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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조 감상

도연명(陶淵明)의 사계(四季)

by 베짱이 정신 2017. 5. 31.


 

도연명(陶淵明)의 사계(四季)

 

天高日月明(천고일월명)

하늘은 높고 해와 달은 밝으며

地厚草木生(지후초목생)

땅은 두텁고 풀과 나무는 자란다.

春來梨花白(춘래이화백)

봄이 오니 배꽃은 하얗게 피어나고

夏至樹葉靑(하지수엽청)

여름이 오니 나뭇잎이 푸르구나.

 

秋凉黃菊發(추량황국발)

가을이 서늘하니 노란 국화가 피어나고

冬寒白雪來(동한백설래)

추운 겨울이 오니 흰 눈이 내린다.

月出天開眼(월출천개안)

달이 뜨니 하늘이 눈을 뜬 것 같고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 같다.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

사람의 마음은 아침과 저녁으로 변하지만

山色古今同(산색고금동)

산의 빛깔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日月千年鏡(일월천년경)

해와 달은 천 년 동안 거울이요

江山萬古屛(강산만고병)

강과 산은 만 년의 병풍이로다.

 

東西日月門(동서일월문)

동서는 해와 달의 문이고

南北鴻雁路(남북홍안로)

남북은 기러기 떼의 길이로구나.

十年燈下苦(십년등하고)

십 년 동안 등잔 밑에서 공부를 하여

三日馬頭榮(삼일마두영)

(벼슬길에 올라)사흘간 말을 타고 축하를 받는다.

 

一日不讀書(일일부독서)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는다면

口中生荊棘(구중생형극)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네.

江山萬古主(강산만고주)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지만

人物百年賓(인물백년빈)

사람은 백년의 손님이구나.

 

春北秋南雁(춘북추남안)

봄에는 북쪽, 가을에는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요

朝西暮東虹(조서모동홍)

아침에는 서쪽, 저녁에는 동쪽에서 무지개가 뜨네.

日月籠中鳥(일월롱중조)

해와 달은 새장 속에 있는 새와 같고

乾坤水上萍(건곤수상평)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와 같구나.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 차고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기묘한 봉우리를 만드는구나.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 달은 유난히 밝게 빛나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구나.

 

日暮鷄登塒(일모계등시)

해 저무니 닭은 홰 위로 오르고

天寒鳥入簷(천한조입청)

날씨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들어오는구나.

細雨池中看(세우지중간)

이슬비는 못 가운데서 볼 수 있고

微風木末知(미풍목말지)

산들바람이 부는 것은 나뭇가지 끝에서 알 수 있다네.

 

松作迎客蓋(송작영객개)

소나무()는 손님을 맞는 천막이고(그늘이 되고)

月爲讀書燈(월위독서등)

달빛은 글 읽는 등불이 되는구나.

挑梨千機錦(도리천기금)

복숭아꽃과 배꽃은 일천 베틀에 있는 비단 같고

江山一畵屛(강산일화병)

강과 산은 한 폭의 그림병풍 같구나.

 

微雲過河漢(미운과하한)

솜털구름은 황하를 유유히 지나가고

疎雨滴梧桐(소우적오동)

소나기는 오동나무 잎을 적신다.

學文千載寶(학문천재보)

글을 배우면(익히면) 천 년의 보배가 되고

貪物一朝塵(탐물일조진)

물질을 탐내면 하루아침에 티끌로 사라진다.

 

柳幕鶯爲客(유막앵위객)

버드나무는 꾀꼬리를 손님으로 맞이하고

花房蝶作郞(화방접작랑)

활짝 핀 꽃은 나비가 서방님이 된다네.

山外山不盡(산외산부진)

산너머 산은(첩첩 산은 넘고 넘어도) 끝이 없고

路中路無窮(노중로무궁)

길 가운데 길은 (가도 가도) 다 함이 없구나.

 

飮酒人顔赤(음주인안적)

술을 마시면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고

食草馬口靑(식초마구청)

풀을 뜯는 말은 입이 푸르다.

雨後山如沐(우후산여목)

비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것 같고

風前草似醉(풍전초사취)

바람 앞의 풀잎은 술 취한 듯 흔들리는구나.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

꽃이 웃고 있지만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鳥啼淚難看(조제루난간)

새는 울고 있지만 그 눈물을 볼 수가 없다.

