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어디에도 없다
옛날 어느 후미진 곳에 낡은 집이 하나 있었다.
거기에는 악귀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감히 그 집에 들어가 자려는 자가 없었다.
어느 날 대담함을 자처하는 사람이 나타나
하룻밤 자겠다고 큰소리치면서
그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사람보다도 더 대담하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이 집에 귀신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역시 그 집을 찾아왔다.
먼저 들어가 있던 사람은 귀신이 온 줄만 알고
겁에 질려
문을 막고는 못 들어오게 했다.
그러자 들어가려고 하던 사람 역시
귀신으로 착각했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두 사람은 정신없이 엎치락뒤치락 싸웠고,
그 사이에 날이 밝았다.
그제야 겨우 상대가 귀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낯을 붉히며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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