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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004년 강원도유람기(2월 19~20일)

by 베짱이 정신 2013. 1. 28.

2004년 강원도유람기(2월 19~20일)

 

첫날(1월19일)

 

느지감치 출발했죠. 바쁠게 뭐 있나? 남는게 시간인데.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제천으로 빠져나와 영월로 향했죠.

가다 보니까 구인사 가는 길 이정표가 있길레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자연스레 구인사로 향해 방향 전환. 가는 길이 구불구불 첩첩산중.

도대체 그 산골 사람들은 무얼 해 먹고 사는지 도대체 걱정이되서리...

길이 넓어지고 새로 뚫려서 오가는 길이 편합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토목 공사장이라고 봐도 되겠죠. 가는 곳곳마다 건설의 고동이 힘차게 칩니다. 이래서 대한민국이 역동성이 강한 나라라고 하나봅니다.

단양군으로 들어서니까 백두대간이 시멘트 원료를 채취하느라 잘려진 모습들이 엄청 나더군요.

 

따뜻한 날씨덕에 창문을 열고 다녀야 할 정도.

그나저나 날이 가물어서 걱정입니다.

단양군 영춘면 구인사 절 입구에 도착하여 도보로 절로 향해 출발.

구인사는 좁은 골짜기 전체를 차지하였고 시멘트 건축물로 이루어졌더군요.

천태종 본산이지만 현대의 느낌이 많이 나는 절입니다.

물론 부처님께 문안 인사 3배를 드리고 나왔죠.

어디를 가든 절입구는 관광지가 되어 묘한 느낌을 주는데, 구인사 입구의 장사치들은 그래도 순수함을 느끼겠더라구요

옛날이나 현대나 절 주변의 사람들은 절로 인해 밥먹고 사는 거는 마찬가지더군요.

단양 막걸리를 마시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서리 쩝쩝~~~

 

절 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영월로 출발.

길마다 절경이 눈에 들어와 감탄을 연발. 강을 끼고 가는 길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영월로 가는 도중에 고씨동굴 유람을 했죠.

입장료 3000원, 주차료 1000원.

그런데 주의사항!!! 몸무게 80Kg이상은 동굴탐사 불가!!! 늙어도 불가!!!

왜냐구요? 동굴의 통로가 무척 좁습니다. 두 사람이 교차 불가능 한 곳이 많습니다.

늙거나 힘없으면 또한 불가. 가파르고 통로가 좁고 험하기 때문이죠.

이 동굴을 관람하면서 더 늙으면 못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동무들 젊어서 힘 있을 때 유람다니세요.

 

영월을 거쳐 사북 고한 철암 태백 등의 옛 탄광촌을 거쳐갔죠.

거의 모든 탄광들이 폐광되어 도시들이 죽은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집들은 회색 빛이고 사람들은 안 보이고...

산 위에 옛 광부들이 살던 집들이 허물어져가고, 집들은 색이 바래가고....

마치 우리의 인생을 보는 듯 했습니다.

태백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도계를 지나 삼척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환선굴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관람시간이 지나서 그냥 통과.

삼척시 신남면에 있는 해신당을 찾아갔죠. 경상도 울진 가까이 있음.

가는 도중의 바다는 정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

유치환 선생이 파도를 보면서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라고 읊었듯 어쩔 수 없는 감동이 가슴 깊이 밀려왔습니다.

가는 길옆 산들은 완전히 벌거숭이였습니다. 산불로 인한 피해죠.

해신당 공원에 도착하니 너무 늦어서 매표소 문닫음. 덕분에 3000원 절약. 그렇다고 볼것 못본것은 아니고 다봤죠.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장승이 男根(남근)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 곳의 전설과 관련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혹시 압니까 늦둥이 출산할지???

해는 완전히 넘어가 깜깜. 에이 아무데서나 자고갈까 하다가 낙산까지 가기로 결정.

강원도 길은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어 과속 불가.