風驅群飛雁(풍구군비안)

바람은 무리를 지어 날아간 기러기를 쫓고

月送獨去舟(월송독거주)

달빛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는구나.

 

小園鶯歌歇(소원앵가헐)

작은 정원은 꾀꼬리가 노래하며 쉬는 곳이고

長門蝶舞多(장문접무다)

장문에는 나비가 떼를 지어 춤을 추는구나.

風窓燈易滅(풍창등이멸)

바람이 부니 등잔불이 쉽게 꺼지고

月屋夢難成(월옥몽난성)

달빛이 훤히 집을 비추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白鷺千點雪(백로천점설)

흰 백로는 천 점의 눈과 같고

黃鶯一片金(황앵일편금)

노란색 꾀꼬리는 한 조각의 금이로구나.

東西幾萬里(동서기만리)

동서는 몇 만리 인가!

南北不能尺(남북불능척)

남북도 자로 잴 수 없구나.

 

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

개가 달리니 매화꽃이 떨어지고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

닭이 지나가니 대나무 잎이 되었구나.

竹筍黃犢角(죽순황독각)

대나무 순은 송아지 뿔과 같고

蕨芽小兒拳(궐아소아권)

고사리 순은 어린아이 주먹 같구나.

 

白雲山上蓋(백운산상개)

흰 구름은 산봉우리 덮개같고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

밝은 달은 우물 속에 있는 구슬 같구나.

花紅黃蜂鬧(화홍황봉뇨)

붉은 꽃이 만발하니 벌들이 시끄럽고

草綠白馬嘶(초록백마시)

초원에 풀이 우거지니 백마가 우는구나.

 

耕田埋春色(경전매춘색)

밭을 가니 봄을 묻는 것 같고

汲水斗月光(급수두월광)

물을 깃는 항아리에 달빛도 함께 떠 오는구나.

畵虎難畵骨(화호난화골)

호랑이는 그릴 수 있지만 그 뼈는 그리기 어렵고

知人未知心(지인미지심)

사람은 알아도 그 마음은 알 수 없구나.

 

秋葉霜前落(추엽상전락)

가을 나뭇잎은 서리가 내리기전 떨어지고

春花雨後紅(춘화우후홍)

봄에 만발한 꽃은 비온 뒤에 더욱 붉어진다네.

雨滴沙顔縛(우적사안박)

비가 내리니 백사장이 얼룩지고요

風來水先動(풍래수선동)

바람이 부니 물이 먼저 움직인다네.

 

吹火女脣尖(취화녀순첨)

불꽃을 부는 여자아이 입술이 뾰족하고

脫弁僧頭圓(탈변승두원)

모자(고깔)를 벗은 중의 머리는 둥글다네.

天傾西北邊(천경서북변)

하늘은 서쪽과 북쪽으로 기울어져 있고요

地卑東南界(지비동남계)

땅은 동남쪽의 경계로 낮게 이어진다네.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꽃은 다시 피는 날이 있으나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도다.

鳥逐花間蝶(조축화간접)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아다니고

鷄爭草中蟲(계쟁초중충)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어 잡는다네.

 

山影推不出(산영추불출)

산 그림자는 밀어도 더 나아가지 않고

月光掃還生(월광소환생)

달빛은 비로 쓸어도 다시 생긴다네.

鳥喧蛇登樹(조훤사등수)

새가 지저귀면 나무 위로 뱀이 기어오르고

犬吠客到門(견폐객도문)

개가 짖어댐은 손님이 문간에 이르렀구나.

 

風來水面嚬(풍래수면빈)

바람이 불면 수면이 찰랑대고(찡그리고)

雨霽雲始散(우제운시산)

비가 그치면 구름이 흩어진다네.

石蹲壯士拳(석준장사권)

돌이 모여있는(쭈그린) 모습은 장사의 주먹 같고,

峰尖文章筆(봉첨문장필)

산봉우리가 뾰족함은 문장의 붓 같도다.

 

高峯撑天立(고봉탱천립)

높은 산붕우리는 하늘을 받치고 서 있고,

長江割地去(장강할지거)

긴 강은 땅을 가르고 흐른다.

