가는 것이겠지?
이제는 관광 일정도 다 끝났다. 공항으로 가는데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그릇가게에 가달라고 했는데 커다란 마트 같은 곳으로 대리고 간다. 이런 대형 마트는 인도 네팔에서 처음 본다. 그릇 코너에 들어갔다. 내가 찾는 것을 물어봐도 모르네. 그러니 내가 찾아 다닐 수 밖에. 여기 저기 찾다가 마침내 찾았다. 네팔인들이 사용하는 반찬그릇인데 이국적이라 한국에서는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 87달러를 주고 18개를 샀다. 공항도 가까워 금방 도착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무척 여유로운데 공항에서는 할 게 없다. 국제공항이지만 모든 시설들이 네팔 수준이다.
입구에서 가이드와 헤어지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 대한항공 데스크를 찾으니 20번 창구로 가라고 한다. 그런데 5시부터 짐을 부친다고 한다. 두시간 정도가 남네? 그래도 시간은 잘 간다. 자리를 배정받을 때 비상구쪽으로 달라고 했다. 여러번의 검사를 받고 세관을 통과하여 들어가 면세점에서 차를 살려고 했더니만 어??? 이 공항에는 면세점이 없네? 아니? 면세점 없는 공항도 있나? 여기서 7시 50분 보딩 시간가지 무조건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면세점은 없고 작은 가게만이 있어 차와 커리 과자 등을 샀다. 아니 시간이 안되었는데 탑승한다고 표검사를 하고 나가라고 하네? 이거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시스템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대기하는 대합실이 또 있었다. 그곳에 가서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보딩시간이 되어 비행기를 타려고 하니 비가 내린다.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데 몇 방울 안 맞았는데도 한기가 느껴진다. 비상구쪽 자리에 앉으니 다리를 앞으로 쭉 뻗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헉??? 우리 자리 뒤로 아기 둘이 자리를 옮겨와 앉는데 이 아이들이 밤새도록 울어댄다. 하나가 울으면 같이 울어댄다. 쌍고동이 쉬지 않고 울리네. 으아~~~ 승무원들도 속수무책, 엄마도 밤새 잠도 못자고 달래지만 속수무책. 그래도 기내식을 먹으며 마신 포도주 3잔이 효력을 발휘하여 그 시끄러움 속에서도 잠을 두 시간 정도 잘 수 있었다.
그나저나 여행은 끝났다. 인도와 네팔여행을 통해 두 나라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같은데 과연 종교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건지 불행하게 하는 건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사람의 필요에 의해 만든 종교가 사람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꼈다. 그리고 욕심이 얼마나 사람을 망치게 하는지 또한 無慾(무욕)도...
그러면서 中庸(중용)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어찌 되었던 간에 자기가 맡은 일을 성의껏 성실히 하면서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하는 자세야 말로 사람의 길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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