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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고귀한 말씀

말을 잘 한다고 해서

by 베짱이 정신 2020. 12. 14.

말을 잘 한다고 해서 현명한 이가 아니라
마음이 충만한 사람이 현명한 이다.
( 법구경)

세상엔 자신을 자랑하고 남은 비방하며 중상하는 헛소리들이 난무합니다. 어떤 이들은 헛소리에 뇌화부동하여 헛소리를 더욱 키웁니다. 헛소리에 헛소리가 더해져 멀리퍼지니 사람들은 무엇이 참소리인지 헷갈립니다.

당나라 때 불인선사가 소동파에게 멋지게 먹인 한방망이 일화가 전해옵니다. 당송팔대가로 이름을 날린 소동파가 황주에 있을 때, 강 맞은편 금산사에 불인선사가 주석하고 있었습니다. 둘은 자주 시문을 주고 받았으며 절친하게 지냈습니다.

하루는 소동파가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을 지어 서동을 시켜 불인선사에게 전하였습니다. "백호의 광명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 하늘 중의 하늘에게 고개 숙여 절하노니, 팔풍(八風 우리 마음을 흔들어 움직이는 8가지의 현상)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자금대에 단정히 앉아 있구나."

게송을 읽은 불인선사는 소동파가 글로는 부처님을 찬탄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글재주를 자랑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불인선사는 붓을 들어 게송 아래에다 ’방귀(放屁)'라고 크게 적어 서동에게 전하게 하였습니다.

불인선사에게 한방망이를 맞은 소동파가 크게 화를 내며 강을 건너 금산사를 찾아오자, 선사는 소동파를 힐긋 보고는 붓을 들어 이렇게 적었습니다.

"인생길에서 만나는 이익· 쇠퇴· 훼손· 명예· 칭송· 비난· 고통· 즐거움의 여덟 가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더니 '헛소리' 한 마디에 바로 강을 건너 왔네.”

선기가 번득이는 멋진 일화입니다. 오늘도 헛소리를 지꺼리고 헛소리에 놀아나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원감충지 선사는 노래합니다. "푸른데 비 지나고 초록 버들 안개 잠겨. 학은 그저 왔다갔다 꾀꼬리는 조잘조잘."

 

 

- 장곡스님 글 모셔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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