野廣天低樹(야광천저수)

들이 넓으니 하늘은 나무 위로 낮게 보이고,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강물이 맑으니 달이 사람을 가까이 하고 있구나.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못가의 나무에서 잠들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水鳥浮還沒(수조부환몰)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山雲斷復連(산운단부련)

산 구름은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구나.

 

棹穿波底月(도천파저월)

노는 물결 밑의 달을 뚫고,

船壓水中天(선압수중천)

배는 물 가운데 하늘을 누르는 도다.

世事琴三尺(세사금삼척)

세상일은 석자 거문고에 싣고,

生涯酒一盃(생애주일배)

생애는 술 한 잔으로 보내도다.

 

西亭江上月(서정강상월)

서쪽 정자는 강 위의 달이요,

東閣雪中梅(동각설중매)

동쪽 누각은 눈 가운데 매화로다.

讀書爲貴人(독서위귀인)

글을 읽으면 귀한 사람이 될 수 있으나,

不學作農夫(불학작농부)

배우지 않으면 농부가 되리로다.

 

惜花愁夜雨(석화수야우)

꽃을 아끼니 밤비를 근심하고,

病酒怨春鶯(병주원춘앵)

술로 병드니 봄 꾀꼬리를 원망하도다.

五夜燈前晝(오야등전주)

깊은 밤(오야:저녁 7~새벽5)이라도 등불 앞은 낮처럼 밝고,

六月亭下秋(육월정하추)

유월에도 정자 아래는 가을처럼 시원하도다.

 

鳧耕蒼海去(부경창해거)

오리는 푸른 바다를 갈면서 날아가고,

鷺割靑山來(노할청산래)

백로는 푸른 산을 가르면서 날아오도다.

怒虎誠難犯(노호성난범)

성난 범은 참으로 범하기가 어렵고,

飢狗走隣家(기구주린가)

굶주린 개는 이웃집으로 달려가도다.

 

栗黃鼯來拾(율황오래습)

밤이 익으니 다람쥐가 와서 줍고,

柿紅兒上摘(시홍아상적)

감이 붉으니 아이가 올라가 따는구나.

日暮蒼山遠(일모창산원)

날이 저무니 푸른 산이 멀고,

天寒白屋貧(천한백옥빈)

날씨가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하도다.

 

雨脚尺天地(우각척천지)

빗줄기는 하늘과 땅 사이를 재려는 것 같고,

雷聲叱江山(뢰성질강산)

우래 소리는 강산을 꾸짖는 것 같도다.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산비는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草蟲秋入床(초충추입상)

풀벌레는 가을에 침상으로 드는 도다.

 

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세월이 흐르니 머리는 희어지고,

秋來樹葉黃(추래수엽황)

가을이 오니 나뭇잎은 누렇게 되는 도다.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골짜기 깊으니 꽃 피려는 뜻 게으르고,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산이 깊으니 물소리는 그윽하도다.

 

群星陣碧天(군성진벽천)

별들이 떼 지으니 하늘에 진 친 것이요,

落葉戰秋山(낙엽전추산)

나뭇잎 떨어지니 가을 산의 싸움이로다.

靜裡乾坤大(정리건곤대)

고요함 속에서는 천지가 넓고,

閒中日月長(한중일월장)

한가한 가운데는 세월이 길도다.

 

白酒紅人面(백주홍인면)

흰 술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하고,

黃金黑吏心(황금흑리심)

황금은 관리의 마음을 검게 하는 도다.

男奴負薪去(남노부신거)

남자 종은 땔감을 지고 가고,

女婢汲水來(여비급수래)

여자 종은 물을 길어 오는 도다.

 

家貧思賢妻(가빈사현처)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國亂思良相(국란사량상)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碧海黃龍宅(벽해황룡택)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靑松白鶴樓(청송백학루)

푸른 소나무는 백학의 누각이로다.

 

露凝千片玉(노응천편옥)

이슬이 맺히니 천 조각의 구슬이요,

菊散一叢金(국산일총금)

국화가 흩어지니 한 떨기의 황금이로다.

水去不復回(수거불부회)

물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 올 수 없고,

言出難更收(언출난갱수)

말은 한번 나오면 다시 거두기 어렵도다.

 

 

[출처] 도연명의 사계, 추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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