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스페인, 모로코, 포루투칼 유람기-2편
둘째날 (2012년 8월 1일 - 수요일) 바르셀로나 관광 후 사라고사行
비행기에서 마신 포도주 덕에 호텔에서 세 시간을 푹 지고 일어났더니 새벽 4시네 그 뒤로 뒤척뒤척 하다가 6시에 일어나 세면하고 7시 30분이 못되어 밖으로 산책하러 나왔다. 일행 중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아침밥을 먹고 있네. 어제 밤에 도착할 때 호텔주위를 짐작했지만 그래도 둘러보기로 했다. 이곳은 물류센터가 있는 곳인가 보다. 이리저리 걷다보니 주유소가 보이네. 그곳에는 편의점이 있어 그 곳에서 간단히 포도주 1병과 물 2병, 견과류를 사들고 들어와 아침을 먹었다. 물론 간단한 아침이었지만 치즈, 햄, 우유 등을 먹고 9시 30분 시내관광을 떠났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 공원에 갔다. 무료입장 하는 곳이다. 원래 이곳은 공원이 아니라 옛날에 신 주거지로 개발한 곳이지만 분양이 안 되었던 곳이란다. 아마 그 당시도 가우디의 혁신적인 설계가 어색했던 모양이리라. 그래서 미분양되어 실패로 끝난 시도였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효자 노릇을 하네. 공원을 가는 길은 뱀을 형상화하여 담장을 설계했고, 도자기, 찻잔, 그릇 등의 파편을 이용하여 독특한 형태의 건물을 완성한 것이다. 이 곳 저 곳에는 거리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귀를 즐겁게 해 주고 이상한 건축물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아마도 가우디는 또라이? 아니면 천재?
다음 관광지는 성 가족공원. 공사가 시작된지 벌써 120년. 지금도 진행 중인 성당. 그런데 가우디 건축물의 공통점은 마치 터키의 가파도키아의 버섯모양의 집 같은, 스머프 집 처럼, 마치 동화 속의 집처럼 만든 다는 것이다. 성당의 첨탑 높이가 120미터나 되는 이곳은 대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십시일반 내는 푼돈으로 건축 중이란다. 그래서 입장료를 받는 성당이다. 내부는 공사중인데 수많은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다 완성 후에도 관광객을 끓어 모으는 효자 노릇을 할 것 같다. 외부의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하였지만 그 소리가 그 소리. 하여튼 예수의 일대기 내지 제자 등등의 조각을 많이 해 놓았다. 하여튼 사람의 상상력은 무한하다. 성당 남쪽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나는 그냥 눈으로 구경. 살게 없거든. 그런데 관광지라고 하지만 물가는 참으로 비싸다. 우리보다 GNP가 약 8천불이 더 많다나? 그런데 물가는 3배 이상으로 비싼 것 같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구 시가지에 흩어져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차창으로 지나가며 보았다. 인체 골격을 형상화 하여 지은 집 등. 그런데 길거리의 가로등이 참으로 독특했다. 가로등 기둥아래 벤치를 만들어 사람들이 쉴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거리와 가로수와 가로등과 건물들이 함께 어울려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만들었다.
점심은 바닷가에 있는 식당인데 빠에야였다. 식사 순서는 채소샐러드, 빠에야, 과일 후르츠 순으로 나왔는데 맛이 좋았다. 여기서도 느낀 것이지만 고정관념을 갖고 사물을 보면 안 되겠다. 어떤 이는 이 빠에야를 보고 개죽, 돼지죽, 어떤 이는 창조적인 음식이라고 할 것 아닌가? 나는 애들한테 밥을 먹을 때, 요리를 할 때 늘 하는 말이 맛을 창조하며 먹어라, 그리고 요리하라. 경험한 것 외에 스스로 만들어 경험을 해라는 것이지. 하여튼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그런 습관을 지녀야 될 것 같다. 이 음식은 이곳 환경이 만들어낸 문화의 산물이 아니던가? 그래서 다양한 문화체험이 필요한 것이지.그해야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지 않겠나.
식당 근처에는 요트장과 해수욕장이 있어 사람들로 인산인해. 햇빛은 살갗을 태울 정도로 따갑다. 그런데 습기가 없어서 그나마 견딜만 했다. 선그라스가 없다면 정말로 곤란하다. 눈이 부셔 제대로 볼 수가 없을 정도이니까.
다음 코스는 바르셀로나의 명물거리인 람블라스 거리로 갔다. 수많은 인파속에 행위예술가, 화가들이 판을 벌이고 구경꾼을 모으는 곳, 이곳에 설치된 급수대 하나조차도 예술적으로 만들어 놓아 이 거리를 더욱 빛나게 하더군. 이 얼마나 위대한 예술인가. 예술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는 윤활유가 아니던가? 이래서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 까닭이다. 이 조화가 깨지면 불행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조화가 뭔지도 모른 채 살면서 그나마 이루었던 작은 조화도 깨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 않던가? 참으로 불쌍한 일이로고...
소매치기를 걱정하며 불볕더위를 뚫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경기장과 몬주익 언덕을 관광. 경기도아 자매를 맺은 바르셀로나 시에서 그 기념으로 경기도 조각물을 설치했는데 황영조 부조를 새겨놓았더군. 이곳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은 동상을 세울 수 없다는 불문율이 있기에 황영조 동상 대신에 부조로 대신했다고 한다. 아니 이곳 운동장의 화장실도 돈 받네???
버스로 마라톤 길을 거꾸로 내려오며 바르셀로나와는 안녕을 고했다. 바르셀로나 현지 아줌마 가이드는 여기서 안녕을 고했다.
펄펄 끓는 더위를 뚫고 사라고사 행. 이곳이 마드리드로 가기위해 자는 곳이란다.4시간을 가야하는데 가는 도중 창가로 펼쳐지는 까탈로냐 지방의 평원과 구릉 등이 풍요로움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이렇게 넓은 자연을 가진 나라에서 국가부도위기라니???? 2시간 넘어 가다가 운전자의 휴식을 위해 30분간 휴식. 이 틈에 나는 1.5리터 물을 2.1유로를 주고 사고 산 미구엘 맥주를 3유로에 샀다. 맥주 맛은 그저 그랬다. 필리핀 산 미구엘 맥주도 별로였었는데 스페인 산 미구엘 맥주도 별로네... 같은 회사인가?
2시간 더 달려 스페인 5대 도시에 속하는 사라고사에 도착 바실리카 필라르 대성당 외관과 내관을 구경하고 교회 광장 앞의 상가 골목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유럽여행을 하면 마치 성지순례를 다니는 듯하다. 가는 곳마다 성당 구경을 하니까. 하긴 교회건축물이 그 당시 최고의 문화의 집산물이니까.
8시가 넘었다 그러나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여전히 뜨겁다. 호텔까지는 40분을 더 가서 있는데 이곳 역시 절해고도. 어제보다도 더 하다. 주변에 사람도 없는 공장들뿐이다. 저녁식사는 호텔식. 그러나 별것 아니다. 그러나 호텔 방은 좋음. 얼른 정리하고 주변에 가게로 나가니 주유소 근처에 큰 마트가 있었다. 문 닫기 5분전이었다. 이곳에서 포도주 1.19유로(2011년산) 각종 하몽, 오이피클을 샀다. 한 보따리 사들고 호텔로 돌아와 아침에 사온 포도주 한 병을 맛있게 해 치우고 잔다. 오이피클 안주에 포도주가 참 맛있었다. 이거이 여행 내내 취해 다니겠네. 내일은 6시30분 기상, 7시 30분 식사, 8시30분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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