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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시간

한국인은 서열 동물인가? 그렇다

by 베짱이 정신 2024. 9. 15.

한국인은 서열 동물인가? 그렇다

 

한국인의 특성은 세계 어느 다른 나라보다 다양하고 독특하다. 이는 한반도의 독특한 지형이 준 선물이자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는 전략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성을 쌓고 그 안에서 항전하던가? 그렇다면 전쟁통에 우리는 그 좁은 성 안에서 어떻게 질서를 잡고 견뎌왔을까? 그것은 신분, 계급, 나이로 질서와 규율을 유지해서 극복해 낸 것이다.

 

우리는 자연조건을 최대한 이용하여 성을 쌓고 인해전술로 몰려오는 적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일대일 대항이 아니라 성에 들어앉아 웅크리고 있다가 기습작전과 고슴도치 전략으로 적들의 물량공세를 이겨내고 수많은 침략에도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엄격한 서열과 신분, 나이로 지휘명령 체계가 확립된 결과이다. 

 

이 좁은 한반도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다 보니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서로를 버선 속 뒤집어 보듯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이 신분과 유교질서를 이용한 연령순으로 질서를 잡는 것이었다. 이 틀을 벗어날 수 없게 조직화되어 체질화되었던 것이다.

 

신분과 나이에 기반한 질서유지가 수백 년 내려오다 보니 습관을 넘어 문화가 되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이 서열 중심 문화가 질서를 유지해 전체주의적인 국가주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해 배곯음을 면했지만 현대의 산업 정보화 사회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데도 여전히 그 타성을 버리지 못해 모든 사회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으며 사회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하여 의사결정의 비민주적 권위주의로 당연시하는 하향식 지시 명령 일변도의 경직된 문화가 경제 및 민주화된 사회문화 발전을 가로막고 있고, 민주주의 발전과 성숙 과정에 엄청난 악영향을 여전히 끼치고 있다. 이렇듯 서열중심 문화는 장단점이 뚜렷하여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 알면서도 잘못된 점을 여전히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군림하는 자들이 정치와 정부의 권력을 지 맘대로 휘두르며(독재) 모두를 질식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서열문화가 주는 장점과 단점을 바꿀 방법이 있나? 물론 있다. 인간 존중의 평등한 질서 회복과 비효율적이라 무시했던 토론문화를 키우며 민주적 생활양식을 습관화해 나가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 공무원의 의사결정에 일방적 지시가 아닌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집행하게 하는 것이다. 꼰대들 시절의 군대와 현대의 군대는 군인들 의식구조 자체가 다르기에 수많은 갈등이 있지만 민주적 의식과 실천력을 가진 초급 간부들의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조직과 일의 효율성만 앞세운 강제 질서는 단지 힘 앞에 복종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전체주의 사회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런 서열 중심의 문화는 각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일 수밖에 없는 공산전체주의와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형무형의 압박을 가하는데 건전한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이 되겠는가?

 

세상의 의식은 급변하고 있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들이 경제권과 권력을 쥐고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니 참 걱정이다. 우리는 정말 위태로운 시기에 살고 있다.

 

국가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자들이 각 개인의 창의적인 능력을 모으지 못하고 오히려 배제하며 오직 직위, 나이, 지연, 혈연, 학연으로 얽힌 수직적 문화만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생각과 이념에 길들여져 있으니, 이 땅의 의식 있는 자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창의성을 저당 잡힌 노예와 범죄예정자로 전락할 수 있는 처량한 신세임을 깨달아야 한다.

 

서열에 끼지 못하면 잉여인간이 되고, 서열 속에 있더라도 질서와 규율을 벗어난 순간에 주류에서 멀어져 낙동강 오리알 같은 거지가 된다는 말이다. 독재와 군대문화의 악영향이 이렇게 오래도록 진행이 되고 우리의 의식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배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변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속에 주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식의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서열 중심의 규율을 인간중심의 민주적 질서로의 변화를 꾀하며, 어려서부터 가르치고 습관화시키는 인간존중과 민주적 사고와 실천 행동을 기르는 기초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게 아니던가?

 

 

- 광법 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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