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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悠悠自適 베짱이 나라
웃고 살아요

지역별 수박장수 이야기

by 베짱이 정신 2020. 6. 5.
지역별 수박장수 이야기

경상도 수박장수는 화끈합니다.

"이 수박 사이소, 한번 묵어보이소. 둘이 먹다가 하나 뒤져도 모릅니데이."

전라도 수박장수도 앗쌀합니다.
"아따 묵어 보랑께요, 꿀 수박이여. 삼만 원에 팔던 거 이만 원에 팔아부러.
싸게 싸게 오랑께요."

충청도 수박장수야말로 진정 강적입니다.
아예 수박을 팔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먼저 물어봅니다.
"이 수박 파는 거예요?"

그제서야 대답하는 충청도 수박장수.
"파니께 내놨겄쥬. 안 팔라믄 뭐더러 이러구 있간디."

"이 수박 맛있어요?"
"별맛이 있겄슈. 수박 맛이것쥬"

손님이 다시 물어본다.
"아, 근데 이거 얼마에요?”
"까짓꺼 대충 줘유. 서울 사는 양반이 잘 알것쥬. 우리같은 이가 뭐 알간디유."

꾀 많은 서울 손님이 대충 오천 원을 내고 수박을 가져가려 하니까
충청도 수박장수 수박을 빼앗아 버립니다.
"냅둬유. 소나 갖다 멕이게."
흠. '손님 너는 소보다 못한 놈이다' 라는 얘기겠쥬?

손님이 미안해 하며 2만 원을 건내자
"가져가유. 소가 껍떼기만 먹지 알맹이를 먹는데유?"
손님이 수박을 잘라보니 수박이 덜 익었습니다.

"아니 이거 덜 익었잖아요!"
"아이구 참, 단 게 먹고 싶으믄 뭐덜러구 수박 사 먹어유, 꿀에다 물 타 먹지."
역시 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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