 

9시 쯤 낙산에 도착 해변가 모텔에 투숙(35000원)한 다음 술 마시러 나왔죠.

아니 그런데 낙산이 엄청 변했더군요.

원래는 대포항에 가서 신나게 한잔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만~~~~~

관광지는 어디든 다 그렇듯 음식값에 비해 질과 서비스가 형편없잖습니까?

낙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괜히 돈만 낭비했죠.

밤바다에는 젊은 청춘들이 쌍쌍을 이루고 폭죽을 터뜨리는 시끄러운 해변이더군요.

저는 그저 술 한병 들고 백사장에 앉아 마시면서 밤 파도를 보았죠.

정말 어쩔 수 없는 파도였습니다. 감동 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12시가 넘어 방으로 돌아와 그만 드르렁 드르렁 잤죠. 술 기운에.

 

둘쨋날(1월20일)

 

느지감치 일어나 동해안의 해장국인 물곰탕(30000원)을 시켰죠.

역시나 값에 비해 질과 서비스 빵점. 이게 강원도의 힘인가????

음식들이 한결같이 조미료 범벅. 어휴~~~~

아침 식사 후 낙산사 참배를 떠났죠.

제가 죽으면 화장해서 낙산사 홍련암 앞 바다에 뿌리라고 했던 곳이죠.

언제든 깊은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낙산사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또다른 감동을 줍니다.

초하루날이라 법회가 열리더군요. 부처님께 문안인사 3배 올리고 여유있게 경내를 돌아다녔죠. 참으로 절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해수관음상에 올라가 삼배 올리고 나오다 목탁을 샀죠. "목탁"

목탁 소리가 참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웠다가 쓸거냐면 학교에서 애들 불러 모을 때, 주의를 줄 때 쓸라고 합니다.

저의 부인이 미쳤냐고 했지만 원래 저는 남을 의식하지 않거든요.

어때요 정말 못말립니까?

 

관람을 마치고 대포항으로 갔죠.

갈매기 날고, 파도소리 시원하고, 시장의 힘찬 기운 느낄 수 있는 곳 대포항.

좌판에 앉아 2만원 짜리 회를 시켰더니만 광어, 우럭, 숭어, 도다리, 오징어, 멍게까지 한소쿠리. 술없이 먹으려니 이거 원~~~~

점심 대신으로 회를 배터지게 먹고, 송지호 해수욕장으로 출발.

아니? 송지호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더군요.

참으로 조용하고 바다의 색이 참으로 깊은 곳인데 주변도 많이 변해서 그런지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산들이 벌거숭이.

이 또한 몇년전의 산불로 인한것이라.

강원도의 힘이 사라진거죠.

그런데도 인간들이 차 타고 다니면서 담배꽁초를 차 밖으로 휙휙 버리더군요.

또 산불나거라 훨훨 나거라???

청초호를 메워서 관광엑스포를 개최했더군요. 어이구 정말로~~~~ 벌 받을겁니다. 벌!!!!

청초호 그 자체가 세계적 관광지인데. 에이 이 빌어먹을 명예욕. 천벌을 받아라.

 

집으로 향했죠. 정말로 집에 오기가 싫었습니다. 그냥 이곳에서 살았으면 싶데요.

한계령을 향해 출발. 날이 가물어서인지 산의 색이 먼지를 뒤집어 쓴 듯했습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한계령을 넘었죠.

전국 어디를 가든 고속화 국도가 건설되어 이동에 편리를 주듯 강원도도 마찬가집니다.

인제까지 4차선 국도가 곧게 뻗었고, 인제-홍천간은 공사중이고.

완공이 된다면 구태여 고속도를 이용하지 않아도 될겁니다.

홍천까지 와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원주까지 와서 다시 영동고속도로 이용하여 귀가했습니다.

 

좋은 경치 좋은 음식을 먹을 때는 좋았지만

오며 가며 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교육의 중요성, 예절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하루만 살다가 갈 인생이 아닌데, 오늘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의미있는 삶이 필요하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